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은 경상북도 김천시 농소면 용암리(금송용암로 587-3)입니다. 저만치 백마산이 보이네요. 명당자리를 잡아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셨습니다. 잘 자란 백일홍이 양쪽에서 지켜주고 있습니다. 생전의 아버님께서 심어셨는데 뿌리를 잘 내려서 이제 어엿하게 자랐습니다. 할머니 쪽 백일홍 밑에 사랑하는 어머님의 유골을 모셨습니다. 살아생전에 그렇게도 엄마를 보고 싶어 하신 우리 할매 옆에 왔으니 이제 두 분의 소원을 풀어드렸습니다. 절을 올리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우리 할매는 내가 잘 자란 모습을 보셨는데 할부지는 일찍 돌아가셔서 보지 못했습니다. 어릴 때, 할부지는 막대기로 땅에 한문을 써가면서 공부를 시켰습니다. 훗날 공부를 잘해서 크게 호강하라고 이름을 '태호(泰鎬)'로 지었다고 하셨습니다. 아직 크게 이름값은 못했습니다만 이만하면 그래도 만족하실 겁니다. 우리 자손들 잘 보살펴주시라고 믿습니다. 저도 이제 칠십을 넘겼습니다. 머지않아 세 분이 계시는 곳으로 갈 겁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 해 열심히 잘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