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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내내 송편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이상한 꿈을 계속 꾸고 있다. 만약 대한민국의 최근 축구 역사가 이렇게 흘렀다면 어땠을까?
히딩크, 베어벡, 고트비는 인천 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고, 수 백 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어 취재 경쟁을 벌였다. 파티가 될 줄 알았던 2002 월드컵은 3전 전패라는 최악의 결과로 끝나버렸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단 1득점에 그쳤는데, 그 한 골은 미국에게 3-0으로 뒤지다가 성공시킨 뒤늦은 만회 골이었다.
새로운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조선일보는 “한국인 감독의 차례다. 네덜란드 감독은 더 이상 곤란하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 했다.
1995년부터 수원을 맡았던 김호 감독이 시즌 직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데 동의했다. 김호 감독은 첫 번째 목표로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내걸었다.
김호 감독은 초반부터 문제를 겪어야 했다. K리그 클럽들이 “이제는 우리 차례”라며 김호 감독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K리그의 한 감독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해 K리그가 대표팀을 많이 도와줬는데,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월드컵은 최악이었고 한국 축구는 오명만을 얻었다”며 “이제부터는 우리 자신을 위한 최선의 행동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FIFA 랭킹이 추락함에 따라, 세계의 강 팀들은 친선 경기를 위해 한국까지 오는 것을 무척 꺼리게 됐다. 설령 경기가 이루어질 때도 김호 감독은 최고의 선수 안정환 없이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월드컵에 참여하지 못했던 안정환은 이탈리아 최고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안정환의 소속팀 페루지아는 의미 없는 친선 경기에 안정환을 보내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페루지아의 감독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뛰는 것보다는 페루지아에 있는 게 안정환에게 더 도움이 된다”며 “한국은 최악의 팀”이라고 혹평했다.
J리그 교토 퍼플 상가의 박지성은 소속팀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쳐왔다. 그러나 박지성은 2002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완벽한 득점 기회를 놓쳤고 한국 팬들은 박지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박지성은 교토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입단에 성공했다. 박지성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요코하마 마리노스처럼 훌륭한 팀에 입단해서 기쁘다”며 “나는 여전히 유럽에서 뛰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기량이 유럽에서 통할지는 나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아시안컵 예선의 첫 경기 베트남전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졌다. 김호 감독은 소중한 승리를 챙겼으나 경기장을 찾은 팬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붉은 악마는 스포탈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문학경기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라며 적은 관중수에 대해 설명했다.
김호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아시안컵에서 뛸 기회를 제공했다. 2002년 재앙의 주인공 김남일, 송종국, 최진철 등은 이에 대해 기뻐하지 않았다. 이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월드컵에서 최선을 다했고, 여전히 대표팀을 위해 뛸 기량을 갖고 있다”라며 김호 감독의 선택에 불만을 표시했다. 월드컵에서 히딩크에게 외면 당했던 이동국은 아시안컵의 스타가 됐다. 그는 쿠웨이트, UAE, 요르단전에서 득점포를 터뜨렸다. 한국은 8강에서 자신감에 넘치던 이란을 만났으나 좋은 수비력을 보여주며 선전했다. 한국의 좋은 수비력의 원천은 홍명보였다. 대표팀 은퇴를 번복하고 나선 홍명보는 수준급 기량을 보여주며 대표팀을 이끌고 있었다. 홍명보는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되살리겠다”며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이동국은 이란과의 승부차기에서 결승PK를 성공시켰다. 월드컵의 악몽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아시안컵 도전은 좋은 결실을 맺고 있었다. 잉글랜드에서 온 한 대머리 기자는 “좋았어! 계속 그렇게 하는 거야!”라는 칼럼을 썼지만, 사람들은 그 글을 읽지 않았고 대머리 기자의 의견은 무시당하고 말았다.
