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여성시대 사람은책을만들고책은사람을만든다
원출처 : https://www.reddit.com/r/CrypticPark/comments/fujlap/working_at_an_amusement_park_girls_night_in/?utm_medium=android_app&utm_source=share
원작자한테 허락 받은 번역본입니다.
불펌 금지 허락맡고 퍼가주세요
수익 창출 목적(유튜브, 블로그 등)으로 퍼가시는 건 절대 금합니다
--------------------------------
[레딧] 놀이공원에서 일하는데, 괴물 중에 절반은 연기자가 아냐 12
나는 놀이공원에서 일하는데, 연기자 중 절반은 실제 연기자가 아니다. 지난번 글에서 말했듯이 오늘은 집에서 푹 쉬었다. 다리우스가 우리 양말인형을 잘 보살펴 줬을 거라고 믿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집에서 쉬는 것도 좋았다. 아침에는 몇 시간 동안이나 목욕을 했다. 욕조에서 나왔을 때는 노곤노곤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였지만 간만에 긴장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나는 낮 시간 내내 옷도 제대로 입지 않고 잠옷만 대충 걸친 채 전자레인지에 돌린 맥앤치즈를 먹으며 고든램지 쇼를 봤다. 밥을 대충 때우면서 요리 프로를 보다니, 조금 아이러니하기는 했다.
오후 4시쯤 누군가 초인종을 울렸다.
"잠깐만요!!" 누군가가 찾아올거라는 생각 없이 하루 종일 뒹굴거렸기에 나는 살짝 당황해 소리치고 방에 들어가 옷을 급하게 걸쳤다. 문을 열었을 때 밖에는 캐롤라인이 서 있었다.
캐롤라인은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나를 보는 순간 걱정된 표정으로 변했다. “세상에, 리아, 무슨 술집에서 패싸움이라도 한 거 같아!! 턱 어떡해… 진짜 아팠겠다!!”
“맞아, 아팠어.” 나는 그녀가 들어올 수 있게 비키며 말했다. “찾아올 줄 몰랐는데!”
캐롤라인은 눈을 찡긋하고 들고 있던 하얀색 봉투를 내게 보여줬다. “그래도 오길 잘했지? 간식 좀 가져왔어. 같이 좀 놀아도 될까 해서.” 그녀는 고개를 돌리더니 조금 멋쩍은 투로 말했다. “가끔 외롭더라고. 할리우드 구역에는 올리버밖에 없는데 걔는 나랑은 좀 안 맞아서.”
나는 미소를 짓고 캐롤라인에게 얼마든지 있으라고 말했다. 그녀는 엄청나게 기뻐했다.
우리는 영화를 한 편 틀어놓고 두어 시간 동안 이 얘기 저 얘기를 했다. 캐롤라인이 우리 집에 온 건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내가 피아니스트의 레스토랑에 놓고 온 지갑을 갖다 주기 위해 짧게 방문한 것뿐이었지만. 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우리는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오늘 캐롤라인이 엄청나게 착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얘기하다 보니 당연하게도 일 얘기가 나왔다. 나는 데일의 서랍장을 열어보고 네이선과 대화하며 알게 된 모든 것을 캐롤라인에게 말해주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만간 말해야겠지만 왠지 캐롤라인에게 먼저 말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끝내고 나자 캐롤라인은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바라봤다. 결국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키더니 중얼거렸다.
“살면서 들은 가장 슬픈 이야기인 것 같아… 그래도 우린 아직 포기하지 않았잖아? 아직 희망이 있을지도 몰라.”
나는 우리 둘의 잔에 아이스티를 따르며 그녀의 말을 들었다. 음료를 한 번 홀짝이고 나는 캐롤라인이 말을 이어가기를 기다렸다.
“근데 그 얘기를 들으니까 이게 기억나. 일한지 얼마 안 됐을 때 데일에 대해 알게 된 거야. 난 항상 데일이 못돼먹은 놈이라고만 생각하진 않았어. 그냥 너무 할 일이 많은 사람처럼 보였거든. 네 말이 진실이라면 데일은 등에 엄청난 짐을 지고 있는 거야. 그래서 데일이 알코올중독인가 봐. 그리고 다른 것도 그렇고.”
