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
미국과 중국의 견해차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곳이 대만이다.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상당히 전쟁의 위험이 커 불안한 지역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되지만 어차피 여행하기로 하였기에 마음속 불안은 접어두고 그냥 떠나기로 마음먹고 결행을 했다.
김포에서 대만가는 비행기는 흔히 말하는 저가 항공 티웨이다.
김포에서 대만 송산 공항까지는 2시간 10전 후의 짧은 비행으로 끝이 나고 송산 공항은 작은 공항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김포공항처럼 주 공항에서 벗어난 공항인 듯 조용하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여행 일정표도 있긴 한데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와 같이 가기로 맘을 먹었으니 부산에서 새벽에 일어나 국내선 항공을 이용하여 김포공항에 내려 미리 와서 기다린 친구를 만나 국제선으로 이동 여행의 첫발을 내디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듯이 다들 새벽에 출발하느라고 시장하여 공항에서 차돌 베기 된장국을 시켜 먹으면서 우리나라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며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저가 항공의 매력은 일을 개판으로 처리하여 스스로 싸구려임을 알려주려 함인지 출국 절차를 밟고 공항 안에 들어와 대기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방송을 통해 찾는데 어이없게도 비행기 표가 취소되었다고 황당한 얘기를 하는 통에 시작부터 김새는 출발이다.
저들끼리 전화를 주고받더니 별문제 없이 출발하였지만, 업무처리 미숙으로 많은 사람이 10분 이상 지체하여 출발해 기분이 언짢은 것은 사실이다.
대만의 첫 느낌은 칙칙하다 이다.
건물들이 하나같이 산뜻한 느낌은 존재하지 않아 오래되어 곧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존재해 가만히 건물들을 바라보니 건물 외벽이 타일로 시공되어 타일과 타일 사이에 먼지들이 쌓이고 비가 오면 그을음이 흘러내려 오래된 건물처럼 추하고 낡아보였다.
우리네와의 차이를 굳이 발견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건물을 짓는 방식도 다르지만, 중국인이 가지는 지저분한 습성 때문에 외벽에 대한 청소는 평생 가도 한 번도 안 한다고 자랑하는 듯 불쾌감마저 드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거리도 사람들도 생기있어 보이지 않았다.
일단 중국 음식이 가지는 향기가 도시 전체를 지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은 도시의 느낌같이 밝은 표정이 아니니 구름 낀 하늘만큼이나 착 가라앉은 기분이다.
우리 일행을 싣고 3일간 여행을 할 버스는 일반 시내버스의 1.5배 정도의 높이가 있는데 여행자의 짐가방을 밑에 넣고 위쪽에 사람을 태우고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여행 전용이지만 좁은 도로에 높이가 있는 버스가 커브를 돌 때면 위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량 외국에서 수입해서 사용하는 차지만 여행객의 편의를 생각한 좋은 아이디어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첫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들린 곳이 타이완 국립 고궁박물원이다.
장개석 총통이 모택동에게 밀려 대만으로 도주해오면서 중국 왕실에서 사용하고 보관하던 진기한 물건들을 가져와 만든 국립박물원인데 그 속에 있는 진기한 보물들이 감히 상상을 초월할 만큼 섬세하고 세련되었으며 오랜 대국의 권위와 걸맞은 진기함에 눈길이 머물게 한다.
중국에서는 볼 수 없는 진기한 보물들을 자랑스럽게 전시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금 하나의 중국이라고 외치는 중국과 대만의 생각 차이처럼 그들 나름의 아픔이 있는 흔적들임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스린 야시장은 꽤 유명한가 보다.
여행을 다녀와서 올린 기행문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니 대표적인 관광지일 거라는 기대감 때문인지 약간의 설렘도 함께 했다.
규모가 상당히 크다.
현대식으로 배열된 시장은 물론이거니와 길가에 늘어선 가판대 상인도 많고 사람들도 북적대 시장의 느낌은 온전히 살아있지만, 그곳에서 특별히 먹어보고 싶은 느낌이 있는 음식은 발견할 수 없다.
