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 안순례
“들의 곡식들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
그 만큼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 주어야 한다. 텃밭의 완두콩은 심은 후 가끔 나가 보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사람이 목이 말라 갈증을 느끼는 것처럼 물을 달라는 모습과 비슷하다. 이 작물은 다른 것에 비하여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식물이다.
완두콩은 초봄에 파종을 해야 한다. 얼마 전 음지에는 땅이 녹는 대로 바로 심었다. 보통 2월 20일에 심었다. 몇해 전에 눈이 많이 와서 우리집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정부에서 보상금을 받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 쌓인 눈 때문에 일찍 텃밭에 자리잡은 여러 농작물에도 피해가 있었다. 그러나 완두콩은 눈이 쌓인 땅속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눈이 녹은 후에 얼어죽지 않고 노란모자를 살포시 이고 나타난 모습은 앙증스러워웠다.
어느 해 남부지방으로 여행을 갔었는데 그 시기가 3월말쯤 되었는데 그 지방의 완두콩은 무리를 이루어 흰 꽃으로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모습으로 주위를 돋보이게 하였다.
텃밭의 완두콩은 무성히 자라서 꽃들이 한창인데 논둑의 완두콩은 햇볕의 영향도 있겠지만 비가 오지 않아서 비료를 준 것이 용해 되지 않은채 그대로 있다. 그래서 아무준비도 하지 않은 채 논에 갔기 때문에 신발을 논둑에 벗어 놓은채로 도랑에 들어가 물을 바가지로 퍼 올려 주었다. 잘 하려고 콩 포기마다 흙을 북돋아 준것이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이랑을 낮추어주고, 재도 주고, 갖은 정성으로 보듬어 주었으나 수분이 부족한듯 진전이 안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도랑물조차 부족하다.
같은 장소에서도 햇볕이 하루종일 드는 곳에서는 튼튼하게 자라는데, 음지에서는 우리인간의 영양이 부족한 어린이마냥 꼭 지진아같은 모습이다. 비교를 자꾸만 하게 된다. 우리 어린이도 한참 자랄 때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 주듯이 식물도 충분한 영양이 되도록 거름, 햇볕이 수분이 고루 갖추어 져야만 하는데 비가 오지 않으므로 걱정이다.
완두콩이 다 여물었을때에 콩을 까서 냉장실에 꼭 봉해서 밥을 할 때 마다 넣어 먹으면 언제나 풋것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씨앗도 냉장고에 간수 했다가 심으면 벌레가 나지 않아서 깨끗하게 사용하게 된다.
어서 완두콩을 다 수확하여 이웃간에 나누어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바쁘게 텃밭에 심은 콩이 어떤가하고 살펴진다. 이제는 콩꼬투리가 주렁주렁 달린것이 보인다. 머지 않아서 밥상에 오를 것이다. 재배하는 기쁨, 콩 까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비가 어서 와야 하는데 비는 오지 않고 웬 바람만 심하게 분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수정을 했다지만 수업시간의 작품과 크게 달라진게 없습니다. 더 정감이 가게 고민을 하셨으면합니다.
처음 쓰셨을때 보다 훨씬 좋아졌습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나날이 좋아져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선생님처럼 차분하게 음미하며 쓰고 읽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는 자기 합리화에 빠져 게으름을 피웁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늘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소서.
선생님의 글속에서 삶을 느끼고 갑니다.
풋콩을 꼬투리채로 먹던 맛이 생각나네요...요즘이 그럴 시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