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참다랑어는 전쟁中
글,편집: 묵은지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날씨가 선선해지니 그동안 참아왔던 날 음식이 서서히 생각
이 납니다. 필자인 묵은지는 평소 날 음식을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그 중에
참치회 많큼은 좋아합니다. 쫀득한듯 하면서도 입안에서 스르르 녹는 특유의 회맛
은 참치가 지닌 독특한 맛입니다. 하지만 이 참치회 가격이 보통 비싸야지요. 하여
간 이놈의 입맛 때문에 묵은지의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합니다.ㅋㅋㅋ
참치의 황제격인 '참다랑어'가 요즘 시즌에 맞춰 큰 관심을 받는다기에 묵은지가
촉을 바짝 세웠습니다. 참치 가운데서도 가장 각광받는 참다랑어가 수급 감소의
위기를 벗어나 활발한 양식으로 세계의 도처에서 식도락가의 식탁에 공급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참다랑어가 하도 고가의 어종 인지라 내노라 하는 양식
기술 좀 지니고 있다는 나라들은 애써 연구한 자신들의 양식기술이 행여 유출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염려를 하면서 연구에 몰입을 하고 있다 합니다. 이른바 바다의
노다지를 앞에 둔 '참치 양식 전쟁'이 일고 있다고 보아야 하겠지요.
아닌게 아니라 양식하면 어느 나라 못지않게 빠지지 않는 우리나라가 참치라고 못
할 것은 없겠지요. 그런데 이 참치 양식을 두고 각국 간에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일
고 있는데 특히 가까운 이웃나라인 일본은 치사하리 만치 우리의 양식 시도를 철저
하게 방해를 해오고 있습니다. 양식 기술은 물론 치어 공급조차도 철저히 외면하여
우리나라가 연구용으로 필요로 하는 치어 조차도 가까운 일본에서의 방해와 비협
조로 멀리 유럽이나 몰타에서 들여오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참치양식사업 시작은 매우 짧은 기간에 이루어 졌습니다. 지난 2007년,
통영 욕지도에서 민간 수산업체가 치어를 들여와 양식을 시작한 것이 그 시초 였습
니다. 2년 뒤에는 제주도 근해에 수중 15m아래 가두리 양식장을 세계 최초로 만들
어 본격적인 양식의 채비를 갖추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2010년 8월에 거세게
불어닥친 태풍 '덴무'로 인해 그동안 공들인 치어들을 한꺼번에 몰사 시키는 일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2011년 여수 금오도 근해에서 한 어민이 설치한 정치망에 몸무게 3kg의 어
린 참다랑어 118마리가 잡혔고 앞서 이미 어민들에게 당부한 사항이지만 '국립수
산과학원'의 연구원들에 의해 거문도 양식장으로 옮겨 지면서 자연에서 치어를 잡
아 양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012년에 불어닥친 태풍 '볼라벤'으로 또 한
번의 시련을 겪게 되었는데 다행히도 거문도 양식장은 삼면이 섬들로 둘러 쌓여있
어 태풍으로 부터 비교적 안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 태풍으로 인해 통영과 제주에 있는 양식장은 안타깝게도 거의 폐사가 되었습니
다. 이렇게 살아남은 거문도 양식장의 참다랑어는 118마리의 치어들 가운데 98마
리가 5년간 65kg이 넘는 성어로 자라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거문도 양식장에서 한
창 산란을 앞둔 튼실한 암컷과 뒤를 바짝 쫒는 수컷이 함께 유연한 유영을 하는 장
면을 심심치않게 볼 수가 있습니다. 때가 때인 많큼 지금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연
구원들은 모두가 매우 바빠졌습니다.
세계에서 일본에 이어 2번째로 성공한 참다랑어의 수정란을 수집하는 일로 바빠졌
기 때문입니다. 수집된 수정란은 모두 제주도에 있는 '미래양식연구센터'로 옮겨져
수정란들을 부화시켰는데 보내진 수정란 30여 만개 가운데 무려 95%의 놀라운 부
화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양식을 도입한지 불과 10년이 채 안되
는 짧은 기간에 수정란을 부화하는데 성공을 하는 성과를 달성하였고 성어로 까지
키우는 참치의 '완전양식'단계에 접어든 나라가 되었습니다.
