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하다 / 못하다
‘못’은 일부 동사 앞에 쓰이어, 그와 같은 동작에 대한 금지나 불가능 따위의 부정을 뜻하는 부사다. 그래서 ‘못 하다’는 “노느라 숙제를 못 했다. / 깜빡 잊고 그것을 못 했다.” 등과 같이 쓴다.
‘못하다’는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거나 할 능력이 없다 / 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의 뜻으로 쓰인다. 곧 “술을 못한다. / 아우만 못하다.” 등과 같이 쓴다.
노래를 ‘못 하는’ 것은 어떤 사정으로 인해 노래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것이고, 노래를 ‘못하는’ 것은 노래가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을 가리킨다.
이와 같이, 의미를 기준으로 하여 갈래지은 말에 ‘못 살다/ 못살다’, ‘못 생기다/ 못생기다’ 등이 있다. ‘못 살다’는 ‘살지 못하다’란 뜻이고, ‘못살다’는 ‘가난하게 살다’란 뜻이다. 또 ‘못 생기다’는 ‘생기지 못하다’는 뜻이고, ‘못생기다’는 ‘못나다’의 뜻이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품사의 갈래에 의하여 띄어쓰기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못’은 일부 동사 앞에 쓰이어, 그와 같은 동작에 대한 금지나 불가능 따위의 부정을 뜻하는 말로, 다음과 같이 띄어 쓴다.
ㄱ. 말을 못 하다.
운동을 못 하다.
그러나 동사나 형용사의 어미 ‘-지’ 다음에 오는 보조 용언 ‘못하다’는 반드시 붙여 써야 한다는 것이다.
ㄴ. 통제 구역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그런 행동은 아름답지 못하다.
‘(말을) 하다’의 부정형은 ‘(말을) 못 하다’로 띄어 써야 한다. 이 경우는 ‘못’이 부사이기 때문에 띄어 써야 하는 것이다. 어미 ‘-지’ 뒤에 오는 부정형 보조 용언인 ‘못하다’에 ‘못’을 빼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못 하다’의 경우에는 ‘못’을 빼어도 바른 문장이 된다, 이것은 ‘못’이 독립된 부사이기 때문이다.
이와 똑같이 띄어쓰기를 해야 하는 말에 ‘아니 하다/ 아니하다’가 있다.
ㄱ. 그는 운동을 아니 한다.
그 사람은 말을 아니 한다.
ㄴ. 철수는 놀기만 하고 일하지 아니한다.
그 산은 높지 아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