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글 쓰다가 이런 글은 아무래도 본문으로 올리는 게 낫겠다 싶어서 글로 옮깁니다.
요새 MC몽 스캔들 관련해서 진중권이 날린 트윗 중 하나가 '고인드립'으로 욕 좀 먹고 있는 것 같은데,
솔직한 감상은 제가 진중권이라도 빡쳐서 딱 저 말 날렸을 거 같네요.
사실 이번 논란을 두고, 신해철이 살아있었다면 어떤 식으로 반응했을지는 대강 감이 잡히지 않나요.
전부터 '연예인에게 공인이라는 허위낙인을 씌우지 말라'는 기치의 선봉장이기도 했고,
MC몽 음원 1위하는 거 꼴보기 싫다고 '멸공' 운운하는 옛시대 노래 나부랭이로 음원차트에 반달리즘이나 해대는
특정 집단의 행태에 신해철이 동조했을 리 없다는 게 제 생각인데.
여기서 다시 진중권의 '고인드립' 논란으로 초점을 옮겨보죠.
어지간하면 아시리라 생각하는데, 진중권이 신해철과 개인적 친분/교류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다가
살아있었다면 이런 토픽에서는 뜻을 같이 했을 것이라는 추측에는 대부분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충분히 진중권의 해당 트윗이 납득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주변에 나랑 뜻도 얼추 맞고 교류도 종종 하던 동생이 있었어요, 근데 그 사람이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죽은 거죠. 아직 불혹인데.
근데 그 동생이 살아있었으면 둘이 같이 흰수작 날리면서 비웃거나 욕바가지 날려줬을 스캔들이 터졌네요?
자기는 평소대로 자기 소감을 트윗으로 남긴 거죠. 근데 거기다 대고 죽은 지인의 팬으로 보이는 유저가
(전제가 맞다는 가정 하에)고인의 생전 언행이랑 아주 정면으로 어긋나는 언행을 날리는 상황인 거죠.
저라면 이런 상황에서 굉장히 야마가 돌 것 같네요. 보통 사람이라면 이 상황에서 당연히 저런 말 나오죠.
대부분의 가십거리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죽은 지인이랑 자기랑 교류 있는 거, 사상 통하는 거 뻔히 아는 상황에서,
자기의 저 말이 고인드립으로 비쳐질 것이라고 생각이 미칠 리도 만무하고, 그런 걸 의도했을 리도 없을 겁니다.
흥분해서 워딩이 강하게 나간 건 맞고, 그런 의미에서 '표현의 완급'의 문제는 있을지언정,
대부분의 사람들 저 상황에서 빡쳐서 온갖 소리 다 나가는 게 보통이지 않을까.
물론 친정권씨 과거에 두 차례의 고인드립 전적이 있었죠.
첫 번째는 그래도 초범이고 사안이 사안인지라 '너무 나갔네' 수준이었다 치지만,
두 번째 경우는 뭐, 싸이코패스 소리 들어도 어쩔 수 없긴 합니다. 그건 맞아요.
근데 이번 경우는 그렇게 이해하는 게 오히려 해당 트윗에 대한 엄청난 몰이해 같군요.
진중권과 신해철 관련한 대부분의 정황이 '그 트윗은 고인드립이라기엔 좀...'이라는 결론으로 날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우선적으로 싸이코패스라니 고인드립이라니 하는 말부터 퍼붓는 호사가들이 너무 많군요. 여기 락치킨에도요.
뭐, 과도한 궁예질 혹은 감정이입질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지만, 이번 경우는 좀 다르다는 게 여하간 제 생각입니다.
솔직히 모르겠군요. 이 생각이 과도한 감정이입인지,
혹은 "명예훼손"에 준하는 악담들부터 퍼붓는 이들이 전혀 맥락을 이해 못하는 건지.
MC몽에 대한 호불호(여담으로, 병역 문제는 관심 밖이지만 일전에 호모포빅한 발언으로 개인적으로 MC몽을 극혐합니다만...)는
논외로 치고, '이번에도' 다들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서 이성으로 감정을 정당화하는 것 같습니다.
p.s. 강한 워딩과 소소한 sarcasm을 버티지 못하시고 악플 혹은 인신공격으로 인식하시는 유저분들이 계신 듯 하여ㅋ 원문 댓글의 주 논지만 가져오고 문투는 대폭 수정했습니다. bon appetit!
첫댓글 말 막하는건 사실이죠.
뭐 딱히 쉴드를 쳐줄 필요까지 있는 사람은 아닌거 같네요.
말 막 하는 건 사실 맞긴 하죠. 근데 이 경우엔 쉴드를 친다기보다는, '신해철이라도 진중권같은 반응 했을 거 같은데...?'라는 생각부터 당장 드는 입장에서 괜히 빡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다지 깊게 파헤쳤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그다지 세분화된 분석도 아닌데다가. 진중권의 '발언' 자체가 불쾌감을 주는 건지, '진중권'이 말해서 그런 불쾌감이 드는 건지 한 번 생각해 보심이...