지저분하게 늘어선 가판대나 불결해 보이는 조리방법이 구미를 당기기는커녕 식욕을 앗아가 왠지 빨리 빠져나가고 싶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아쉽다.
시장 바닥에 나와 있는 과일도 아열대 지방이라 많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두리안은 잘 익지 않은 느낌이 들고 다른 망고 또한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조금씩 구매해 호텔 방에서 먹었을 때 역시나 하고 실망스러운 맛에 놀랐다.
대만에는 홍콩이나 마카오처럼 사원이 더러 있다.
일반적인 사원은 한 종교를 모시는 우리나라의 종교시설과는 달리 도교 유교 불교 등이 버젓이 함께 숭배되고 있어 특이하다.
현란한 장식도 특이하거니와 도교. 불교, 유교 등을 한 사원에서 숭배하는 특이성은 아마 몰라도 일본이 50년간 지배하면서 일본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세상의 모든 잡신을 한군데 모아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은 같은 가족끼리도 믿는 종교가 다 틀리고 안방과 작은방에서 믿는 종교가 틀린다는 얘기가 있듯이 일본이 지배한 50년이라는 세월이 빚어낸 재미있는 사원의 모습이라는 느낌이 든다.
예류는 관리(萬里)의 북쪽 해안에 돌출된 좁고 긴 곳에 자리하고 있다. 예류의 암석층은 주로 1000~2500만 년 전에 생성된 두꺼운 사암층으로 명물인 여왕 바위가 있고 촛대 바위, 생강 바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암석층은 조산 운동과 맞물려 수만 년의 침식 · 풍화 작용을 겪으면서 점차 지질 경관을 형성하였으며, 타이완 북부에서 가장 유명한 지질 공원으로 만들었다.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진 곳이 아닌지라 다양한 모습의 바위들이 갈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어 자연의 위대한 능력 앞에 자연스럽게 감탄이 우러나오는 모습이다.
주이펀은 옛날 금강이 발견된 산골로 마을이 번창하다가 폐강과 더불어 쇠락을 걷고 몇 채밖에 남지 않았는데 영화촬영장소로 이용되면서 세인의 눈을 사로잡아 다시 번성했던 시절의 골목 그대로를 관광산업에 접목시킨 골목이 옛 골목 그대로이니 좁고 복잡하여 정신이 없다.
골목 양옆에서 파는 중국 음식들의 고유한 향이 좁은 골목으로 인하여 공기 순환도 안 되지, 인간은 많지 온 골목 안을 이상한 향기들이 어울려 머리통이 깨어지는 줄 알았다.
안내하니까 할 수 없이 관광지라고 가긴 했지만, 만약 두 번 다시 그 좁은 골목길을 걸으라고 한다면 절대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는 최악의 환경이다.
골목길을 빠져나와 차를 기다리는 동안 한참을 맑은 공기로 머릿속을 정화하였음에도 도무지 아픈 머리가 개운해지지 않아 한동안 고통에 휩싸여 애를 먹은 기억이 생생하다.
국립중정기념당
이곳은 타이완 초대 총통 장개석이 사망한 후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든 기념관이다.
겉에서 보는 건물은 웅장하고 안에 동상으로 만든 장개석이 근엄한 얼굴로 앉아 있고 대만의 국기 모양의 문양이 천장 한가운데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동상을 지키는 근위병이 교대하는 시간에 교대식을 관람하게 되었는데 과연 죽은 사람의 동상을 지키기 위해 산 인간을 저토록 혹사해도 되는 일일까에 의문이 들었다.
두 명이 양옆에서 총기를 소지하고 지키고 있는데 인간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전혀 움직임 없이 서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잔인한 것이 인간의 발상이라며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우리네가 알고 있는 장개석의 이미지와는 달리 현지에서는 공과가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네가 역대 대통령에 대한 논란처럼 자유분방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웃었다.