2006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한국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한국은 1차 예선에서 몰디브, 베트남, 오만을 손쉽게 격파했다. 최종 예선은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였다. 한국은 최종 예선에서 사우디, 우즈벡, 쿠웨이트를 상대해야 했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풀럼과 입단 테스트 기회를 잡았다. 박지성은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2004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끌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박지성의 요코하마는 결승전에서 알 이티하드를 격파했다. 그러나 2004 AFC 챔피언스리그는 한국 팬들에게 복잡한 느낌을 전해줬다. 요코하마의 박지성의 골로 인해 성남 일화가 일찌감치 탈락했기 때문이었다. 박지성은 풀럼과의 입단 테스트에 대해 반신반의 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로마로 이적한 안정환이 “잉글랜드로 가라. 입단테스트를 받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너는 잉글랜드에서 뛰어야 한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나자”라는 말로 박지성의 용기를 북돋아줬다.
한국은 비록 담맘에서 열린 경기에서 사우디와 비기기는 했지만, 월드컵 본선을 향한 항해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점점 늙어가는 홍명보는 월드컵에 여섯 번까지 참가하고 싶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홍명보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펠레가 선정하는 125명의 최고 축구선수 명단에 드는 것이 나의 꿈이다!”
김호 대표팀 감독은 K리그의 ‘센세이션’ 박주영을 대표팀에 뽑기를 거부했다. 2002년 이후 K리그는 많은 문제점을 겪었으나, 박주영이 리그에 새 기운을 불어넣었고 매주 수 천 명의 사람들이 그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김호 감독은 “박주영의 기량이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그가 가야 할 곳은 성인 대표 무대가 아닌 청소년 월드컵”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박주영을 너무 많은 경기에 투입해서는 곤란하다”며 “어쨌든 우리에게는 안정환이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한국의 월드컵 예선 경기들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속 있는 모습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대전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사우디와 또 다시 비겼지만 승점 1점을 추가하며 월드컵 진출권을 획득했다. 김호 감독은 “나는 왠지 대전이 좋다. 언젠가는 이곳에서 감독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함께 술을 마시던 대전의 최윤겸 감독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김호 감독에게 술잔을 던졌고, 함께 있던 모든 이들은 이를 일종의 세레모니라고 생각하고는 모두다 술잔을 공중으로 던져버렸다.
박지성은 마침내 풀럼으로 완전 이적했고, 첫 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3-2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3골 모두 오프사이드였다. 주심이 최악이었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풀럼의 한국인 스타 박지성이 훌륭하다는 것은 인정한다”라고 말했다.
김호 감독은 월드컵 조추첨을 위해 라이프치히로 갔다. 한국은 토고, 스위스, 프랑스와 한 조에서 맞붙게 됐다. 김호 감독은 “나쁜 조 편성이 아니다. 해볼 만 하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토고의 감독을 우리와 친숙한 인물이었는데, 2002년의 악몽으로부터 명예 회복을 노리는 거스 히딩크가 그 주인공이었다.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로마의 안정환이 UEFA챔피언스리그 맨유와의 경기에서 중족골 골절상을 당하며 실려나간 것이다. 한국의 모든 신문 1면에는 안정환의 족부 X레이 사진이 실렸다.
히딩크는 “한국 선수들은 내 전술을 소화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었다”며 한국 선수들에 대한 험담을 퍼부었다. 그는 이어 “그러나 토고 선수들은 다르다. 이들은 진정한 히딩크 축구를 보여줄 것”이라며 한국전 승리를 장담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앞두고 전격 복귀한 안정환은 “파리를 거쳐 곧바로 프랑크프르트로 가겠다”라고 큰소리쳤다. 안정환은 파리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아스날을 침몰시켰다. 결승전 직후 곧바로 기차에 올라 독일로 향하던 그는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 도시들인 메츠, 뒤스부르크를 지나치며 “이 도시들은 정말 지루할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환과 이동국은 토고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히딩크에 대한 복수에 성공했다. 이들은 4년 전 히딩크에 의해 월드컵 대표팀에서 탈락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었다. 결국 한국은 토고를 3-0으로 꺾었다. 충격을 받은 히딩크는 골을 터뜨린 후 김호의 품으로 달려들던 박지성을 공격하다 퇴장 당하는 해프닝을 연출하며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이후 한국은 프랑스와 스위스와 차례로 비기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에서 우크라이나와 만난 한국은 안정환의 결승골로 8강에서 이탈리아를 상대하게 됐다. 김호 감독은 “이탈리아와 맞붙게 된 것은 영광이다”라고 말했고, 이탈리아는 “우리는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 4년 전에 한국에서 보냈던 환상적인 시간이 기억난다”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한국은 안정환의 또 한 번의 득점에도 불구하고 승부차기에서 패하고 말았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한국의 월드컵 도전은 아쉽게 8강에서 멈추고 말았다. |
첫댓글 히야ㅋㅋㅋ재밌다~
단순한 상상을 이렇게 재미나게 풀어쓰는 듀어든씨의 글재주에 다시 한 번 감탄..
