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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투자,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까? | ||||||||
[인터뷰-KO-CSR 박주원 상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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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CSR, 좀 낯선데요, 정확히 어떤 곳인가요?
저희 회사 목적도 같습니다. 시민사회적 가치를 둔 평가기준을 갖고 기업을 엄격히 평가함으로써 기업 간 우열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리서치를 하고, 그 자료를 토대로 한국의 투자자들에게 사회책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올바른 투자를 하도록 컨설팅을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이야기하려면 기업책임시민센터를 말씀드려야 하는데요, 저희 회사를 만든 대주주인 범종교 시민단체이거든요. 기업책임시민센터는 1998년 천주교 대안경제연대에 뿌리가 있는데, 그곳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그 원인과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서 열린 ‘아시아 경제 위기와 교회의 역할 - IMF, 교회와 인권’이란 심포지엄(우리신학연구소 개최)에서 비롯되었죠. 그때 심포지엄 결론이 각 아시아 가톨릭은 대안경제 기구를 설립하고 그 중 한국이 시민사회가 활성화되어 있으니 한국의 대안경제기구가 코디네이터 및 연락사무소 역할을 하자였어요. 그래서 우리신학연구소가 천주교 대안경제연대를 설립하고 경제에 대한 대안모델을 연구했는데 성심회 수녀님이 외국의 수도회 및 천주교 기관에서는 이미 사회책임투자운동을 한다는 것을 소개하셔서, 약 2년간 해외 사회책임투자운동 사례를 연구했고, 결국 그 운동을 위해 2000년 ‘사회책임투자운동’이라는 단체를 발족시켰죠. 향후 두 단체가 통합해서 이름도 기업책임시민연대로 개칭하고 범종교시민단체로 탈발꿈했어요. 기업책임시민센터(이사장 박상조)로 바꾼 건, 2007년 4월 사단법인화하면서이고, 그 단체를 중심으로 한겨레경제연구소, 성심수녀회, 기쁨과희망 사목연구원이 기관주주로 참여하여 2008년 7월 한국CSR평가 주식회사란 회사로 독립해서 출발했죠. 한국에도 저희 같은 일을 하는 리서치 회사가 몇 개 있지만 다 사적기업이고, 엔지오가 대주주인 곳은 유일합니다. 회사 설립 이유는 저희 운동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인데, 운동이란 건 결국 많은 사람들의 뜻과 의견을 모아 방향을 바꾸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기업책임시민센터에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현장인 ‘펀드’를 만들려고 했어요. 장애인고용을 잘하는 기업, 여성고용을 잘하는 기업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어서 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사회책임운동을 추진하려 했는데 기업들을 평가하다보니 공개 안 한 정보가 너무 많고, 기업리서치를 어떻게 할지 몰라 어려움이 많았죠. 그러다 2007년 영국의 ‘EIRIS(Ethical Investment Research Services)’란 세계적인 사회책임투자 리서치 회사에서 제안이 들어왔어요. 한국기업을 평가할 파트너를 찾는데 그 일을 하지 않겠냐고요. 처음에는 다른 기관과 개인을 소개시켜주었는데 이런 일은 바로 너희가 할 일이라고 설득하더라구요. 실은 그 곳도 25년 전 성공회가 좋은 영국 기업에 투자하려 했을 때 어떤 기업이 좋은지 몰라 성공회 구석 건물에 지금 EIRIS CEO인 Peter와 두명의 리서처가 영국 기업을 평가하면서 시작했거든요. 여하튼 그런 과정을 통해 저희 회사가 창립됐고 지금은 한국, 중국, 홍콩, 싱가폴 기업을 평가하고 저희 자료가 EIRIS를 통해 전 세계 투자기관에 전달되고 있죠. 이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최대한 내는 것이 우선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환경 문제만 해도 기업들의 이익 추구 과정에서 자원을 무절제하게 채취하고 이용하는 게 근본 문제라는 전 인류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요.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갖게 된 인식이기도 한데 이런 일들로 기업의 환경적 책임이 대두되었죠. 그런 식으로 세계화된 지구에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고용, 인권, 노동 등 모든 분야에서 기업은 좋든 싫든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책임을 질 수밖에 없게 되었죠. 