참다랑어는 참치 중에 참치로 가히 최고급 어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획량이 현
격하게 줄어 한참 귀하게 여겨지던 2013년엔 일본의 한 경매에서 놀랍게도 참다랑
어 한마리에 우리나라 돈으로 수 십억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참다랑어를 우
리나라에서 완전 양식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앞으로 수산업 분야의 고부가가치 창
출에 한걸음 바짝 다가서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다랑어는 고등어과에 속하는 물고기입니다. 통조림이나 회, 냉동식품으로 사람
들에게 인기있는 물고기이며 몸길이 3m,몸무게는 약400kg정도입니다. 몇 해 전에
는 680kg이나 되는 참다랑어가 잡힌 적도 있습니다. 유선형의 모양을 한 몸으로
등쪽에는 청색을 띤 검정색이며 배쪽은 흰색입니다. 참치에는 참다랑어 뿐이 아니
라 여러 종이 있습니다. 종류별로 특징과 쓰임새가 달라 분류를 해 보았습니다.
①북방 참다랑어(혼마구로,블루핀튜나): 참치중의 참치로 요즘도 마리당 수백만원
에서 1~2억 원까지도 호가 하는 바다의 '로또'로 일컫는 최고급 어종이며 우리가
보통 일식집에서 '혼마구로'라 불리는 참치입니다. 9월에서 12월 사이에 일본의 혼
슈와 북해도(홋카이도) 사이를 지나는 참다랑어 잡이가 한창입니다. 이때 '쓰가루
해협'에서 잡힌 참다랑어는 '오오마산 참다랑어'라고 해서 일본에서는 최고급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②남방 참다랑어(미나미 마구로): 열대 해역을 비롯한 남반구에서 주로 잡히며 북
방 참다랑어의 뒤를 잇는 고급 어종으로 이 역시 혼마구로라 불리는 참치입니다.
크기는 북방 참다랑어 보다는 약간 작습니다.
③눈다랑어(메바치 마구로, 빅아이Big Eye): 눈이 유난히 커서 '눈다랑어'라 하며
참치 어종 가운데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참치 횟감입니다.
④황다랑어(키하다 마구로, 옐로핀튜나): 참치 어종 중에서는 횟감으로 다소 질이
떨어지는데 주로 초밥용이나 횟감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무한리필 참치 횟집 같은
질 낮은 곳에서 주로 쓰이지만 통조림용으로서는 고급에 해당합니다.
⑤날개다랑어: 기다란 날개가 있는 참치로 북미에서는 횟감이나 주로 통조림용으
로 쓰이며 횟감으로는 다소 질이 떨어져 우리나라에서는 소비가 적은 어종입니다.
⑥가다랑어: 활용성이 대단히 많은 어종입니다. 우리나라의 통조림이 대부분 이
가다랑어로 만들어 지며 일본에서 주로 육수인 '가쓰오부시'의 원료로 쓰이며 내장
은 젓갈로도 담가 먹습니다.
그밖에 참치의 종류로 '새치'가 있는데 주로 참치 횟집에서 무한리필하는 곳이라면
이 참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원래 '참치'라는 말은 참다랑어에 국한 되었지만 지
금은 다랑어와 새치를 모두 통상적으로 '참치'라고 부릅니다. 새치의 종류에도 황
새치,청새치,백새치,흑새치,돛새치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새치는 다랑어 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품질 좋은 황새치 뱃살은 가격이 비싸
고 그 맛이 일품입니다. 고단백 저지방 생선인 참치는 '고도불포화지방산(DHA)'가
풍부해 건강한 식탁을 위한 식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치의
다양한 종류와 부위별로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
서는 묵은지 역시 무엇이 좋은 참치인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아래와 같이 참치를
부위별로 맛과 특성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참치 부위를 이해하며 개인의 입맛에 따
라 선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가마살: 참치를 한마리 잡았을 때 양이 가장 적게 나오지만 부위 중에서 최고급의
육질을 자랑해 가격 역시 제일 비쌉니다. 고소한 맛이 강하고 쇠고기의 꽃등심과
비슷합니다.
