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에 기록된 단군신화

[안정훈]

原文(원문)

古朝鮮(王儉朝鮮) 고조선(왕검조선)

*원문에는 단군(檀君)이 단군(壇君)으로 표기되어 있다.

魏書云 위서운 乃往二千載 내왕이천재 有壇君王儉 유단군왕검 立都阿斯達(經云, 無葉山. 亦云白岳.在白州地. 或云 在開城東. 今白岳宮是). 입도아사달(경운 무엽산. 역운백악.재백주지.혹운 개성동.금백악궁시) 開國 號朝鮮 개국 호조선 與高同時 여고동시 古記云 고기운 昔有桓因(謂帝釋也) 석유환인(위제석야) 庶子桓雄 서자환웅 數意天下 수의천하 貪求人世 탐구인세 父知子意 부지자의 下視三危大伯 하시삼위대백 可以弘益人間 가이홍익인간 乃授天符印三箇 내수천부인삼개 遺往理之 유왕리지 雄率徒三千 웅솔도삼천 降於太伯山頂(卽太伯今妙香山) 강어태백산정(즉태백금묘향산) 神壇樹下 신단수하 謂之神市 위지신시 是謂桓雄天王也 시위환웅천왕야 將風伯雨師雲師 장풍백우사운사 而主穀主命主病主刑主善惡 이주곡주명주병주형주선악 凡主人間三百六十餘事 범주인간삼백육십여사 在世理化 재세이화 是有一熊一虎 시유일웅일호 洞穴而居 동혈이거 常祈于神雄 상기우신웅 願化爲人 원화위인 時神遺靈艾一炷 시신유령애주 蒜二十枚曰 산이십매왈 爾輩食之 이배식지 不見日光百日 불견일광백일 更得人形 경득인형 熊虎得而食之 웅호득이식지 忌三七日 기삼칠일 熊得女身 웅득여신 虎不能忌 호불능기 而不得人身 이불득인신 熊女者無與爲婚 웅녀자무여위혼 故每於壇樹下 고매어단수하 呪願有孕 주원유잉 雄乃假化而婚之 웅내가화이혼지 孕生子 잉생자 號曰壇君王儉 호왈단군왕검 以唐高卽位五十年庚寅(唐高卽位元年戊辰,則五十年丁巳,非庚寅也. 疑其未實) 이당고즉위오십년경인(당고즉위원년무진,즉오십년정사. 의기미실) 都平壤城(今西京) 도평양성(금서경) 始稱朝鮮시칭조선 又移都於白岳山阿斯達 우이도어백악산아사달 又名弓(一作方)忽山 우명궁(일작방)홀산 又今彌達 우금미달 御國一千五百年 어국일천오백년 周虎王卽爲己卯 주호왕즉위기묘 封箕子於朝鮮 봉기자어조선 壇君乃移於藏唐京 단군내이어장당경 後還隱於阿斯達 후환은어아사달 爲山神 위산신

數一千九百八歲 수일천구백팔세 唐裵矩傳云 당배구전운 高麗本孤竹國(今海州) 고려본고죽국(금해주) 周以封箕子주이봉기자 爲朝鮮 위조선 漢分置三郡 한분치삼군 謂玄菟·樂浪·帶方(北帶方) 위현토·낙랑·대방(북대방) 通典 통전 亦同此說(漢書則眞臨樂玄四郡. 今云三郡.名又不同.何耶) 역동차설(한서즉진림락현사군.금운삼군.명우부동.하야).

通解(통해)

위서에 이렇게 말했다

*『위서(魏書)』: 북제(北齊) 위수(魏收)가 왕명을 받아 지은 114권의 책. 조씨(曹氏)의 위(魏)와 구별하기 위해 『후위서(後魏書)』라고도 함.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에 단군왕검이 있었다. 그는 아사달 (阿斯達; 경(經)에는 무엽산(無葉山이라 하고 또는 백악(白岳)이라고도 하는데 백주(白州)에 있었다. 혹은 또 개성(開城) 동쪽에 있다고 한다. 이는 바로 지금의 백악궁(白岳宮)이다)에 도읍을 정하고 새로 나라를 세워 국호를 조선(朝鮮)이라 불렀으니 이것은 고(高)와 같은 시기이다.