그게 관건인데, 기업들에 대한 압력은 한두 단체나 국가에서 하는 게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요. ‘유엔글로벌콤펙트(UNGC)’란 유엔 산하 특별기구에는 열 가지 원칙이 있는데, 주로 인권, 환경, 부패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죠. 기업들이 거기에 가입을 하면 자신들이 10대 원칙을 경영활동에 어떻게 접목시켜서 활동했는지 연례 보고서(COP)를 내야 해요. 만약 이걸 안내면 언론에 보도되고 제명되죠. 현재 한국은 176곳, 일본은 112곳, 중국은 193곳이 가입해 있는데 COP를 안내서 제명당하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어요. 특히 중국은 가입도 많이 했지만 제명당하는 비율도 높아요. 한국은 중국 같지는 않지만, 올해만 해도 벌써 4군데가 제명당했어요. 전 세계적 흐름이라 일단 가입하고는 책임지지 않은 거죠. 국제적 망신입니다. 옛날에는 기업 리스크를 따질 때 주로 재무적인 면만 따졌어요. 그러다 1998년, <라이프지> 표지에 아시아 저개발 국가 어린이가 나이키 축구공을 꿰매는 사진이 실렸어요. 당장 전 인류의 공분을 일으켰죠. ‘어떻게 나이키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아동노동을 통해 이윤을 발생시키냐’는 거죠. 불매운동 일어나서 매출액 급감하고 주가 곤두박질치고. 그래도 나이키는 ‘자신들이 어떻게 전 세계 협력업체를 다 챙기냐’며 버텼는데 상황은 더 악화되고, 결국 손들었죠. 이후 나이키는 전세계 협력업체에 인권노동지침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이제는 인권, 노동, 환경, 부패 이런 게 한번 탈이 나면 파장이 엄청 큰 정도가 아니라 기업이 문 닫을 수도 있는 세상이 됐어요. 이번에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를 낸 BP만 봐도 요즘 매각될 위기에 놓여있어요. 꽤 잘나가는 기업이었는데 한 번 사고에 치명타를 입은 거죠. 게다가 요즘 인터넷 환경도 한 몫 하잖아요.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미약해요. 재벌총수가 자기 아들과 싸움한 사람을 직접 구타하고, 회사자금으로 미술품을 구매해도 매출액이나 주가도 끄떡없죠. 세계 기조는 이제 기업들 스스로 재무적 리스크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 리스크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변했고, 또 그것을 잘하면 증권시장 지수 중에 사회책임투자지수에 편입될 수 있어요. 그럼 투자자들이 거기 편입된 기업은 다른 곳보다 투명한 운영을 하고 사회적책임을 잘 이행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투자할 수 있죠. 결국 사회적책임을 다하면 평판도 올라가고, 이익도 창출된다는 인식이 생긴 겁니다. 청소년기라 할 수 있어요. 아까 글로벌콤팩트에 가입을 하면 그 원칙을 지켜서 경영활동을 한다는 연례보고서(COP)를 낸다고 했는데 그 보고서도 기업 마음대로 내는 것이 아니라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라는 국제적인 기준에 의해서 내야 해요. 보통 <사회책임보고서>, <지속가능성보고서>란 제목으로 내는데 그 기준은 유엔과 세계적 엔지오들의 토론 끝에 고안된 거예요. 5년 전만 해도 한국은 5개 정도의 기업에서만 냈는데 지금은 대기업 중심으로 50개 정도로 늘었어요. 하지만 중소기업은 전혀 여력이 없죠. 몇 억 들거든요. 그래서 이런 보고서 제출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어떤 대기업은 자신들의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알려주기도 해요. 결과적으로 보고서 발간 기업 수는 늘었지만, 질과 양은 아직 멀었죠. 자신들이 잘하는 것만 보고하거나 홍보성 짙은 보고서도 많아요. 그래도 아주 빠른 속도로 쫓아가고 있어요. 지금은 보고서를 내는데 급급하지만 일부 기업은 이미 사회책임 경영을 위해 전담 부서와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그리고 환경부분은 전 세계 선진기업과 비슷한 수준에 올라가 있고요. 사회적 책임은 한마디로 인류 투쟁 역사의 산물입니다. 싸우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이슈를 확대하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넓혀가면서 자리 잡았죠. 각성이 시작된 건, 베트남전 때인데 그때 반전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어요. 그때 미국 종교단체에서 특히 반전운동에 앞장섰는데 자신들이 저축한 돈이 무기 만드는 회사에 투자되는 걸 발견한 거예요. 그래서 금융기관에 투자금 회수하겠다고 압력을 가하면서, 자신들의 돈을 어느 기업에 투자하는지 밝히라고 요구하고, 베트남전에 무기를 납품하는 기업에 투자 철회를 요구했죠. 그렇게 시작했는데, 이후 결정적인 사건은 남아공 사태였어요. 