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벨리우스에서 시벨리우스까지 시벨리우스 전문가들이 만나니 시벨리우스 그 자체
꽉 찬 북구의 감성깃든 올어라운드 사운드 폭발 국립심포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벨리우스 바협, 교향곡, 그리고 왈츠까지
시벨리우스가 가슴에 내려앉은 날
지휘 올라리 엘츠 Olari Elts, Conduct : 시벨리우스 지휘 콩쿠르 수상한 북유럽 음악의 대가
바이올린 박수예 Sueye Park, Violin :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 지휘자에 따라 카멜레온같이 변하는 팔색조 교향악단
[PROGRAM]
튀르, ‘템페스트의 주문’ (2014) *한국초연
Erkki-Sven Tüür, ‘Incantation of Tempest’ (2014) * Korean Premiere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 Op. 47
J. Sibelius, Violin Concerto in d minor, Op. 47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라장조, Op. 43
J. Sibelius, Symphony No. 2 in D Major, Op. 43
그리고 앵콜은 시벨리우스 "슬픈 왈츠"
J. Sibelius, Valse triste, Op. 44 No. 1
박수예의 시바협의 인트로는 얼음송곳으로 정수리부터 꽂아내리는 예리함이 아니었다
얼음망치로 뒤통수를 강타하는 것 같은 서늘하고 진한 타격을 맞고 어느새 피요르드 해안에 앉아있는 기분
그녀의 강인한 상완근의 떨림이 쏟아내는 현의 울림은 작년에 내가 들었던 섬세하고 가느다란 현의 비명이 아니라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현의 외침이었다
1악장 인트로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카덴차에 오니 박수예의 진가가 숨겨지지 않는다
고음, 중음, 저음 모두 찰지게 꽉찬 소리를 종횡무진 질주하며 뱉어내는데 아찔하면서도 가슴이 먹먹
2악장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고
3악장, 이 시바협 3악장을 박수예만큼 능동적이며 파워풀하게 연주할 이가 있을까
뒤에서 받쳐주는 국심의 리듬을 줄삼아서 박수예의 현란한 보우잉은 미친 줄타기 곡예같다
서늘하고 가슴시린 시바협일 줄 알았는데 뜨겁게 타오르는 용광로를 품은 빙하였다
시바협부터 심상치않았던 엘츠 지휘자가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에 오니
국립심포니를 어느 북구의 유럽악단으로 변신시켜놓는다
온몸을 불사르듯 포디엄이 좁을 지경으로 팔 다리, 머리, 그리고 눈빛까지 쏟아붓는 지휘에
국립심포니 단원들도 지켜보는 관객도 그의 열정에 동화되지 않을 수가 없다
1악장의 도입부터 스피디한 전개가 좋았고
오늘 국심 박자감, 리듬감은 최고였다
원래부터 잘하기로 이름난 저음현은 당연히 존재감 대단했고
현악합주, 목관 솔로, 금관, 타악 전 파트가 흠이 없다
여기가 예당이고 이 악단이 국심이 맞던가
2악장의 바순과 저음현 합주가 가슴을 후벼파서 뻥 구멍을 뚫어 놓으면
현악부 리치한 질감의 사운드가 휘몰아쳐 구멍을 메워준다
피날레까지 내내 몰입감 최고의 사운드로 마무리를 하고 커튼콜
그리고 앵콜의 시간이 왔다
잔잔한 현의 피치카토를 듣자마자 아,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이런 완벽한 시나리오라니....... 시벨리우스 슬픈 왈츠까지
시벨리우스의 세계에 잠시 초대받은 오늘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음악의 힘은 치유력이다
지친 몸과 마음의 고단함을 한큐에 날려주는 음악이란 대체 무엇이건대 이리 사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것일까
이번 주 내내 마치 잘츠부르크 축제 온 셈 치신다고 매일 공연 강행군인 어느 클덕의 얘기도
예당 로비를 스치며 마주치는 클래식 덕후님들의 행복한 눈빛도
그리고 바쁘고 골골하면서도 주3회 공연장에서 망연자실한 나자신도
그리고 단지 공연하나 보려고 1박 2일 일본까지 날아간 누군가도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음악이 대관절 무엇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