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금리 인상 임박…영끌족, 리스크 완화형 주담대 주목하라
부산·경남銀 등 15개 은행, 2년만에 관련상품 재출시
- 1년 단기 대출은 변동금리
- 3년 이상 땐 고정금리 고려
한국은행이 그동안 유지해왔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조정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연내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하겠지만,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한은이 이르면 다음 달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당장 6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월보다 0.1% 포인트나 올랐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지난 1년 새 1% 포인트 가량 뛴 가운데, 연내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역시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주택담보대출의 70% 이상이 변동금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구입을 위해 영혼을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영끌족’과 주식시장 활황에 빚을 내 투자한 ‘빚투족’들의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기에는 빚을 내어 투자하는 것보다는 대출축소 및 관리를 하는 빚테크가 필요한 시기다.
게다가 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 인상 속도보다 대출이자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대출 관리에 나선 금융당국은 법정 최고 금리 인하에 이어 금리 상승 리스크 완화형 주택담보대출 재출시 등 가계부채 잡기에 나섰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포함한 전국 15개 은행은 지난 15일 ‘금리 상승 리스크 완화형’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SC제일·씨티·대구·광주·제주·전북·수협은행 등도 이들 상품을 판매한다. 이 상품은 2019년에 출시됐으나 당시 금리하락으로 인해 외면받은 바 있으나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과 은행이 재출시를 결정했다.
상품은 ▷금리상한형 ▷월 상환액 고정형 등 두 가지 특약이 있다. 금리상한형은 금리 상승 폭을 연간 0.75% 포인트, 5년 간 2% 포인트 이내로 제한한다. 기존 대출에서 0.15~0.2% 포인트의 금리를 더해 평소에 이자를 조금 더 내더라도 금리 상승기에 이자 폭등을 회피할 수 있다. 신규 변동 금리 주담대를 받을 때도 가입할 수 있다.
가령 2억 원을 30년간 변동금리로 대출받아 현재 2.5%의 금리로 매월 79만 원씩 원리금을 상환하고 있는 A 씨가 금리상한형 특약에 가입하면 금리 상승기에 원리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금리가 1년 후 2% 포인트 오른다고 가정하면, 기존 변동금리를 적용한 상황에서는 원리금이 100만6000원이지만, 금리부담 증가를 연 0.75%로 제한한 금리상한형 특약에 가입한 경우에는 원리금이 88만4000원이 된다.월 상환액 고정형의 경우 10년간 금리 상승 폭을 2%포인트로 제한한다. 월 상환액 고정 기간을 10년으로 하되, 이후 일반 변동금리 대출로 전환하거나 월 상환액을 재산정할 수 있다. 이 역시 변동금리에 연 0.2~0.3%포인트를 더해 이용할 수 있다. 기존 대출자도 대환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사례의 A씨가 월 상환액 고정형상품으로 대환하면 10년간 월 상환액이 매월 81만1000원(금리 2.7% 기준)으로 고정된다. 10년 동안은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월상환액이 그대로 유지되며, 금리 하락 때 원금상환속도가 빨라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당분간 금리인상이 일정 수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면 고정금리(혼합형) 대출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1년짜리 단기대출은 변동금리를, 3년 이상 장기대출은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금리인상기의 현명한 대출인 셈이다.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법정 최고 금리가 이달부터 연 20%로 내려간 만큼 저축은행·캐피탈·카드사 등에서 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기존 대출자의 경우 연 20% 이하 금리 소급 적용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하고 있다. 자율적으로 금리 소급 적용을 하지 않는 금융사의 경우라도 재계약 등을 통한 금리 인하를 문의할 수도 있다. 혹은 다른 금융사 대출로 갈아타거나 정책서민금융상품을 통한 신규 대출이 가능하면 연 20% 초과하는 기존 대출을 신규 대출로 대체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