눈살: 눈 주변의 근육 살을 말하며 참치의 전체 부위중 DHA가 가장 많다고 알려졌
습니다. 선명한 붉은색을 띠고 있고 지방이 거의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잘 사용하
지 않는 부위지만 국내에서는 인기가 많습니다.
목살: 입천장 아래쪽 부위를 말하는데 기름기가 많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
징입니다. 머리를 통째로 해체할 때 얻을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나오는 양이
많지 않습니다.
등지살(세도로): 뱃살과 붉은 살을 분리하면 기름기가 적당히 배어 있어 담백하
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대뱃살(오도로): 머리와 가장 가까운 뱃살로 참치 부위중 최고의 부위로 손꼽히
는 부위입니다. 지방이 촘촘히 마블링이 되어 있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
배꼽살: 생식기 주변의 살로 흰색의 지방 결이 단단하게 느껴질 정도로 씹는 맛
이 쫄깃합니다. 육질의 결이 곱고 전체적으로 윤기가 흐르며 단단합니다.
붉은살(아카미): 나무의 나이테처럼 둥근결이 나있으며 선명한 붉은 색을 띠고
있습니다. 지방이 거의 없고 담백한 맛이 나며 등의 정중앙 부위를 최고급으로
여깁니다.
중뱃살(주도로): 뱃살과 붉은 살을 제외한 중간 부분을 말합니다. 적당히 지방
이 배어 있어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깔끔하여 사람들이 많이 선호합니다. 배의
앞 부분 한가운데를 가장 좋은 부위로 여깁니다.
볼살: 육질이 매우 쫄깃하며 색깔이 비슷하여 쇠고기의 맛이 나 육회로도 즐겨
먹습니다. 스시 재료로도 사용되며 꼬치 구이용으로도 인기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 맛있는 참치회는 어떻게 먹어야 옳은 방법일까요? 물론 먹는 방법이야
개인적인 취향이 따로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방법에 따라 고유의 풍미를 한층더 느
낄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대개 참치회를 김에 싸먹는 방식은 참치의 지방
질 때문에 느끼한 맛을 없애려고 한 데서 비롯되었는데 참다랑어나 황다랑어와 같
은 고급 참치회는 김에 싸 먹거나 참기름에 찍어 먹으면 참치의 감칠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또 참치회에 레몬을 뿌리면 레몬의 산성이 참치회의 단백질을 산화시켜 회의 신선
도를 급격하게 떨어뜨리게 됩니다. 올바른 참치회의 먹는 방법은 고추냉이(와사
비)에 한 점씩 찍어 먹는 것이 고유의 맛을 최대로 음미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먹는
방법입니다.
참치회에서도 상당히 가격이 높은 부위인 스나즈리,스시야의 배꼽살.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치를 그저 일본인들이 즐기는 생선 종류로만 여겨 왔던게 사
실입니다. 하지만 참치가 지니고 있는 영양과 맛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참치횟
집이 늘어나면서 벌써부터 대중화가 되어 식도락가 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고 있
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참다랑어 양식이 활성화가 되면 이와같은 식도락가들
의 주머니 사정도 덜어 주며 양질의 참치 맛을 보게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더 나아가서는 소비량이 많은 일본에도 수출을 할 수 있게되고 소비량이 무한정인
중국에 까지 진출할 수 있어 미래 참다랑어 양식 시장의 전망을 매우 밝게 해 주고
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묵은지도 가까운 지인과 함께 적당한 가격의 참치 횟집
을 찾아 가볍게 소주 한 잔을 해야겠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