“다른거 뭐?” 내가 물었다.
“자해하는 거. 잠깐, 몰랐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 내가 왜 너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네. 데일이 항상 긴팔 옷을 입고 다니는 건 알지? 한번 데일이 할리우드 휴게실에서 손을 씻는 걸 봤는데 소매를 약간 걷으니 팔 뒤편이 보였거든. 근데 엄청나게 깊은 상처가 나 있었어. ‘e’처럼 생기긴 했는데 그냥 잘못 본 걸지도 몰라. 다친지 얼마 안 된 상처 같았으니 전날에 그은 거 같았어. 어쨌든 내가 쳐다보는 걸 눈치채자마자 소매를 내리더니 나가더라고.“
캐롤라인은 차를 홀짝였다. 왠지 모르겠지만 상처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왠지 중요한 문제 같아 더 탐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언제였는데?”
캐롤라인은 잠깐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잘 모르겠어. 꽤 됐는데, 내 생각엔 네가 일 시작하기 전이었던 것 같아. 왜? 이것도 중요한 걸까?”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 모든 게 다 중요할 수도 있지.”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나보다 여기서 더 오래 일했잖아, 혹시 2016년 할로윈이 어땠는지 기억나?”
“당연하지, 진짜 이상했어. 데일이 우리한테 엄청 오래된 바보 같은 노래 악보를 주면서 한 시간 안에 가사를 외우라고 했어. 그리고 다같이 둘러앉아서 노래를 불렀어. 진짜 바보가 된 기분이었는데.”
“혹시 어디서 그랬는지도 기억나?”
“트윈 베일 포인트였을걸. 아니다, 맞아 트윈 베일 포인트가 확실해.” 캐롤라인이 대답했다. 그녀는 내 질문에 약간 당황한 듯 보였다.
“2015년에는? 그땐 어디서 할로윈 했는지 기억나?”
“사탕나라.”
“믿기지가 않네…” 내가 중얼거렸다. “자, 들어봐. 매년 할로윈 때마다 공원의 다른 구역에 모이잖아, 근데 그게 의도적으로 선택된 구역 같아. 첫 번째가 트윈 베일 포인트, 그 다음이 할리우드, 공포, 사탕나라 순서야. 아니, 첫번째가 트윈 베일 포인트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 순서대로 돌아간다는 거지.”
“응, 근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캐롤라인이 물었다.
“그건 모르겠지만 어떤 의식이라는 건 분명해. 비연기자들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식인지도 몰라. 아니면 데일이 비연기자로 변화시킬 연기자를 고르려고 하는 걸 수도 있어. 데일이 직접 고르는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그게 무슨 말인데?” 캐롤라인은 불안해 보였다.
“네이선한테 독약을 먹이고 싶어서 먹인 게 아니잖아. 강제로 그랬다고 본인이 직접 그랬어. 데일도 그러고 싶지 않았던 게 분명해. 누가 그런 행동을 강요하는 것 같은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데일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거야. 명령에 안 따르면 어떤 일이 일어나길래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든 엄청나게 큰 일이 분명해. 작년 할로윈 기억나? 우리가 동그랗게 서 있을 때 뭔가 우리 뒤에서 돌아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났잖아.
그때 뭔가 더 거대한 게 소환됐었는지도 몰라. 먹이 사슬에서 비연기자들보다도 더 높이 있는 어떤 것. 그게 그런 결정을 내리고 있는 걸지도 몰라. 사람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작년 할로윈에 느낀 게… 우리를 확인하고 있었던 걸 수도 있어. 다음 타자를 고르려고.”
“그럴 수도 있긴 한데 우리 다 잘 살고 있잖아.” 캐롤라인이 반박했다. “데일이 네이선을 비연기자로 만들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네이선은 바로 전날부터 데일이 이상하게 행동했다고 했어. 어떤 명령을 받았든 데일은 급하게 따라야 했던 거 같아.”