*단군왕검(檀君王儉): 조선(朝鮮)의 시조. 환웅의 아들. 태백산 박달나무(檀木) 밑에서 났다고 해서 단군(檀君)이라 했다고 한다. 『조선세기(朝鮮世紀)』

**아사달(阿斯達): 단군이 조선을 세울 때 수도. 지금의 평양부근 백악산으로 생각됨.

*** 고(高): 중국 요(堯)의 代字. 요(堯)를 고(高)로 쓴 것은 단순히 고려 정종(定宗)의 이름이 요(堯)라 해서 이것을 피하여 음이 비슷한 고(高)로 썼다.

또 『고기(古記)』에는 이렇게 말했다.

”옛날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말함)의 서자 환웅(桓雄)이란 이가 있었는데 자주 천하를 차지할 뜻을 두어 사람이 사는 세상을 탐내고 있었다. 그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산을 내려다보니 인간들을 널리 이롭게 해 줄 만 했다. 이에 환인은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환웅(桓雄)에게 주어 인간의 세계를 다스리게 했다. 환웅(桓雄)은 무리 3,000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 마루턱(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妙香山)에 있는 신단수(神壇樹) 밑에 내려왔다. 이곳을 신시(神市)라고 하고, 이분을 환웅천왕(환웅천왕)이라고 이른다. 그는 풍백(風伯)· 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壽命)·질병(疾病)·형벌(刑罰)·선악(善惡) 등을 주관하고, 모든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敎化)했다. 이 때 범 한 마리와 곰 한 마리가 같은 굴속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항상 신웅(神雄), 즉 환웅에게 빌어 사람이 되어지기를 원했다. 이때 신웅이 신령스러운 쑥 한 줌과 마늘 20개를 주면서 말하기를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했다. 이에 곰과 범이 이것을 받아서 먹고 삼칠일(21일) 동안 조심했더니 곰은 여자의 몸으로 변했으나 범은 조심을 잘못해서 사람의 몸으로 변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혼인해서 같이 살 사람이 없으므로 날마다 단수(壇樹) 밑에서 아기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이 잠시 거짓 변하여 그와 혼인했더니 이내 잉태해서 아들을 낳았다. 그 아기의 이름을 단군왕검(檀君王儉)이라 한 것이다. 단군 왕검은 당고(唐高)가 즉위한 지 50년인 경인년(庚寅年; 요(堯)가 즉위한 원년(元年)은 무진(戊辰)년이다. 그러니 50년은 정사(丁巳)요, 경인(庚寅)이 아니다.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의심스럽다)에 평양성(지금의 서경)에 도읍하여 비로소 조선(朝鮮)이라고 불렀다. 또 도읍을 백악산 아사달로 옮기더니 궁홀산(弓忽山: 일명 方忽山)이라고도 하고 금미달(今彌達)이라고도 한다. 그는 1,500 년 동안 여기에서 나라를 다스렸다. 주(周)나라 호왕(虎王)이 즉위한 기묘년에 기자(箕子)를 조선(朝鮮)에 봉했다. 이에 단군(檀君)은 장당경(藏唐京)으로 옮겼다가 뒤에 돌아와서 아사달(阿斯達)에 숨어서 산신(山神)이 되니, 나이는 1908 세 였다고 한다“.

당나라 『배구전(裴矩傳)』에는 이렇게 전한다

”고려(高麗: 여기에서는 고구려를 말함)는 원래 고죽국(孤竹國:지금의 해주)이었다. 주(周)나라에서 기자(箕子)를 봉해 줌으로 해서 조선(朝鮮)이라 했다. 한(漢)나라에서는 세 군(郡)으로 나누어 설치하였으니 이것이 곧 현토(玄菟)·낙랑(樂浪)·대방(帶方: 북대방) 이다.“

『통전(通典)』에도 역시 이 말과 같다(漢書에는 眞蕃·臨屯·樂浪·玄菟의 네 郡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세 郡으로 되어 있고 그 이름도 같지 않으니 무슨 까닭일까?)

*『고기(古記)』 여기에서는 『단군고기』를 말한다. 『檀君本紀』라고도 한다.

단군의 사적을 기록한 최고의 문헌.

**신시(神市): 신정시대의 도시를 말함.

***천왕(천왕): 천자의 칭호. 고조선시대에는 천손(天孫) 사상이 있었다.

환웅(桓雄)을 천왕이라고 칭했다.

**** 호왕(虎王): 무왕(武王)을 말함. 고려 혜종(惠宗)의 이름을 피하여 호(虎)로 씀.

***** 장당경(藏唐京): 황해도 구월산 밑에 있는 지명.

******『통전(通典)』: 모두 200권으로 당나라 때 두우(杜佑)가 지음.

『삼국유사』, 이민수 옮김, (주) 을유문화사,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