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토) 오전 10시 30분 같이 가기로 했던
통까스와 이현에게 전화를 했다.
사실 걱정이 많았다. 새벽 늦게까지 술마시는 직업을 가진 인간들이라서ㅎㅎ
물론 나도 금요일은 한잔하는 날이니까 부담이 되더군..
예상을 깨고 준비완료 이 인간들이 어쩐일로 약속을 칼같이 지키다니 ㅎㅎ
(둘다 전날 새벽5시까지 일하면서 술마셨단다.ㅎㅎ 고마운넘들)
가게에서 엠프2개와 반주기 마이크등을 차에 싣고 언양으로 향했다.
제시간에 도착해서 장비연결하고 공연준비를 마칠때쯤
환자들이 한두명씩 모여들었다.
거의 대부분 휠체어에 몸을 기댄채 촛점없는 눈동자 ...
죽음의 시간을 기다리는 듯한 그런...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인사를 해도 받아줄 힘조차 없어 보이는...
옥상에 올라가서 잠시 작전타임을 가졌다.
일단 우리가 아는 노래중 가장 오래된 곡들 중심으로 가자고 ㅎㅎ
드디어 공연시작
나름대로 준비한 7080노래들로 병원 전체를 음악으로 채워나갔다.
여전히 그분들의 눈동자는 반응이 없어 보였다.
한 3곡 정도 후에 옥상에서 준비한 필살의 선곡 ㅎㅎ
동백아가씨를 필두로 전선야곡. 그리고 수많은 옛날 트로트곡들을 불렀다.
역쉬 통까스는 트롯에 강했다 ㅎㅎ
동백아가씨가 흘러나오자 그분들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
손벽도 치고 흥얼흥얼 따라 하는 분들도 계시고 ..
그러다 오른쪽에 앉은 할아버지 한분의 눈물이 보였다.
왜 우셨는지 어느 곡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옛날 어느 한자락의 기억이
살아나신듯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그리 덥지 않은 날에 땀을 쏟아낼만큼 ...
공연이 끝나고 과연 될까? 의심이 되었던 즉석노래자랑을 진행했다.
아무도 노래를 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첨엔 억지로 억지로 한분을 모셨다.
그리고 또 한분 또한분..
한 네분정도 모시고 난후 자리를 마무리하려는 순간
여기저기서 손이 올라왔다. 나도 한곡할래...
첨에 그렇게 의욕이 없어 보이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노래가 하고싶어 적극적으로 서로 나올려고 몸을 일으키던 그 공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우리에게 조그만 재주가 있다면 그리고 좋은곳에 사용될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그분들을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
카페 게시글
♧소곤소곤사랑방♧
언양 소망요양병원 공연을 다녀와서 ~ 감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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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5
06.09.24 16:58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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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세분다 고생들 햇네요...박수 보냅니다...짝짝짝....
네~~정말 고생들 하셨습니다^^
공연을.. 안봐서 그렇치만... 글 자체만으로도 공연할시면서 느끼셨던 보람과 감동들이 전해지는것 같네요.. 저두 열심히 배워서 빨리 합류하고 싶은데.. ^^
괜히 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네요......세분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대학교 3학년때 음악봉사동아리에서 잘 하지도 못하는 깽깽이를 들고 봉사활동하던 생각이 납니다. 그땐 참으로 배고픈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형편이 훨씬더 나아졌는데 오히려 봉사활동을 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동참하고 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