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주택 착공을 앞둔 수도권 3기 신도시 각 지구 내 집단에너지를 기존 인근 사업자들이 공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3기 신도시의 이같은 집단에너지 공급 방침이 확정될 경우 수도권 동서남북으로 나뉜 집단에너지 사업자 분할 구도가 더욱 굳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 계양, 부천 대장,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의 집단에너지 공급 사업에는 각 지구 인근에 열원을 가진 사업자들의 참여 가능성이 높다.
한 집단에너지 사업자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지구의 최근 집단에너지 사업자 선정 이후 다른 3기 신도시에선 새로운 경쟁이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새로운 열원을 추가하기 보다는 기존 열원을 이용해 공급지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집단에너지 사업자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한국에너지공단도 3기 신도시 인근의 기존 열원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공단 집단에너지실 관계자는 "사업자로 적정한 지 평가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항목을 두고 검토한다"며 "일반적으로 집단에너지 사업을 진행하려는 지역 내 혹은 인근에 열원이 있으면 따로 발전소를 짓지 않아도 되고 에너지를 전달하기도 쉽기 때문에 여라 항목 가운데 사업성 측면에서는 유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집단에너지 사업자 선정을 마친 남양주 왕숙·왕숙 2 지구는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왕숙지구는 865만4278㎡ 규모에 5만4000가구가, 왕숙 2지구는 239만3384.5㎡ 규모에 1만4000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택지지구마다 도시 조성 사업 속도는 다르지만 가장 규모가 큰 택지지구의 집단에너지 사업 선정이 끝난 만큼 다른 3기 신도시에서도 집단에너지 사업 진행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3기 신도시 지역별 참여 가능성이 높은 사업자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업계의 다수 관계자 전망에 따르면 3기 신도시별 집단에너지 공급 참여 유망 업체로는 △인천 계양-인천종합에너지·미래엔에너지·청라에너지 △부천 대장-GS파워·삼천리 △하남 교산-SK E&S 나래에너지 △고양 창릉-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이 꼽힌다. 이들 업체는 3기 신도시 인근에서 이미 집단에너지 공급 사업을 펼치고 있다..
□ 수도권 지역별 집단에너지 공급자 현황
일반적으로는 공급이 필요한 택지 인근에 발전소를 가진 사업자가 집단에너지 공급 사업에 참여하는 분위기다.
집단에너지는 대규모 열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열(온수)을 대단위 지역에 일괄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공급지 인근에 열원이 있는 사업자가 신규 택지 내 집단에너지 사업에 참여할 경우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남양주 왕숙지구의 경우 열원을 인근에 보유하지 않은 SK E&S 자회사 나래에너지서비스 및 한국서부발전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나래에너지서비스기 남양주 왕숙지구 사업자로 선정된 결과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3기 신도시에서는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이 기존 열원을 확대하는 방식의 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열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전소를 새롭게 지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인근에 열원을 가진 경우에는 기존 발전소에서 새로운 공급지에 에너지를 전달할 열수송관만 마련하면 된다.
□ 3기 신도시 집단에너지 공급 대상 선정 지역
공급지 인근에 열원을 이미 가지고 있는 사업자들이 신규 택지 사업에 참여할 경우 중소규모 발전사업자들의 신규 택지 사업 참여 문턱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3기 신도시의 경우 예정보다 조성 진행이 늦어지고 있지만 착공 등 사업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점에서도 새로운 열원을 짓기 보다는 기존 열원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가동중인 발전소에 열수송관을 연장하는 등 기존 열원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하려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에 중소 발전사업자들은 사업에 참여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내 집단에너지 공급 시설 구축 사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주택 사전 청약을 진행하는 등 3기 신도시 조성사업 추진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다만 토지보상이나 보호종 발견, 문화재 발굴 등 절차로 정부의 당초 목표인 2023년 착공·2025년 최초 입주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열원을 추가하지 않고 열수송관만 연장하더라도 신도시를 착공하기 전에 지하매설 공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공고에 따르면 지난달 남양주 왕숙·왕숙 2 공공주택지구 집단에너지사업 허가 대상자로 나래에너지서비스 - 서부발전 컨소시엄을 선정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과천공공주택지구 집단에너지사업 허가 신청에 공모한 GS파워 사업계획서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