남아공 인종차별 정책이 심각하던 차에 사회적투자자들이 남아공에 진출한 전 세계 기업에게 ‘남아공에 진출하지 마라, 아니면 투자금 빼겠다’면서 압력을 가했어요. 네덜란드 식민지였으니 유럽 백인 기업에 의존해 있었는데 그들이 철수하니 경제가 휘청했죠. 결국 인종차별 정책이 폐지되고, 종교그룹 중심으로 선한 자본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구나 하는 수준 높은 의식이 생겨난 거죠. 2000년대 들면서는 이제 소수의 윤리적인 그룹들만 사회책임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연기금들도 합류했어요. 노르웨이 연기금, 프랑스 연기금, 덴마크 연기금 같은 곳들이죠. 연기금은 공공적 자금이니까 단기적 이익만을 위해 투자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생긴 거예요. 이젠 일반 세계적인 투자기관, 은행들도 대부분 투자의 일부가 사회책임투자 형식의 이익으로 창출되고 있어요. 정확한 집계는 아니지만 미국은 전체 펀드 금액의 1-10%가 사회책임투자 관련 펀드라고 해요. 그렇죠. 이익을 주어야죠. 사실 오래 전부터 이 부분에 대한 세계적 논쟁이 있어왔어요. ‘사회적책임을 잘하는 기업이 돈도 잘 버는가?’ 지금까지의 분석과 논문에 의하면 그렇다고 평가되고 있어요. 만약 어느 기업이 환경파괴 문제를 일으켰다 생각해보세요. 소송비, 복구비 등 출혈이 커지거든요. 위에서 말씀드린 BP사만 봐도 사고 수습 비용이 4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 하니 엄청나죠. 결국 리스크가 없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이익이죠. 돈도 벌고 인류에 이바지도 하고요. 우선 그들의 리서치 방법론을 사용할 수가 있구요. 그 방법론에 의한 저희 상품이 판매되면 아이리스와 수익을 나눠 갖는 것이죠. 파트너는 리서치 파트너, 세일즈 파트너로 구분되는데 저희는 둘 다 해당됩니다. 리서치 파트너로는 아이리스의 리서치 방법론을 이용하는 것이고, 세일즈 파트너로는 아이리스의 상품들을 파는 것이죠. 보통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평가할 때 나눠지는 영역인데요, 회사의 지배구조 영역은 이사회의 독립성, 윤리 및 부패에 대한 관리 등이고, 환경은 정책, 시스템, 배출 성과 등입니다. 이해관계자는 기업이 종업원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는지 보건 및 안전은 잘 관리하는지, 노조활동 보장하는지, 임직원개발 및 훈련은 지원하는지, 지역사회 공헌은 하는지, 대화는 이뤄지는지 등이구요. 특별 이슈는 주로 그 기업의 업종과 관련된 특별 리서치로 주로 윤리적 이슈와 관련 있는데, 무기 및 핵무기, 원자력관련성, 비만(제과업), 동물실험, 의약품의 접근성 등으로 예를 들어 아프리카 같은 데 에이즈 약품을 싸게 공급하는지, 전자파를 낮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전자업종, 농업, 유통기업들은 하청업체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하도급업체 직원의 노동과 인권보장은 어떻게 하는지 등도 봅니다. 한마디로 기업의 재무성과를 제외한 모든 환경 사회적 이슈는 저희가 다 보고 평가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인도 있지만 주로 사회적책임을 잘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대형 투자 기관들이죠.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게 연기금인데 쉽게 말하면 국민연금, 사학연기금, 노동자연기금 등 같은 곳이죠. 연기금은 그 자체가 공공성의 목적을 가져야 하고, 단기적 이익추구 투자보다 장기적인 투자와 공공목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전세계적인 흐름이니깐요. 그 외 증권회사, 자산운용사, 은행, 학교, 병원, NGO, 사회적기업 등등이 있죠. ‘펀드’ 가입이 가장 쉬운데, 실질적으로 한국은 그런 관련 펀드도 드물고 금융기관이 사회책임투자 상품개발도 안 해요. 있어도 구색 맞추기고요. 한국이 펀드 수는 세계 1위지만 시장 크기는 13위예요. 펀드 하나하나가 중소규모라는 거죠. 펀드 매니저가 관리하는 펀드수가 굉장히 많으니 사회책임투자 펀드 등은 우선순위에서 밀려요. 금융기관이야 돈 버는 게 급하지, 사회책임투자 생각할 여력이 없는 거죠. 펀드가입 외에는 자기 기준에 맞게 직접 주식투자하는 방법도 있어요. 개인투자자도 저희에게 연락 주시면 투자자문이나 기업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해외에서는 특히 미국이나 유럽 종교인들의 사회책임투자가 상당히 발전되어 있죠. 미국 주교회의만 해도 1986년도에 사회책임투자 원칙을 선언했고, 1992년에는 어떻게 투자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주교회의 성명서도 냈어요. 하지만 한국은 거의 제로 상태죠. 개신교, 불교 등도 접촉해봤는데 종교인들의 투자도 일반인과 다르지 않았어요. 완전히 이익 추구에만 관심이 있었죠. 