대만에는 101층의 빌딩이 있다.
타이베이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데 전망대를 개방하여 많은 관광객이 그곳에 올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기 위해 많이도 찾는다.
줄을 서고 오르내리는데 지체됨이 없을 정도로 엘리베이터가 고속주행을 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어 한참 동안 줄을 서야 하니 왠지 모르게 갑갑한 기분이다.
3박 4일간의 대만 여행의 주요 코스 중에는 풍등 날리기가 있다.
이곳은 주위에 숲이 우거져있어 조건상으로는 풍등 날리는 것이 불가능한 모양새이나 나무는 물론이거니와 모든 환경이 습해 풍등이 다 산화하지 않고 떨어져도 불이 나지 않는 유일한 곳이라고 한다.
풍등에 소원을 적어 띄우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서 붓으로 소원을 적는데 어쩔 수 없이 나는 평범한 부모였음에 놀랐다.
아들딸이 건강하고 사랑하면서 행복했으면 하고 바램을 적고 내 인생 오랜 동반자
아내의 건강을 기원했으니 말이다.
대만 날씨는 무덥고 습해 걸어 다니는 데 불편하고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은 에어컨의 위력에 추워 옷을 선택하는데 힘들고 빗방울이 오락가락해서 우산을 지참하고 다녔지만, 다행스럽게도 차에서 내리면 비가 오지 않아 우산을 한 번도 펴고 다닌 적은 없다.
음식 맛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국이나 동남아 여러 나라보다는 훨씬 먹기가 수월하여 그런대로 배를 채워 여행하면서 허기질 일은 없지 않나 쉽다.
여행하면서 도시 근교의 산을 보면 작은 건물들이 빼곡하게 지어져 있는데 그곳이 공동묘지란다.
공동무덤에 집을 짓고 안장해서 죽어서까지 빈부의 격차를 느끼게 만들어 보는 사람의 마음이 조금은 편치 않을 듯하고 산 중턱에 자리 잡아 버티고 있는 몰골이 정답지도 않고 흉물스러워 약간의 을씨년스러운 느낌이 들어 불편했다.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문화와 전통이 존재하니까 굳이 좋다. 나쁘다 하고 단정 지어 얘기할 필요는 없을 듯해서 마음속으로 혼자의 느낌으로 남겨두었다.
여행의 참맛은 새로운 사회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는 재미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동행하는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더 많은 느낌을 받는 것이 아닐까 하며 친구의 소개로 함께 처음 만난 사람들이 친절하여 더욱 즐거운 여행이 아니었나 쉽다.
여행사나 항공사는 아직도 참 후지다는 생각이 든다.
대만에서 출국 절차를 밟고 있는데 갑자기 항공사에서 비행기가 세 시간 지연된다고 한다.
그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억장이 무너지는 것은 대만에서 김포까지만 일정을 잡아 움직이는 여행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김포에서 다시 국내선을 이용하여 부산까지 와야 하는데 갑자기 한두 시간도 아니고 세 시간을 지연시키면 접속항공은 당연히 차질을 빚고 새로 모든 것을 진행해야 하므로 금전적인 비용이 발생하는데도 여행사 항공사 하나같이 약관 타령을 하면서 책임질 수 없다는 얘기뿐이다.
티웨이 항공과 참좋은여행사는 이용해서는 안 되는 악덕 업체다.
손님에 대한 예의도 없고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 그들이 지켜야 할 손님에 대한 예의는 전혀 없는 무책임한 기업이라는 사실을 말해두고 싶다.
언젠가 아직은 싱싱하니까 여행을 가게 되겠지만 참좋은여행사와 티웨이 항공은 절대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남기며 즐거웠던 여행을 나쁜 기억속으로 내동댕이 치는 순간이 뒷맛으로 남아 아쉽고 안타깝다.
만약 누군가 다시 한번 여행을 대만으로 가자고 한다면 티웨이항공과 참좋은여행사는 절대로 이용하지 말라고 말해줄 것이며 대만도 두 번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