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심한 지형, 맑은 물색 극복 작전 남해동부권 감성돔낚시 실전을 이렇게
남해 동부권 낚시가 어렵다고들 한다. 물이 맑아 물고기의 경계심이 강하고 수심의 기복이 심해 테크닉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두고 하는 말이다. 게다가 어자원 자체도 남해 서부권에 비해 적다. 결론적으로 마릿수 조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남해 서부권 낚시터는 물색이 흐린데다 수심이 고른 편이다. 수심이 고르다는 것은 물밑지형의 기복이 심하지 않다는 뜻. 이는 낚시하기가 수월하다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물색이 흐리니 물고기의 경계심도 약하다. 여기에 어자원의 우세가 겹쳐 남해 동부권보다는 낚시하기도 쉬울 뿐더러 조과도 뛰어나게 마련이다.
남해 동부권 낚시는 재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해 동부권 낚시만을 고집하는 꾼들도 많다. 그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우선 손맛의 우위다. 남해 동부의 감성돔은 남해 서부나 서해권의 감성돔과 비교할 때 같은 씨알일지라도 체고가 높고 살이 쪄 힘이 더욱 좋다고 한다. 둘째는 몸 빛깔의 아름다움이다. 물고기는 지역에 따라 보호색을 띤다. 때문에 물빛이 흐린 지역의 감성돔에 비해 그 몸 빛깔이 맑고 뚜렷한 것이다. 다음은 맛이다. 물론 개개인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나겠지만 남해 동부권의 감성돔이 더욱 쫄깃쫄깃하고 감칠 맛 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마지막으로 낚시의 재미다. 어렵지만 이리저리 채비도 바꾸어보고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해가며 힘들게 배워가는 과정이 재미를 준다는 말이다. 힘든 가운데서 낚아내는 찬란한 빛의 감성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감동을 준다는 것. 이런 몇 가지가 남해 동부권 낚시를 선호하는 꾼들의 이유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남해 동부권의 낚시는 남해 서부권에 비해 어자원이 적고 낚시 자체가 어렵다. 그렇다면 남해 동부권 낚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마릿수가 떨어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낚시가 어렵다는 것은 실력만 갖춘다면 극복이 가능하다. 그 실력이라는 것은 결국 남해 동부권의 특성을 파악한 이후에 가능하다.
기복 심한 지형은 찌매듭 적절히 활용
남해 동부권 낚시를 전문적으로 즐기는 꾼들은 이곳 낚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해결책의 첫번째로 기복이 심한 지형을 어떻게 공략하는가 하는 것을 꼽는다. 감성돔은 거의 바닥층을 회유하는 어종이다. 그러므로 채비를 바닥에 근접시킬수록 감성돔을 낚을 확률이 높아진다. 다시 말해 어떻게 미끼를 바닥에 가깝게 내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조과에 큰 영향을 가져오는 것이다. 남해 동부권 낚시터는 갯바위 근처와 갯바위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수심 차가 많이 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좌우의 수심도 현저히 다르게 나타나는 곳도 많다. 이런 기복이 심한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찌매듭의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공략할 포인트존을 몇 군데로 나누어 공략하는 구역에 따라 찌매듭의 위치를 바꾸어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갯바위 근처를 노릴 때와 다소 먼 곳을 노릴 때 수심을 달리해 가며 낚시하는 것을 말한다. 갯바위 지형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의 수심이 다를 수도 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수심을 조절해가며 공략 수심층을 달리해야 한다. 번거롭긴 하지만 효과적인 공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찌매듭을 없앤 전유동채비를 사용하는 것이다. 전유동채비는 찌매듭이 없으므로 수심이 낮은 곳부터 깊은 곳까지 다양한 수심층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것은 봉돌의 선택이다. 조류의 속도와 수심에 맞는 봉돌을 선택하는 것이 어렵긴 하지만 반복적인 경험으로 숙달시켜야 한다. 전유동낚시에서 밑걸림은 감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다. 만약 밑걸림이 빈번하게 생긴다면 봉돌을 너무 무겁게 채웠다는 증거다. 반대로 밑걸림이 거의 없다면 봉돌을 가볍게 채웠기 때문이다. 또 일정한 곳에서 반복적으로 밑걸림이 생긴다면 그곳에 수중여가 있다는 것이므로 뒷줄을 약간 팽팽하게 견제해 밑채비를 띄워줘야 한다. 밑걸림이 잦아 채비의 뜯김이 많다고 절대로 피해가서는 안된다. 그런 곳에 감성돔이 은신하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맑은 물색은 먼 곳이나 본류대 공략
두번째로 남해 동부권 낚시에서 극복해야 할 것은 맑은 물색이다. 맑은 물색은 경계심이 강한 감성돔에게 악재로 작용한다. 감성돔을 갯바위에서 멀어지게 하며 예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남해 동부권에서 밤낚시의 비중이 높았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낮에는 갯바위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감성돔이 밤에는 어둠을 틈타 갯바위 근처로 먹잇감을 찾아 접근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남해 동부의 낚시는 밤낚시다’ 라는 말이 정설 아닌 정설로 통했던 것이다. 물론 지금도 밤낚시가 맑은 물색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밤낚시만을 고집하던 출조패턴에서 많이 탈피해 낮낚시의 비중이 더 높아가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된 것은 릴 찌낚시가 대중화됐기 때문이다. 릴 찌낚시로 먼 거리나 본류대의 공략이 가능해지면서 변화가 가능해진 것. 낮에도 먼 거리까지 채비를 흘려 감성돔 입질을 유도해내 ‘남해 동부는 밤낚시’라는 고정관념을 바꿔놓은 것이다. 민장대낚시가 그 공략범위를 갯바위 근처로 한정짓는 데 반해 릴 찌낚시는 가까운 범위에서부터 먼 거리까지의 공략이 가능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결국 남해 동부권 낚시에 있어 맑은 물색이라는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선 밤낚시를 하든지, 낮에는 먼 곳까지 채비를 흘릴 수 있어야 한다. 먼 곳을 공략하기 위해선 원투성과 가시성이 좋은 찌를 사용하면 된다. 뒷줄은 너무 느슨하게 풀어줘서는 안되고 약간 팽팽한 정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먼 곳으로 찌를 흘려주다 보면 뒷줄 견제나 채비관리 능력도 자연스럽게 향상시킬 수 있다. 낚시를 하다 보면 고집스러울 정도로 갯바위 근처만을 공략하는 꾼이 있다. 그런 꾼은 남해 동부권의 낮낚시에서 좋은 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입질이 없으면 먼 곳까지 찌를 흘려보기도 하고 본류대도 공략해 보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낚시도 늘고 거기에 따라 조과도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