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어제에 이어서]
공간적으로 따져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내가 옷을 입고,
신발, 양말을 신고 다니며,
아침, 저녁으로 밥을 먹습니다.
나를 살아있을 수 있게 해 주는
그 모든 것들은 완전히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 전체가
지금의 나를 나일 수 있도록,
이렇게 살아있을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입니다.
나의 옷이 지금 내 몸에 걸쳐지기까지는
너무나도 많은 이들의 노고와
피땀이 들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느질하는 이, 옷감을 만드는 이,
옷을 만드는 과정에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연결되어 도움을 주었을까요?
그 외에도, 유통과정에서의 도매상,
소매상, 옷가게 주인 등 무수히 많은
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도왔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티셔츠를 입고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먹는 밥도 마찬가지지요.
단지 내가 내 돈 내고 먹으니 내 것이고,
나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연결성을 모르는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내가 밥을 먹기 위해서는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농부들의 피땀이 필요하고,
그 농부가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비료 만드는 사람, 삽 만드는 사람,
쟁이 만드는 사람, 곡식이 잘 자랄 수 있는
모든 조건, 즉 땅, 씨앗, 물, 태양 등등의
많은 것이 연관되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일례로 태양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과연 우리는 얼마만큼의 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요?
아마도 얼마 안 가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곧 폐허가 되고 말 것입니다.
물이 없어도 마찬 가지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내가 잘나서 이렇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주위의 모든 조건들,
수많은 사람들과 상호 긴밀한 연관 관계 속에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의상조사 법성게의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이란
바로 이런 사실을 노래한 것입니다.
‘한 티끌 속에 온 우주를 머금었으며
하나가 곧 전체고 전체가 곧 하나다’라는
화엄의 법계연기의 가르침인 것이지요.
이처럼 이 우주법계는 전체와 하나가
완전히 서로 돕고 도우며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법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