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를 끓여내는 뚝배기처럼 한 평생
자신들을 희생해 번듯한 자식을 세상에 내보낸 노부부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면
노년의 삶을 당당하게 만들어줄 소중한 보금자리
그 식당은 부부에게 그런 곳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10월 셋째 주 월요일이 시작되던 아침
이 작은 식당은 비극의 현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사건 사고 현장에 늘 제일 먼저 달려오는 경찰과 소방관마저 몸서리치게 만들었던 그날의 기억
그건 식당 안에 쓰러져있던
한 남자의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였음
참혹한 모습으로 살해당한 남자는 바로
식당 주인 강씨 였음
순식간에 범죄의 현장이 된 작은 식당
범인의 흔적을 찾기 위해 지역 내 과학수사요원들이 총동원됐음
누군가 들어와 강 씨를 죽인 건 맞지만
무엇으로 죽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음
그런데 현장 감식 도중 뜻밖의 장소에서
의심스러운 그 무엇이 발견됨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혈흔 검사를 한 결과
역시나 짐작이 맞았던 것
살인의 흔적은 미처 지우지 못했지만
자신의 흔적만큼은 말끔히 지웠던 범인
9명의 요원이 현장을 샅샅이 뒤졌지만
범인의 지문이나 DNA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음
그건 곧 범인이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식당에 들어가
강 씨를 살해했음을 말해주고 있음
그 목적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시신이 알려준 첫 번째 단서는 손가락의 상처임
강 씨가 늘 몸에 지니고 있던 금반지와 금 시계가 사라짐
식당이 자리 잡은 곳은 과거에 터미널이 있던 자리여서
숙박업소가 밀집되어 있음
그런데 터미널이 이전하자 상권을 잃은 숙박업소들이
싼값에 방을 내놓으면서 외지인들이 몰려들었다고 함
게다가 인근에는 스크린 경마장이 자리 잡고 있음
살인이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요일에
경마장을 찾는 사람은 수천 명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식당 골목은
이 지역에서도 대표적인 우범지역이었음
따라서 처음엔 범인이 강 씨를 살해한 이유가
금품을 갈취하기 위해서라고 추정했음
그런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동네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음
범인은 피해자 강 씨와 안면이 있는
누군가의 소행이라는 것
부검 결과 범인은 강 씨의 머리를 8번이나 가격한 것으로 드러남
하지만 당시 현장에는 반항을 하거나
도망치던 흔적은 전혀 없었음
시신이 알려준 두 번째 단서
공격을 받고 본능적으로 머리를 감싸 쥐다 생긴 방어흔
범인은 처음부터 강 씨의 숨을
완벽하게 끊어놓을 목적이었다는 것
금품을 노린 단순 강도의 소행이라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또 있음
당시 식당은 강도의 표적이 될만한 곳이 아니었다고 함
게다가 반지와 시계 외에 범인은 식당에 있었던
그 어떤 금품도 뒤지거나 가져가지 않았음
무엇보다 의심스러운 건 범인이 살해도구로
식당 구석진 곳에 있던 장도리를 사용했다는 점
단순 강도 살인이 아닐 가능성
하지만 강 씨가 살해를 당할만한 다른 이유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함
베테랑 형사들의 예리한 촉으로도 도저히 풀 수 없었던 수수께끼
그날 범인이 식당을 찾은 목적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사망한 강 씨의 나이는 당시 67세
20년 넘게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자식들을 가르쳐 성공시킨 억척 부모로 유명했습니다.
당시 자식들은 서울에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다녔지만 부부는 집도 없이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40만 원의 식당에서
먹고, 자고,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강도의 표적이 될 만큼
돈이 많았던 사람들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현장에서 없어진 금반지와 금 시계는 부부가 오래전
큰맘 먹고 산 소중한 기념품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외지인의 출입이 유난히 많은 지역인 만큼
부부의 사정을 모르는 누군가가 금품을 노리고
식당에 들어갔다가 저지른 강도 살인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우범지대로 소문난 골목에서 식당을 했던
지난 9년간 부부의 식당에는 좀도둑조차 들일 이 없었다고 합니다.
당시 범인이 반지와 시계만 가져가고
식당을 뒤지지 않았던 건 부부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게다가 말입니다.
평소에는 좀처럼 식당을 비우는 일이 없었던 부인이
공교롭게도 딸의 이사를 돕기 위해 서울에 갔고,
그래서 당시 혼자 남아있다가 변을 당한 겁니다.
