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에 앨리스만 가라는 법 있나요?”
모던 민화로 빚어낸 익숙하고도 낯선 세계
할머니 집 장롱 너머로 펼쳐지는 진기한 모험
《이상한 나라의 정지오》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하는 아이가 모험의 주인공이 되어 진기한 세계를 경험하는 그림책입니다. 전작 《기이하고 기묘한 서커스》에서 개성 넘치는 그림체를 선보였던 은미 작가는 모던 민화(민화를 현대적인 기법으로 표현한 그림)로 서양과 동양, 과거와 현재가 얽히는 독창적인 세계를 표현했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찢고 오리고 붙이는 콜라주 기법은 환상의 세계를 풍성하게 뒷받침합니다.
지루한 현실에서 벗어나 모험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아이, 한때 모험을 꿈꾸는 아이였거나 사랑하는 아이에게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주고 싶은 어른, 모두에게 손 내미는 작품입니다. 그림책 브랜드 ‘모래알’ 열 번째 그림책.
할머니 집 장롱 속에 이상한 나라가 있다?
지오는 엄마와 함께 할머니 집에 왔습니다. 당연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가지고 왔습니다. 그런데 호야도, 할머니도 보이지 않습니다. 집 안 곳곳을 누비던 지오는 드디어 호야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갑자기 나타난 지오 때문에 깜짝 놀란 호야가 도자기를 발로 밀어 버렸습니다. 와장창창! 할머니가 아끼는 도자기가 박살이 난 순간, 푸른 용 한 마리가 나타나 장롱 속으로 쑥 들어갑니다. 호야는 용감하게 푸른 용을 뒤쫓습니다. 지오도 장롱 속으로 뛰어듭니다. 그곳에서 익숙하면서도 낯선 세계가 펼쳐집니다.
서양과 동양,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환상의 세계
《이상한 나라의 정지오》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이상한 나라’에서 앨리스는 몸이 갑자기 커지거나 작아지고, 시종일관 웃고 있는 체셔 고양이를 만납니다. 이 책의 주인공 지오도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다만 지오가 먹는 것은 송편이고, 지오가 만나는 동물은 붉은 갓을 쓴 부엉이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장면들이 어딘지 익숙한 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때문만이 아닙니다. 전작 《기이하고 기묘한 서커스》에서 개성 넘치는 그림체를 선보였던 은미 작가는 모던 민화(민화를 현대적인 기법으로 표현한 그림)로 서양과 동양, 과거와 현재가 얽히는 독창적인 세계를 표현했습니다. ‘책가도’, ‘어변성룡도’, ‘작호도’ 등의 민화를 닮은 장면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즉, 이야기 구조는 서양의 동화와 닮아 있고 이미지는 동양의 민화와 맞닿아 있어, 익숙하면서도 낯선 세계가 연출됩니다. 다양한 재료를 찢고 오리고 붙이는 콜라주 기법은 환상의 세계를 풍성하게 뒷받침합니다.
지루한 현실에서 벗어난 모험, 환상과 맞닿은 현실
아이들이 환상의 세계에 열광하는 이유는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가게 된 것도 못 견디게 지루했기 때문이지요.
현실에서 아이와 고양이가 즐길 수 있는 놀이는 한정적이지만, 환상의 세계에서는 고양이가 호랑이처럼 커지기도 하고, 기린이나 봉황, 해태와 같은 환상의 동물들을 타고 밤낮을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펼쳐지는 모험의 세계는 현실의 문제와 오묘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환상의 세계에서 지오와 호야가 만나는 여신님의 정체는 마지막 장면에서 은근하게 드러납니다.
《이상한 나라의 정지오》라는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세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의미 또한 담고 있습니다. ‘앨리스’의 자리에 ‘정지오’가 들어간 것처럼, 정지오의 자리에 누구나 들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지루한 현실에서 벗어나 모험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아이, 한때 모험을 꿈꾸는 아이였거나 사랑하는 아이에게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주고 싶은 어른, 모두에게 손 내미는 그림책입니다.
카페 게시글
출판사 신간기증도서
이상한 나라의 정지오-은미 (지은이) | 모래알 | 2019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