@perfect stranger 대부분의 사람들은, 밑 댓글 중 하나에도 말했다시피 '너무 나갔네' 혹은 '그래도 적절한 처사는 아니었다' 정도로 생각하기는 할 겁니다. 애초에 싸이코패스 운운하면서 오버떠는 몇몇한테 진저리 떨면서 말하는 글이었는지라...;;
다만 진중권의 해당 발언을 논외로 하고 MC몽 스캔들 자체에 대해서만큼은 여전히 군중심리 혹은 특정 집단(예비역이라든가... 예비역이라든가... 예비역이라든가...)의 음모론 혹은 어깃장에 대한 신물이 먼저 올라오는 건 저로서도 어쩔 수 없군요...
p.s. 뭐, 전 진중권 그닥 좋아는 안 합니다;; 어쩌다 진중권 쉴더처럼 비쳐지긴 했는데, 애저녁에 저는 진중권이 까는 '좌익 소아병'에 좀 더 가까운지라(...)
@perfect stranger 맞아요. 말씀하신 바에 대해서는 저 역시 납득하는 바고, 다만 여기서부터는 병역 제도라고 하는 좀 더 근본적인 이슈 자체에 대한 의견차가 문제시되겠고,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상비군 체제 및 징집제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이지만 그 얘기는 '시민의 의무 회피'라는 논의를 중점적으로 논하기에는 약간 초점이 벗어나 있으니까 그 문제는 짚지 않겠습니다. 의무와 권리의 문제만 중점으로 봤을 때는 전적으로 MC몽이 잘못한 게 맞다는 건 누구나 동의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죠. 다만 진중권은 병역 의무라는 것 자체에 대해 '그것은 부당하게 지워진 의무이며 딱히 병역 회피에 대해 문제시하고 싶지 않다'는 마인드가 기본 탑재된 상태일 텐데,
@perfect stranger 아예 처음부터 그 점을 짚고 나서 MC몽 스캔들에 대해 얘기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상비군제/징집제 자체가 한국에서 헬게이트 오픈되기 딱 좋은 이슈인고로 논쟁은 더 산으로 갔겠지만...... 보태보자면 진중권의 논객 데뷔(...) 자체가 00년 무렵 군 가산점 관련 이슈였죠 아마. 그런 지점에서 본다면 진중권의 말이 아주 헛다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남한 사람들에게 병역이라는 게 그냥 기본적으로 '의무'라고 단단히 전제로 깔려있는지라. 그렇기 때문에 이번 스캔들은 '국민으로서의 의무' 차원에서 논의되는 게 당연한 것이긴 합니다. 병역 문제 자체에 대해서는 다른 판을 깔았어야 했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
적절하지 못한 언동이 꼭 이해불가능한 언동은 아니지 않을까요. 사실 굳이 길게 설명 안 해도 대충 '뭐... 이해는 간다만...' 하고 넘기는 사람은 많습니다. 혹은 '그래도 적절한 처사는 아니었다'라는 정도가 보통이겠죠. 싸이코패스가 어쩌니 저쩌니 그러니 저러니 하면서 거품무는 모습이 웃긴 이들한테는 뭐, 길게 설명 해줘도 모를테니...
님이 호모포빅이라 극혐인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병역 기피자라 극혐일 수 있고 나오지말라 할 수도 있는데 발끈해서 의식있는것마냥 어그로끄는건 볼성사납네요(진중권이요)
호모포비아와 병역기피자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그 결이 좀 다른 느낌인데... 병역기피자가 포비아들처럼 막 타인에게 극단적인 혐오를 드러내고 혐오범죄를 일으키고 그러나요...?
@Everyhome 제 생각엔 호모포빅보다 병역기피가 도덕적으로든 법적으로든 더 악질이라 생각됩니다만.....
@스콰이어는펜더를치고 예? [호모포빅보다 병역기피가 악질] 대목에서 빵터지면 되나요?
아마 진중권씨도 이렇게까지는 생각 안했을껄요. 진중권의 의견이 옳다 생각하시는 글쓴 분이 내린 합리화일 뿐이죠. 진중권씨를 좋아하시는 분이니 그의 스타일은 잘 아시겠죠? 진중권은 원래 상대를 조롱 도발하여 분노 속에 논리를 못 펼치게 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딱봐도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이 신해철을 추모하는 것처럼 보이니 그걸 건든거구요. 본인도 안하는 변명을 대신 길게 해주셨는데 성경구절을 풀이하는 성직자 같다는 느낌입니다.
진중권 안 좋아합니다만? 진중권이 MC몽을 '좋아해서' MC몽을 커버친 것이 아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