듀어든 ㅋㅋㅋ 송편을 너무많이먹었군뇨
ㅋㅋㅋ
잼있군요..^^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송편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이상한 꿈을 계속 꾸고 있다.이상한 꿈..ㅋㅋㅋㅋㅋㅋ
듀어든 당신은 너무 우릴 잘알아 ㅋㅋㅋㅋ
ㅋㅋ 너무 재밌다 ㅋㅋ
잉글랜드에서 온 한 대머리 기자는 “좋았어! 계속 그렇게 하는 거야!”라는 칼럼을 썼지만, 사람들은 그 글을 읽지 않았고 대머리 기자의 의견은 무시당하고 말았다. ㅋㅋㅋㅋ
듀어든 자기 말하는거죠..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머리기자 ㅋㅋㅋㅋㅋㅋㅋ 듀어든씨 본인인데 저렇게 썼네ㅋㅋㅋㅋ
최윤겸감독은 술잔을 던졌다^^;;;;;맙소사~~ 안정환 메츠와 뒤스부르크는 지루할 것 같다~ㅋㅋㅋㅋ 근데 좀 우울해지기도 하네요. 옛부터 이겨선 안될 전쟁에 이겼기 때문에 패망한 국가들이 있었죠. 2002년 월드컵 신화가 우리를 뒷걸음질치게 만들었다는 얘기를 돌려서 하는 것 같군요.
대머리 기자의 의견은 무시당하고 말았다.ㅋㅋㅋㅋㅋ술잔을 던졌다에서 완전 뒤집어 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우리를 잘안다니까;;;;
대박웃긴건 맨유상대로 어시스트3개해서 3:2로 이긴거 ㅋㅋㅋㅋㅋㅋ
한편으론 안정환한텐 안좋네요... 2002때가...
안정환 부분은 재밌으면서도 안타깝네요....4강진출 했어도 정말로 충분히 저럴수 있었는데ㅜ
잉글랜드에서 온 한 대머리 기자는 => 듀어든 자기 말하는거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느 정말 안타깝다 ㅠㅠ 이 기자 안느가 블랙번 입단테스트 거절하자 상당히 아쉬워했다고 했다죠,,그만큼 실력을 인정하는듯
입단테스트 하면 안되는건가요?? 정말 넘넘 아쉽다는생각봑에,,
정말 재밌는글이긴 한데 언중유골 인듯한 픽션........
그래도 2002년 4강진출이 우리에게 참 큰힘이 돼었던것 같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네요ㅋㅋ 그래도 월드커8강이네ㅋㅋ
맨 마지막 구절이요 "충격을 받은 히딩크는 골을 터뜨린 후 김호의 품으로 달려들던 박지성을 공격하다 퇴장 당하는 해프닝을 연출하며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이거 진짜 있었던일이에요? 정말 퇴장당했어요?? ㅋㅋ
이거 다 지어낸건데 그럼...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설을 쓰시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3-2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하필 풀럼으로 가는가 했네
이 기자 우리에 대해 너무 잘알아...무서운걸..ㅋㅋㅋ
함께 있던 모든 이들은 이를 일종의 세레모니라고 생각하고는 모두다 술잔을 공중으로 던져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웃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 듀어든 칼럼이 아니라 소설이네 ㅎㅎㅎ
결국 안정환이 최고가 되는 거네.
존듀어든 이 사람이 좀 안정환팬이라..그리고 안정환 본인으로서는 그 이후 자기의 팀운이 말리는 계기가 되긴했죠..
안정환 입단테스트는 부끄러운것이 아니다......정말 아니거덩?
안정환, 이동국, 박지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