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잔디입니다.^^
개학하고 처음 인사드리는 '우리들의 이야기!'
복구된 이야기숲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 수 있음에 하루하루가 감사한 나날입니다.
저는 주로 4, 5, (6)세의 놀이와 숲 활동에 함께하는 교사입니다.
오늘은 6, 7세 형님들이 무 모종을 심고 4, 5세 동생들이 이야기숲 모든 곳을 누비며 자유롭게 놀이하던 날,
다섯살 아이들의 놀이 이야기가 특별하다고 느껴졌어요.
이번에도 일지에 작성된 원문을 그대로 발췌하여 전해드리겠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6, 7세 형님들이 무 모종을 심을 동안, 나는 4, 5세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았다.
평소 숲에 갈 때도 함께하는 아이들이지만 놀이하는 모습이 익숙한 듯 늘 새롭다.
동생들만 이야기숲을 오랜 시간 누비며 놀이하는 것은 오랜만이기도 하고..
오늘은 모래마당과 뒷마당을 수시로 오가며 공간을 크게 쓰며 노는 아이도 있고, 모래마당이나 올챙이집에 자리잡고 놀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아이들도 있어 놀이가 다양하게 펼쳐졌다.
올챙이집과 뒷마당은 비교적 평화롭고 뒷마당 바로 옆 텃밭에 선생님들 네 분이 계셔서 나는 주로 모래마당에서 아이들을 관찰했다.
그리고 벌써 친구들과 협동해서 놀이할 줄 아는 다섯 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유아교육을 하며 다섯 살에서 여섯 살 초반까지는 평균적으로 협동놀이가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알고 있었고,
6세 담임교사로 근무하면서도 1학기에는 아이들이 주로 각자 자기의 놀이, 평행놀이 정도가 주를 이룬다고 느꼈다.
6세 1학기 학부모상담에서 "아직 협동놀이가 주를 이룰 때가 아니어서, 또래놀이나 관계 형성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라고 상담했던 기억도 난다.
그렇지만 오늘의 이야기숲 다섯 살들은 분명히 협동놀이를 하고 있었다.
친구들을 놀이에 참여시켜 리더역할을 잘 수행하는 강민이가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는 유주가 오늘의 리더역할을 강하게(그러면서도 부드럽게ㅎㅎ) 원해서 의견을 조율하는 시간도 필요했는데, 계속 서로의 주장만 반복해서 말하느라 결론까지 도달하기는 힘들었지만 그것을 느끼고 교사에게 도움도 요청하고 교사의 작은 개입으로도 아이들끼리 화합할 수 있었다.
놀이를 분리시켜 보려고도 했지만 친구와 함께 놀았을 때 더 재미있었는지 저절로 놀이가 다시 합쳐져 협동놀이가 되었고, 놀이를 확장하는 과정들을 볼 수 있었다.
놀이 규칙을 지키지 않는 친구에게도 막무가내가 아닌, 놀이 규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여러 근거와 논리를 들어 제시하는 모습이어서 ‘내가 보는 아이들이 5세가 맞나?’ 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하였다.
이 또한 스스로 나아가는 힘에서 오는 것일까?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라더니, 놀이밥을 먹고 성장한 결과물 중 하나를 엿본 느낌이다. (보통의 기관에서는 놀이밥도 하나하나 떠먹여준다.)
이야기숲 아이들은 분명 일반 유치원 아이들보다 빠르게 나아가고 있었다.
2022년 9월 1일의 이야기
첫댓글 아이들이 함께 놀이하고 어울림을 배워가는 모습을 옆에서 직관할수 있는 선생님들이 너무 부럽네요^~^;;
저도 제가 정말 큰 행운을 얻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아이들은 언제나 저에게 깊은 깨달음과 배움을 주는 존재라서요..ㅠㅠ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아이들에게 보답하겠습니다!^^
걱정되던 부분들이 말끔히 사라지는 정보였어요.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과 그맘때 쯤의 아이들의 발달상태 그리고 우리 숲아이들을 더 이해하고 느꼈습니다.
쑥쑥 크는 모습이 눈에띄게 보이는 민규인걸요>_< 아프고 힘들어하는 친구가 보이면 지나치질 못하고, 친구가 속상해하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 애쓰는 민규의 모습이 늘 멋지다고 생각해요 :) 몬테소리 유치원 교사였던 시절을 회상해보면 더더욱 극명한 차이가 나는 이야기숲 아이들이랍니다. ^^ 아이들에게 숲은 필수이구나(전부는 아니더라도)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숲의 생활이예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