제가 천주교 신자여서 한국 천주교회의 사회책임투자에 더 관심이 있는데, 아주 열악합니다. 저희가 몇 년 전에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에 가서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설명회를 했는데 관심이 없었어요. 천주교 기관들, 학교, 병원 수도회 등 사실 투자자로 나설 곳은 엄청 많은데 다른 종교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수익 우선 정책이에요. 심지어 작년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사실로 지역의 한 가톨릭대학에서는 금융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무려 일천 억을 손해 봤다고 해요. 다른 대학들도 하는 것이지만 종교기관에서까지 이런 일반사회와 똑같은 모습을 보인다는 게 참 심각한 문제인 거죠. 두 개 영역에서 다 다뤄줘야 하죠. 사회책임투자가 맨 처음부터 금융시장 영역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을 거예요. 환경, 인권, 노동 등의 운동가들이 나쁜 행위를 한 기업들과 싸우면서 그것이 사회 이슈화되었고, 전 사회적으로 이런 행위는 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생긴 거죠. 그러다 보면 그 이슈에 대한 기업규제를 위해 제도를 입법화하게 되고, 기업이 관련 보고서를 내고, 그러면서 점점 금융시장 내 영역으로 들어오고 하면서 평가기준이 정립이 되고, 그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투자하게 된 거죠. 그래서 처음에는 A정도 지키다 수준이 높아지면 B도 지켜라 요구하구요. 결국 운동과 금융시장 둘 다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면서 가야 합니다. 어제까지 인권탄압 하던 기업에게 시민단체 혼자서 그 행위의 중단을 요구한다고 순순히 탄압을 그만 두지 않거든요. 기업에게는 사회적인 압력도 중요하지만 금융시장의 압력이 더욱 효율적이죠. 인류사의 윤리적인 반성에서 나온 결과죠. 끝없는 이윤 추구는 결국 모두 멸망의 길로 갈 거다. 이윤의 추구만이 최고의 선이 아님을 깨달은 거죠. 몇 년 전 미국발 금융위기는 이러한 생각을 더욱 확인시켰죠. 하하. 뭐 이루 말할 수 없이 어렵습니다. 한국 내 사회책임투자 리서치 기관 중 가장 후발주자이기도 하고 인식 자체가 미미하니까요. 그래서인지 저희 같은 일을 하는 한국회사들은 기업컨설팅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기업들로부터 공개된 정보를 취합해 평가하면서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 정보를 활용해 컨설팅을 해주는 것은 비윤리적인 일이죠. 그건 마치 학교선생님이 과외공부 가르치는 거랑 같은 거예요. 근데 희한한 건, 그게 한국에서는 일반화되어 있다는 겁니다. 저희와 아이리스는 절대로 안 하죠. 우리도 당장 배고프니까 할 수도 있겠지만 안 되는 일은 안 되는 거죠. 적자가 심각해도 버티고 있어요. 언젠가 투자자들이 우리 데이터를 많이 사서 선한 투자에 쓰이는 날을 지향합니다. 벌써 한겨레신문사에 데이터를 제공해서 ‘한국기업 CSR 시상식’도 했고, 점점 아시아 및 전 세계적으로 저희 회사에 대한 위상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경제학 전공하면서 경제윤리, 특히 종교와 경제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종교는 경제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봐야 하는지 또 일반 사회의 경제 이론에서 종교의 경제윤리 수준이나 깊이는 어느 정도인지 연구해보고 싶었죠. 또한 가톨릭 사회교리에서는 과연 어느 정도 심층있게 자본주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는지 궁금했어요. 기업의 사회책임보고서 관련해서 많이 배우고 사회책임투자의 세계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게 첫째 보람이죠. 또 힘들게 평가한 한국기업 자료가 세계적 투자기관에 전달되어 직접 그들의 투자에 실질적으로 쓰이는 모습이나 기업들과 접촉해서 설득하고 자료 공개하게 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보람도 있구요. 처음 기업평가결과보고서를 작성해 기업들에게 보냈을 때는 100개 중 2-3군데에서 피드백이 왔는데 올해는 20-30군데에서 오는 걸 보고 뿌듯했어요. 자신들이 직접 전화해서 정보를 주고, 평가 점수 잘 받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기업들도 변하고 있구나 싶어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투자 그룹인데 여전히 한국에는 사회책임투자 그룹이 없다는 점은 많이 아쉽죠. 김옥자 (스콜라스티카, 우리신학연구소 갈라진 시대의 기쁜소식 편집인) <기사제공: 갈라진시대의 기쁜소식>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