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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달에 친가에 내려갔을 때 부모님한테 들은 얘기야.
그리고 들은 얘기인지라 좀 이해하기 힘들지도 ㅇㅇ
일단 내가 겪은 에피소드.
내가 아직 친가에서 살았을 적에 근처 슈퍼에 셀프계산대가 설치되어 있었어.
[어린아이에게는 계산을 시키지 마세요.]
거기에는 이런 게 적혀 있었어.
혼잡할 때 애가 계산을 하면 더 복잡해지기 때문인 것 같았어.
여하튼 거기 줄을 서 있었는데
[어디서 본 적 있는데~] 이 정도로 면식이 있는 아이와 아이 엄마가 내 뒤에 섰어.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쯤 되는 남자아이였고, 카트 위에 앉아 있었어.
아이가 먼저 [내가 할게(셀프 계산대)] 라고 말을 했고,
여성은 [오늘은 엄마가 할게]라고 말을 했는데
그러자 아이가 [지랄하지 마 할망구야!!} 이러고 절규.
어린애가 갑자기 폭언을 하니까 진짜 시간이 멈춰버렸어.
[닥치고 내가 하게 두라고 할망구야!]
소리를 지르며 자기 엄마를 퍽퍽 때리는 소년.
주변 사람들은 더욱 얼어붙었어.
어? 이게 무슨 상황이지?
저 나이에 가정 내 폭력이야?
아니면 남자애들은 다 이런 건가?
나는 약간 패닉에 빠졌어.
아이는 멈추지 않고 [죽어! 죽어!] 이러면서
카트 위에 앉은 채로 엄마를 마구 발로 차댔어.
그 소동 때문에 옆을 지나가던 아이가 우뚝 멈췄는데,
그 애는 그 소년이 좋아할법한 장난감을 들고 있었어.
그걸 본 폭력 남자아이는 [저거 가져와!]라며 엄마에게 명령.
엄마가 안 산다고 하니 계란을 손에 들고 바닥에 퍼억!
[이딴 거 살 돈은 있잖아아아아아아!!]
절규하고 또 절규하는 소년.
말끝은 전부 절규였어.
[계란이 없으면 오므라이스 못 만들어.]
[시끄러어어어어어어]
[할망구가 만드는 밥 냄새난다고! 필요 없어!]
[죽여버린다 이 할망구야! 산 채로 태워버린다!]
390 :384:2011/09/19(月) 02:20:46.73 ID:e/1zV86A
보통 양아치들(웃음)도 새파랗게 질릴 폭언들을 토해내는 그 소년.
그리고 그것에 전혀 개의치 하지 않아 하는 애 엄마.
계란은 바닥에 깨진 그대로.
비정상적인 공간을 참지 못하고 나는 빨리 계산을 끝냈는데
뒤돌아보니 종업원이 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었고
애 엄마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고 있었어.
그러는 동안에도 카트에서 내린 소년은 엄마를 발로 차고 있었어.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집 내려갔을 때 엄마한테 들은 얘기야.
[그러고 보니 옛날에 이런 개판 난 상황 본 적이 있어.
엄마 뭐 아는 거 있어?]
[너는 이젠 여기 살지 않으니, 말해도 되려나.]
엄마는 그리 말하며 내게 그 일에 대해 알려주었어.
실은 그 아이(이하A)는 엄마인 줄 알았던 그 여성(B)의 양자이고,
B부부에겐 아이가 없었어.
친척 부부가 아이를 남기고 죽어,
다른 친척들이 시설에 보내는 건 불쌍하다며 반쯤 강제로 데려가게 했다고 해.
A는 처음에는 얌전한 아이였다고 해.
하지만 어떤 때를 계기로 갑자기 반항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했어.
(최근에 알게 됐는데 양자나 입양아는 이런 문제행동을 일으켜서
양부모가 어디까지 자길 용서해주는지 시험해보는 경우가 있다고 해.)
A는 동네에서도 유명해, 트럭이 옆을 지나가면 그걸 가리키며
[저기 치여서 고깃덩이나 되어버려!]
이런 말을 하고 죽인다던가 죽어 같은 말은 일상다반사라서
두 사람이 걸어갈 때면 [죽어―!] 이런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알 수 있다는 일화까지 있었어.
다들 애가 더 크면 B씨를 죽이는 게 아닌가 걱정했다고 해.
392 :384:2011/09/19(月) 02:21:42.62 ID:e/1zV86A
하지만 1년쯤 지나 A도 조금 잠잠해지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A가 고아원에 가게 됐어.
그때 나는 지금 남편이랑 동거를 하고 있어서 몰랐는데
A가 가출을 해서 난리가 났었대.
경찰에게 보호된 A가 B가를 부모님 주소라고 알려줬는데
B씨가 경찰이 데려온 A의 눈앞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해.
[우리집 애가 아니라서 모르겠습니다.]
경찰이 [아니 그래도 당신 아이 맞잖아요?] 이렇게 말해도
[낳은 아이가 아니니까요. 제 자식이 아닙니다.]
[생판 남이고 전혀 저와 관련 없는 아이입니다.