“그건 맞아, 이상하네… 근데 만약 작년에 누구를 그냥 안 골랐던 거라면? 그리고 하나 더 이상한 게 있어. 데일이 우리한테 시키는 게 진짜 이상하단 말이야. 작년에는 무슨 강령술 같은 걸 했지만 그 전 해, 그 전전 해에는 그냥 이상한 짓을 시켰잖아. 그렇다고 우리가 뭘 물어본다고 대답을 해 주는 것도 아니고. 매년 수당을 더 주니까 우리는 계속 참여하긴 하지만. 굳이 왜 그러는 거지?”
“나도 모르겠어.” 캐롤라인은 등을 기대고 천장을 바라봤다. “혹시 그런 느낌 받아본 적 있어? 난 놀이공원에 있을 때 가끔… 모든 게 날 막아선다는 느낌이 들어. 넌 안 그래?”
나는 고개를 저었다.
캐롤라인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건 그나마 다행이네. 무슨 말이냐면 가끔 내가 늦기 직전일 때가 있어. 그래서 피아니스트한테 최대한 빨리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모든 게 다 나를 가로막는 거야. 앞에 사람들이 엄청 끼어든다거나 갑자기 나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질 않나… 한 번은 신발을 잃어버린 적도 있어. 그래도 한 번도 늦은 적은 없고 항상 간신히 시간을 맞추기는 해. 그렇지만 가끔은 공원이 내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듯한 느낌이 들어. 사람들이 죽기를 바라는 듯한 느낌.”
나는 캐롤라인이 손가락에 낀 실반지들을 만지작대는 걸 지켜봤다. 그 때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닌 듯 했지만 여태까지 눈치채지 못한 사실이었다.
공원의 각 구역에는 광장이 하나씩 있다. 네 광장을 연결하면 원이 그려진다.
구역 자체에는 딱히 순서나 형태가 없는 듯 했지만 네 광장은 원 위에 정확히 위치해 있는 듯했다. 캐롤라인과 나는 이 사실을 두고 조금 토론했지만 둘 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내지 못했다. 그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도 알아채지 못한 것이었다.
캐롤라인과 나는 조금 더 얘기를 나눴고, 밤이 되자 캐롤라인은 집에 갔다. 나는 다음 날 출근 준비를 시작했다. 모든 준비물을 챙기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결국 필요한 것들을 다 모았다.
댓글에서 네이선에게 새 옷을 좀 챙겨주는 건 어떠냐는 의견이 있었다. 나는 집에 있을 때 남성용 추리닝과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 꽤 편하고 널널해서 좋다. 본가에서 이사올 때 아빠 옷장에서 가져온 옷들이다. 네이선에게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시도해 볼 만할 것 같다. 그리고 햇빛 화상에 바를 수 있는 젤도 발견했다. 꽤나 유용하게 쓰이지 않을까.
지난번에 네이선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 그는 냄새가 나고 꽤 흐트러져 보이기는 하지만 수염이나 손톱이 자라지 않는다. 뭐, 갓 면도를 한 수준은 아니지만 말이다. 네이선이 비연기자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신체가 활동을 멈춘 듯했다. 마시거나 먹거나 화장실에 갈 필요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새 옷을 좀 입는다고 나쁠 건 없을 듯하다. 또 나는 집에 있는 간식을 다 모았다. 적어도 그가 뭐라고 맛있는 걸 즐겼으면 했다.
하나 더. 역마차에 네이선이 흡수되는 것처럼, 비연기자로 변하는 게 특정 물건의 영향이 아니냐며 채찍을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조언한 댓글들이 있었다. 그래서 채찍을 그만 가지고 다니려고 한다. 내 의상에 너무 애착이 생겼다가는 어느 날 의상을 벗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댓글을 보고 결정했다.
별 일이 없었는데 글을 써서 미안하다. 데일, 할로윈, 그리고 공원에 대해 캐롤라인과 내가 나눈 대화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몸이 많이 나은 것 같아서 다시 조사를 시작할 생각이다. 아, 그리고 옆집에서 월계수 가지를 하나 더 얻어왔다. 철로 된 못과 오래된 은팔찌도 함께 들고 다닐 생각이다.