부인이 서울에 간 이후 강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날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식당 주인 강 씨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처음 알게 된 건 식당에 배달된 택배 때문이었음
오전 10시, 서울에서 강 씨의 딸이 보낸 택배를
배달하러 온 직원이 식당 문이 잠겼다는 걸 알려준 것
평소 새벽 일찍 일어나던 남편이
10시가 넘도록 식당 문도 안 열고 연락도 되지 않자
서울에 있던 부인 송 씨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이웃 주민에게 식당을 찾아가 보라고 부탁함
부탁을 받은 이웃 주민이 식당에 도착한 건 10시 40분경
문은 여전히 잠겨 있었음
자물쇠가 걸려있긴 했지만 벌려보니 틈새가 제법 컸음
하지만 들어갈 만큼 벌리는 건 혼자 역부족이었다고 함
때마침 식당 위층 여인숙 사장이 지나가다
한씨를 도와줬고 덕분에 한씨는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음
그런데 어두운 식당 안에서 어렴풋이 누워있는
강씨가 보여 다가가보니 이미 죽어있었다는 것
지역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식당 주인 살인사건은
그렇게 세상에 알려짐
우범지대로 소문났던 지역에서조차 보기 드물 만큼
잔인했던 살해 수법
경찰은 수사본부까지 차려 수사에 뛰어들었음
현장 감식 결과 강씨는 살해 당시 혼자서
술을 마셨던 것으로 보임
그런데 그날 밤 강 씨를 본 이들이 있음
평소 식당 주인과 친했다는 이웃 상가 주인 부부가
그날 밤 혼자 술을 먹는 강 씨를 봤다는 것
그때가 밤 10시가 조금 넘을 무렵
10년 넘게 저녁에 소주를 먹고 잠자리에 들곤 했던
강 씨였기에 그날도 그럴 거라 생각했다고 함
평소와 다른 것이 있다면
강 씨가 그날따라 유난히 늦게까지 깨어있었다는 것
근처 주점 사장이 가게 문을 닫고 나오던
새벽 1시 반경, 식당 앞에 서있던 강 씨를 봄
그렇다면 강 씨가 살해당한 시점은
주점 사장이 강 씨를 본 새벽 1시 반부터
택배 직원이 찾아온 오전 10시 사이일 가능성이 높음
부검 당시 강 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033%
사망 전 마신 술의 양을 바탕으로 계산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3% 정도임
이 수치를 부검 당시와 비교해보면
사망 당시의 시간을 추정할 수 있음
이웃 부부가 강 씨를 본 것이 밤 10시쯤
강 씨가 한 시간 정도 술을 마셨다고 가정하면
그로부터 5시간 후인 새벽 4시부터 5시 사이에
범인이 식당에 침입해 강 씨를 죽였을 가능성이 있음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식당 골목에는 CCTV가 없음
새벽 시간이라 목격자 역시 없었다고 함
범인에 대한 단서는 오로지 현장에 남겨진 증거뿐이지만
지문과 DNA는 전혀 나오지 않았음
그렇다면 혹시 현장에서 발견한 혈흔에 단서가 있지 않을까
현장 사진에 찍힌 혈흔의 상태를 분석해
범행 당시의 상황을 재연해봤음
첫 번째 의문은 범인에게 공격당한 순간
강 씨가 깨어있었는지의 여부
즉 범인은 잠을 자고 있던 강 씨를 갑자기 기습했고,
누워있는 강 씨의 머리를 겨냥해 흉기를 휘두르면서
그 피가 벽에까지 튀었다는 것
따라서 범인 역시 몸 곳곳에
잔인한 범행의 흔적이 남았을 가능성이 높음
그렇다면 범인은 피 묻은 옷을
어딘가에 버렸을 가능성도 있음
환경미화원의 도움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했다고 함
남은 희망은 범행 현장에 남겨진 발자국
사건 당일 처음 식당에 갔던 한 씨의 신발부터 확인해야 함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과
119대원들도 예외는 아님
당시 신었던 신발 밑창 무늬를 확인해봄
그렇게 현장에 찍힌 발자국과
식당에 왔던 사람을 일일이 대조해
주인이 확실한 발자국을 하나씩 제외한 결과
혹시나 해서 그 발자국 주변에 혈흔 반응을 위한
시약을 뿌려보니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피 묻은 발자국이 더 있었던 것
2탄으로
첫댓글 글 올려 줘서 고마워!
뭐때문에 저런짓을 벌였을까 궁금하다..
진짜 어떤 새낀지 꼭 잡혔음 한다 이춘재 잡힌거처럼
도대체 누굴까..
다음 내욤 궁금하다 헉헉
으아.....
범인 킬러인가? 어째서 흔적이 1도 없지?
헐 뭘까... 지인일 것 같긴한데
와 씨 나쁜놈들 왜 이리 많어!!
360만원때문에 그런거면 도박꾼아닐까
뭐야진ㅁ자...
무섭다 ㅜㅠ 열심히 사는 분들한테 저런 불행이.. 여샤 잘봤어
ㅠㅠ무서워.. 글올려줘서 고마워!!!
못봤던 방송들도 많네 ㅠㅠㅠㅠ 덕분에 너무 잘봤어 여샤 고마웡😌
미친 무서워요 맨날 가는 동네잖아........
고마워 세상 참 무섭다
헐..
헐무섭다 나 대인동살았었는데ㅜㅜ
진짜 범인 죽었으면....
와 뭐냐 안에서 문이 어떻게 잠긴거지??
진짜 잔인하다..
8번이면 진짜 와....
이런편이 있었네.... 너무 무섭다 ...뭘까대체 ...ㅠㅠ 여샤 고마워 너무 !!! 항상 잘 보고있어!!!
무서워... 장도리 ㅠㅠ
머야 존나 무서워 ㅠㅠㅠㅠㅠㅠㅠ여샤 글 올려줘서 고마워!
헐...여시고마워 잘봤어 스압 쩌러
경마장 가는 노름꾼 같애.. 금품만 딱 가져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