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용에 이어집니다.
내가 병이 들었다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내가 병이 들지 않았다면 병원이나 약국이 필요가 없다. 병이 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자기 포기이고 자기에대한 방조 살인이다.
당신은 뭐라고 하나? 당신 가족이나 친구가 죽을병이 들었는데도 병원에 가지 않고 버티고만 있다면? 답답해서 미칠 것이다. 내 말을 듣지 않는다고 길길이 날뛸 것이다. 병원에 가자고 가면 낫는다고 소리 소리치며 닦달할 것이다.
이제 직접적으로 묻는다. 그러면 당신이 죽을병이 걸려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치료를 받을 것인가. 내가 무슨 병이 걸려 있단 말인가? 라고 언짢게 되물을 것이다. 중생은 모두가 다 이미 죽을병이 걸려 있다. 처음에는 그 증상이 보이지 않지만 서서히 병이 깊어져 골수에 파고든다.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게 죽음으로 몰고 간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반드시 죽고 만다. 그들도 죽을병이 없다고 했지만 그 병이 심해서 이미 죽고 없다.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소견이 좁은 범부는 눈앞에 벌어진 일에만 호들갑을 떤다. 먼 후일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관심 밖이다. 그래서 어리석다고 한다. 하등동물들은 미래를 보지 않기 때문에 먹이를 저장하지 않는다. 인간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자는 자는 저금을 하지 않는다. 얼마만큼의 미래를 미리 보느냐에 따라 어리석고 현명한 자로 나눠진다.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도록 상황이 급박할 때가 있다. 오늘도 급급한데 먼 후일을 어떻게 걱정하고 있단 말인가. 내가 정확히 그랬었다. 인도비구로 있을 때 말라리아에 걸렸다.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나와도 오한과 한기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다. 밖은 40도를 오르내리는데 아궁이에 장작을 뗀 방구들목이 너무나 그리웠다.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땀을 흘리며 한숨 푹 잤으면 여한이 없겠다 싶었다. 그러다가 길거리에서 우연히 녹 슬은 분유 깡통 하나를 발견했다.
걸식으로 살아가는 남쪽나라 사찰에는 부엌이 없다. 그러므로 주전자도 없다. 그것을 주워 수도원 밖에서 보리차를 끊였다. 뜨거운 보리차 한잔을 마시면 좀 나을까 싶어서였다. 들개들이 뭘 좀 얻어먹을 게 없나 하고어슬렁거리며 내 주위로 몰려드었다. 그 광경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영국스님 아비야나 비구가 놀라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마시면 다음에 암 걸릴 수가 있습니다."
"다음이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죽을 것 같습니다."
그 스님 걱정대로 난 후일 암에 걸렸다. 그렇게 말한 그 스님도 암에 결렸다. 후두암이라고 했다. 놀랍게도 그 스님은 나보다 일찍 말레이시아에서 세상을 떠났다. 세월이 흐로고 난 뒤 스리랑카에서 그 소식을 듣고 난 아무도 모르게 대성통곡을 했다.
내용이 계속 이어집니다.
첫댓글 태어나면 죽는다.
생사윤회에서 벗어날 길을 찾기를.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