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거리-
"젠장! 도대체 그 망할 할배는 어디 있는거야?"
블리언이라 불리는 남자는 의료를 해준다는 60세의 노인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이 마을엔 처음인지라 그리 쉽게 눈에
띄지는 않고 있었다.
"그 망할 주인장이 거짓말을 한건가?"
블리언은 괜히 투덜대며 앞에 있던 돌을 힘껏 차버렸다.
쉬이이익~ 퍼억!
"꽤액!"
"쳇! 이거 또 실수했구만..."
그가 찬 돌은 앞으로 쭈욱 날아가 길을 걷고 있던 한 남자의
뒷통수를 정통으로 맞춰버렸다.
그 남자의 옆에 있던 여자는 낄낄 웃어댔고 그 돌에 맞은 남자는
온갖 욕을 해대며 고개를 돌려 블리언을 노려보았다.
"앗! 너는?"
블리언은 그 남자의 얼굴을 보자 깜짝 놀라며 그를 손짓 했다.
"우웩! 넌 그 망할놈의..."
돌에 맞은 그 남자는 바로 술집에서 망신을 톡톡 당하던
컹이었던 것이다.
컹은 자신의 옆구리에 차있는 장검을 당장 뽑아들며 그에게 달려들
자세였다. 그 때 뒤쪽에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리며 한 여자가
컹에게로 달려왔다.
"꺄악!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컹은 갑자기 닥쳐온 상황에 당황하였고 옆에 있던 리사가 그 여자를
달래며 자초지종을 묻기 시작했다.
"이봐요 왜 그래요?"
그 여자는 몹시 떨고 있었다. 그리고 못볼것을 보았는지
그녀는 몹시 두려워 하고 있었다.
"트....트롤이...."
"트롤!"
순간 컹이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나 그의 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선 트롤이 마을사람들은 죽이며 이쪽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망할놈의 트롤이 마을을 습격했군..."
트롤은 덩치가 아주 큰 식인 괴물이었다. 녀석은 무기는 일체 사용하지
않았으며 맨손으로 사람들을 때려잡았는데 그 힘이 너무나도 세서 아무리
체격좋고 힘좋은 사내라도 녀석의 주먹에 한대 맞으면 뼈가 으스러지고
운이 나쁘면 죽기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젠장할... 저녀석이라면 힘들텐데..."
얼핏 보아도 트롤의 수는 7마리가 넘는것 같았다.
"걱정마 내가 도와주지"
언제 옆으로 왔는지 블리언이 황금색검을 뽑아들며 말했다.
"네 녀석과 같은편이 되긴 죽어도 싫지만 일단을 어쩔수 없겠군..."
컹도 왠만한 판단력은 있었는지 지금은 블리언과 같이 트롤들을
처리하기로 했다.
"리사 준비됐지?"
"오케이~!"
리사는 자신의 은검을 뽑아들고는 비장한 눈으로 트롤들을 쳐다봤다.
"자! 녀석들을 해치우자!"
그렇게 어느샌가 동료가 된 기사 컹과 기사 블리언 그리고 닌자 리사가
트롤들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야압!"
쉬익! 퍼어억!
먼저 블리언의 황금색검이 트롤의 오른쪽 어깨를 베었다.
"꾸웨애애액!"
하지만 트롤의 엄청난 생명력은 그정도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했다.
곧이어 트롤의 거대한 오른손 주먹이 블리언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피햇! 뭐하는거야 멍청아!"
컹의 고함소리와 함께 정신을 차린 블리언은 그 거대한 주먹을 잽싸게
고개를 숙여 피한 후 트롤의 배안쪽으로 파고 들어갔다.
"죽어라! 괴물 녀석!"
블리언은 트롤의 배를 있는 힘껏 황금색검으로 찔러 넣었다.
검은 녀석의 배에 잘 들어갔다. 트롤은 엄청난 고통을 느꼈는지
괴비명을 지르며 손을 휘둘렀다.
퍼억!
"우우?..."
그렇게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트롤의 손에 맞은 블리언은
맥없이 뒤로 날아가 과일가게의 벽에 부딪혔다.
"크엑... 아프다..."
블리언은 엄청난 통증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그도 그럴것이 옆구리의 상처도 치료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트롤에게 공격을 당했으니 그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었다.
"괜찮냐?"
어느샌가 컹이 트롤한마리의 목을 베어버리더니 블리언에게
물었다. 그의 뒤쪽에서는 리사도 은검으로 트롤의 목을 베고 있었다.
"이정도 쯤이야...."
블리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몸을 일으켰지만 그는 출혈이 아주 심했다.