우리 집과 이 아이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남의 집 아이입니다.]
여하튼 A의 눈앞에서 [남의 집 아이]란 말을 연발해 모여든 주민들은 다들 넋이 나갔어.
그러는 동안 A는 계속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고 해.
그리고 얼마 전에 B네집 앞에 이사 트럭이 있는 걸 본 우리 엄마가
B한테 [어머 이사 가시나요?] 이렇게 말을 걸자 B씨가 긴 얘기를 시작했어.
그게 위에 적은 A를 억지로 떠맡게 된 친척 회의 얘기였고
엄마는 솔직히 친하지도 않는 나한테 왜 그런 개인적인 얘기는 하는가 싶었다는데
그 말에 의하면 A를 맡아 기르기로 한 집이 따로 있었다고 해.
두 집안이 자기네들이 데리고 키우겠다고 했지만
두 집 다 A가 원래 살던 곳과는 멀어, 기후도 사투리도 관습도 전혀 달라
근처에 있는 B네집이 더 좋을 거라면서 B집으로 정해졌다고 해.
393 :384:2011/09/19(月) 02:23:21.63 ID:e/1zV86A
[그럼 A군은 지금 그쪽 집에 간 건가요?]
엄마가 묻자 B씨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어.
[아뇨, 두 집 다 그 애를 거부했어요
제가 A를 계속 비디오로 찍어뒀거든요.
저를 때리거나 폭언을 하는 걸 전부 찍어뒀어요.
우리 집에서 쫓아낼 때 또 친척 회의가 열려서, 거기서 보여줬어요.
아무도 안 데려가죠, 그런 걸 보면.]
엄마는 이 시점에서 이 사람 좀 이상한 거 아닌가 싶었다는데
B씨는 멈추지 않고 말했어.
[물론 A도 있는 그 자리에서요.
A 그걸 보고 오줌을 쌌어요! 앗하하하하!]
엄마는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망설였는데
무심코 이렇게 말했어.
[근데 고아원에 가기 전에 A는 얌전해 보였는데...]
그러자 B씨가 이러는 거야...
[왜냐면 전 그걸 기다렸거든요.]
A군이 B네에 적응하는 걸 기다렸다는 건가? 무슨 소리지?
패닉상태가 된 엄마는 일단 인사를 하고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는데
B씨는 멈추지 않고 계속 말했어.
[꼴좋죠. A가 가출했을 때 결국 경찰이 우리 집에 억지로 A를 두고 갔어요.
그때 말해줬어요.
너는 아무 데도 갈 데가 없다고.
부모님이 죽었으니 포기하라고.
널 돌봐줄 사람은 없다고.
앞으로 고아원에 가서 널 보살펴주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놈들은 돈을 위해서 널 봐주는 것뿐이라고.]
그 말을 끝으로 엄마는 B를 무시하고 집에 돌아갔다고 해.
394 :384:2011/09/19(月) 02:24:39.49 ID:e/1zV86A
엄마가 말하길
[그 사람 완전 미쳤어.
원래부터 그랬던 건지, A군이 그렇게 만들어버린 건진 모르겠지만,
그건 이미 완전히 미친 상태였어.]
실은 딱 한번, A군이 고아원을 탈출하고 B네로 돌아온 적이 있었대.
물론 B씨는 절대 만나지 않았다는데
어쩌면 B네집이 이사를 간 것도
A군의 [돌아갈 곳]을 없애기 위해서 그런 게 아닐까...싶기도 해.
409 ::2011/09/19(月) 10:27:47.32 ID:kf+TxYh5
음?
고아원에 들어가기 전에 얌전해진 건
한 번 가출하고 393 후반 부분을 당했기 때문이야?
아니면 적응을 한 거임?
얌전해지는 걸 기다렸다는 건 후자인가?
근데 얌전해졌으면 가출을 안 했으려나?
누가 좀 알려줘
419 :384:2011/09/19(月) 15:54:28.29 ID:e/1zV86A
>409
내 짐작이지만
A가 자길 따르기 시작했을 즘에 B씨가 시설에 보낸다고 했고,
그 말에 충격을 받은 A가 가출을 한 것 같아.
참고로 B부부 둘 다 이사 가기 전이랑 같은 직장에서
지금도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B부부의 가정이 붕괴된 건 아닌 것 같아.
B랑 A 둘다 진성 미치광이인 건지는 타인인 나는 알 수 없지만
슈퍼에서 들은 A의 폭언은 진짜로 심했어
보통 이럴 때는 애새끼 빡치네~ 이 정도로 생각하는데
무섭다, 나도 발로 찰 것 같다...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웠어.
좀 애가 따르게 된 것 가지고 그 폭언과 폭력은 용서할 순 없지 않을까,
남의 일이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어.
출처: https://m.blog.navㅇer.com/saaya1217
첫댓글 와우.......;;;;
이거실화야,,??;;
A진짜 쓰레기다
와 다 모르겠다
[존나게] 죽기 직전까지 쥐어패면 다시는 안 그럴듯 ㅋ 진짜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음침하다
꼴좋네뭐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