-------------------------------------
**역주
예로부터 서양에서는 요정, 정령, 마녀, 늑대인간 등의 초자연적인 존재를 퇴치하는 데 은과 철이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문에 철로 된 말 편자를 매달아놓는 등의 풍습이 성행했고 죽은 이들의 영혼을 가두기 위해 공동묘지를 철로 된 울타리로 둘러싸기도 했다. 초자연적 존재에 대항하기 위해 은으로 된 총알이 개발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철 이외의 물질이 섞인 합금은 초자연적인 존재를 퇴치하는 데 큰 효과가 없다고 여겨진다.
도대체뭔데!!!!!!넘재밋당
하 존잼.....넷플 뭐해 제작해~~~
너무 흥미진진해 리아 행동력 쩐다
넘재밌다 여샤 잘보고있어~!
캐롤라인이 사실 놀이공원 윗선들 중 한패였다던가.....는 과몰입ㅎㅎ
이정도면 옆집 거의 아낌없이 주는 월계수나무네^^;;
zㅋㅋㅋㅋㅋ 아 이거 쓰는 작가 진짜 똑똑한거같아 어떻게 진짜 실제로 살아숨쉬는고같아 피드백이 바로바로 돼서 더 그런거도 있고 설정들이 너무 현실적인데;;; 대존잼
월계수 그냥 하나 사라!!
시히히히히발존잼 ㅠ ㅠ ㅠㅠㅠㅠㅠ
캐롤라인 걷들지마 ㅜㅜㅜㅜ
헠헠 존잼 미친 너무재밌어
도대체어떻게 된일일까ㅠㅠㅜ
헐...진짜 비연기자를 뽑는 현상같다니...
와.. 존나재밌어.,하미쳤어.....
존잼 존잼 존잼 헠헠헠헠헠
옆집도 ㅈㄴ웃기넼ㅋㅋㅋㅋ
캐롤라인은 가로막히고 리아는 가로막히지않는 그 차이가 뭘까ㅜㅠㅜ
리아 존나 똑똑..
작가 진짜 대단하다 바로바로 피드백하네
빨리 더 내용 무서워졌으면 두근두근
실제인것처럼 피드백하고 바로 적용시켜주니까 더 재밌엌ㅋㅋㅋㅋㅋㅋㅋ
존나재밌어.....
근데 비연기자 뽑는거면 진작에 뽑지 않았을가....네이선은 레스토랑 직원이었는데 뽑혔고 조슈아는 8년동안 안뽑혔으니 반드시 파트너여야하는건 아닌거같애
피드백하니까 더 실제같은 기부니가 든다 ㄷㄷ 쩐다 진짜
진짜 채찍 안 들고 다니는 게 중요한듯...
옆집은 계속 주는겨???ㅋㅋㅋㅋㅋ
ㅋㅋㅋ월계수 나무 걍 한그루 사자.. 그 구역은 돌아가면서 하는거 맞나보다. 채찍 생각도 못했는데; 데일이 싸가지 없는 이유가 있네.. 같이 일하던 사람을 괴물로 만들어야하니까 잘해주면 힘들잖아...ㅠㅠ
존나재밌다...난 왜 이제야 읽기 시작한걸까ㅠ 존잼이야 증말
데일도 원해서 하는거 아니구만 ㅠㅠㅠㅠ 핏줄로 이어지는 저주같은게 잇나봐..
너무 잼나다....
아니 그냥 일을 그만두는게 낫지않나..
문득 첫 문장 연기자들중에 반은 실제 연기자가 아니다 라는거..
예전에는 괴물들중에 라고 표기했었고
어느순간부터 바뀌었다는 여시들 말 보고 보니.. 할로윈때마다 의식(?)같은거 치르고나면 연기자들은 자기가 연기자라고 알고있지만 사실은 비 연기자인거 아니야?
아니면 아예 반대로 데일이 연기자들이 비연기자가 되는걸 막는 의식을 하는걸수도..?..
13편 링크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axJ/88562?svc=cafe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