그의 입과 옆구리에선 쉴새없이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순간 트롤의 거대한 주먹이 또 다시 블리언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고
블리언은 차마 피하지도 못한 채 눈을 질끔 감았다.
콰쾅! 빠드드득!
"크으읔..."
블리언이 눈을 뜨자 그의 앞엔 컹이 장검을 든채 트롤의 주먹을 막고
서 있었다. 하지만 트롤의 엄청난 힘은 막지를 못하고 장검은 박살난 채
컹의 옆구리로 그 트롤의 막강한 주먹은 굳게 박혀 있었다.
"쿨럭...쿨럭.."
컹의 입에선 엄청난 양의 피가 쏟아졌고 그의 갈비뼈는 최소한 5개는
뿌러진듯 했다. 사태가 불리하다는 걸 느꼈는지 리사가 트롤의 목에
박혀있던 은검을 재빨리 뽑더니 소리쳤다.
"젠장! 일단 피하고 보자! 이녀석들 장난이 아니야!"
하지만 컹과 블리언은 이미 엄청난 통증에 휩쓸려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보다못한 리사가 소리쳤다.
"남자 새끼들이 왜 그렇게 엄살이 심해!"
컹은 그런 리사의 말을 듣고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대로 앞으로 꼬꾸라지고 말았다.
"젠장!"
순간 리사는 잽싸게 이쪽으로 뛰어오더니 컹을 업고는 말했다.
"이봐 넌 혼자 걸을수 있겠지? 빨리 가자!"
하지만 블리언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더니 소리쳤다.
"난... 도망치지 않는다! 나의 긍지를 보여주겠어!"
"이런 바보야! 그런 긍지도 죽음앞엔 쓸모 없는거야!"
하지만 블리언은 황금색검을 치켜든채 이미 트롤에게 달려든 후 였다.
"이야아압! 죽어라!"
블리언의 검은 트롤의 왼쪽다리를 베어버렸다.
트롤이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자 블리언은 그대로 위로 뛰어올라
트롤의 배위로 올라타 그대로 검을 수직으로 트롤의 배에 내리 꽂았다.
푸욱! "꽤애애액!"
트롤의 배에서 대량의 피가 쏟아져 나왔으며 그런 초록색의 피를 블리언은
흥건히 뒤집어 썼다. 하지만 블리언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트롤의 배를 찔러대기 시작했다.
푸푹! 푸욱! 푹!푹! 푹푹!
"죽어라 이 개자식아!"
그런 블리언을 보고 있자니 리사는 왠지 소름이 끼치는 것만 같았다.
눈하나 깜빡 안하고 트롤을 잔인하게 난도질 하는 블리언을 보며 리사는
순간 블리언이 인간으로 보이지가 않았다.
그리고 리사는 그런 블리언은 어쩐지 죽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쳇! 잘해보라지!"
리사는 컹을 업고는 빠른속도로 트롤의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
블리언은 그 순간에도 다시 트롤들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는 연신 기침을 하며 피를 토해냈지만 블리언은 그런 자신의 몸의 부상을
무시한채 트롤들을 차례차례 잔인하게 난도질 해갔다.
-3시간 후 어느 골목-
"헉...헉....헉...."
리사는 컹을 업은 채 달리다가 한 골목을 찾아 이곳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옆에는 컹이 애처롭게 신음을 하며 입에서 피를 토하고 있었다.
"젠장할! 이봐 괜찮아? 컹! 정신 차려봐..."
하지만 이미 컹은 정신을 잃은 듯 했다. 그의 옆구리에선 피가 쉴새없이
나왔으며 얼핏 보아도 갈비뼈가 심하게 부러졌다는 걸 알 수 있을정도로
부상이 심했다.
"젠장! 어디 의료하는 곳 없나?"
리사는 컹을 골목에다 눕혀논 후 불안한 마음으로 의사를 찾아 돌아다녔다.
그렇게 찾아 돌아다니다 문득 리사는 블리언의 생각이 떠올랐다.
"그자식... 살았을까?"
리사는 갑자기 떠오른 블리언의 생각때문에 의사도 찾을겸 아까의 그 장소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녀의 앞에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서...설마.... 그자식이..."
그녀의 앞엔 10마리의 트롤들이 잔인한게 난도질 당한채 죽어 있었다.
어떤 녀석은 머리가 박살이 난 녀석 팔다리 등이 다 떨어져 나간 녀석
어떤 녀석은 배를 몇방이나 찔렸는지 내용물이 전부다 바닥에 흘러나와
흩어져 있었다.
"우?...."
그녀는 트롤 특유의 피 비린내를 맡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트롤의 시체를 보며 어떤 노인은 그 트롤들의 시체를
마구 걷어차기 시작했다. 그 노인을 보더니 다른 마을 사람들도 일제히 달려나와
죽은 트롤들을 마구 발로차고 칼로 찌르며 분풀이를 헤대고 있었다.
"왠지... 왠지 이사람들... 이상해..."
리사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시간이 많이 흘렀는지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이제 곧 저녁이군.... 앗차! 의사!"
리사는 컹의 걱정이 떠올랐는지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의사를 찾아갔다.
-여관-
"으...으음..."
"이봐 괜찮아?"
리사는 컹이 깨어나자 마자 급하게 물었다.
그녀는 컹을 의사에게 데려가 치료를 받은 후 컹을 업고 여관을 찾아
방을 잡고 들어와 컹의 옆에서 간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여긴 어디냐..."
"응 여관이야.."
순간 컹은 몸을 일으켰다.
"우?..."
일어서자 마자 옆구리의 통증이 온몸을 휩쓸었는지 컹은 얼굴을 찌푸리며
다시 침대에 쓰러져 버렸다.
"아직은 안돼... 무리하지마"
컹은 눈을 질끔 감은 채 물었다.
"트...트롤은?"
"응 전부다 해치웠어"
"그래.. 다행이군.."
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리사를 바라보았다.
"내...내 장검은..."
리사는 자신의 장검을 찾는 컹을 보더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미안해... 네 장검은 이미.."
"알아..."
컹은 미안해 할것 없다는 표정으로 리사를 바라보더니 돌아 누었다.
"혼자 있고 싶어...."
"알았어..."
리사는 방을 나서며 컹이 안쓰러운 듯 컹을 한번 쳐다보더니 문을 닫고 나갔다.
컹의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크읔... 죄송합니다...아버지... 흐흑..."
리사는 문밖에 서 컹의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들었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는
1층 광장으로 내려갔다.
"이봐 주인장... 여기 맥주 한잔..."
"옙!"
리사는 테이블에 앉아 곰곰히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도대체 그 블리언이란 녀석은 어떻게 된거지?"
그렇게 블리언에 대해 곰곰히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이 소란스러워졌다는걸
리사는 알 수가 있었다.
"이봐요 주인장 밖에 무슨 일 났어요?"
"잘 모르겠는 뎁쇼?"
리사는 여관문을 열고 밖을 한번 내다보았다. 밖에는 사람들이 허둥지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리사는 그 중에서 한 할머니를 부르더니 물었다.
"할머니 무슨 일 났어요?"
"아이구...아이구.. 말도 마쇼... 지금 좀비 수십마리가 마을을 습격했다오..."
"좀비라구요?"
리사가 놀라는데엔 이유가 있었다. 좀비란 것은 마을에 잘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좀비녀석들은 공동묘지 근처에서 숨어있다가 사람들을 덥쳐 잡아먹곤 했다.
그런데 좀비가 마을에 나타나다니 그것도 한마리가 아닌 수십마리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젠장! 지금 좀비들은 어디 있나요?"
"마을 입구에서 경비병들과 싸우고 있죠..."
"예? 경비병들은 좀비들에게 이길 수 없어요..."
"그래도 어쩌겠수? 저항은 해봐야지... 아가씨도 빨리 도망가요.."
할머니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서둘러 짐을 챙기고는 도망가기 시작했다.
리사는 얼른 2층으로 뛰어올라가 컹을 불렀다.
"이봐 컹 지금 밖에 좀비들이 나타났다"
"그래.. 알고 있어.. 창문으로 다 봤어.."
"어떻하겠어?"
지금 컹의 몸으로는 싸우기는 커녕 도망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 컹에게 리사는 도망갈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었다.
컹은 자신의 옆구리를 한번 쳐다보더니 말했다.
"지금은 몸도 불편하고.. 검도 없고... 일단 도망가지 그래.."
리사는 미소를 짓더니 컹을 부추켜 일으키더니 서둘러서 짐을 꾸렸다.
그녀는 컹과 함께 1층 광장으로 내려오더니 주인장에게 소리쳤다.
"이봐 주인장! 당신도 도망가는게 좋을거요! 그리고 여기 숙박비와 식비 5000페르카요"
리사는 5000페르카를 던져놓은 후 서둘러 여관을 나섰다.
저쪽 어두운 길 너머로 경비병들이 횃불과 창을 들고 좀비들과 저항하고
있는 모습이 어렷품이 보여왔다.
경비병들을 도와 싸우고 싶은 리사와 컹이었지만 일단은 도망가기로 했다.
하지만 리사는 도망가면서도 왠지 블리언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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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0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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