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블랙독 보셨지요?
대치고 정규 교사 채용심사에서 1차 필기시험에서는 고하늘샘이 1위이지만 수업과 실무 능력 등 2차 면접에서는 지해원샘이 고하늘샘보다 우위라고 했습니다. 박성순부장은 6년 동안 기간제교사로 근무하면서 살아낸 사람에 대한 예의라며 지해원샘을 추천하고
교무부장은 6년 동안 기간제교사로 근무했다는 것이 그의 실력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추천했습니다.
그러나 도연우샘은 1차 필기시험이 가장 객관적이고 무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지해원 샘은 쓸쓸하게 인사도 없이 학교를 떠났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6년동안 힘들었다며 배웅나온 은사인 교무부장에게 안아달라고 하는 데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데 눈물이 나네요.
12화는 바로 임용시험이 가장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것처럼 여기고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서 더욱 더 공감이 갔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고
기간제교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 스포츠 강사들을 임용시험을 안 봤다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한 것이 떠올라 분노스러웠습니다.
지해원샘은 6년 동안 근무하면서 3학년부에서 입시 설명회도 진행하고
학생들에게 친절하고 학생들에 대해 애정이 있는 좋은 선생이고
그동안 정규교사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아온 교사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늘 정규교사에서 밀렸습니다. 그 마음이 어땠을까요?
그 마음에 공감이 가기에 12화를 보며 눈물 흘렸을 선생님들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되는 절대적 기준이 시험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시험도 사실은 공정하지도 평등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은 경쟁을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국가는 국민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 합니다.
그런데 자본주의 국가는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합니다.
경제위기의 책임도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책임도 먹고 살아야 하는 책임도
모두 경쟁시켜서 능력 있으면 먹고 살고 능력 없으면 죽으라는 식입니다.
시험에 떨어지면 노력의 부족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말 노력의 부족일까요?
3시간 자고 밥 먹고 공부만 했는데 시험에 불합격한 사람은 노력이 부족했나요?
8시간 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공부했는데 합격한 사람은 무엇인가요?
우리 사회에 좋은 일자리가 더 많아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정말 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만 교사가 된다면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교사가 되고 싶지 않았으나 사범대에 갔고 교사자격증이 있어서 교사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직업을 자유롭게 경쟁없이 선택해서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기간제교사 생활을 하면서 교사가 되는 길은 시험이 아니라 실제로 교사로 근무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기간제교사여도 좋다고 생각하고 임용시험을 접었습니다.
임용시험을 공부하면서 마음도 몸도 황폐해지는 것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또한 시험에 붙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었고 0.01점 차로 떨어진다는 것에 미련이 없었습니다.
때로 3,4년 공부하고 시험에 합격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잠깐 나도 더 할 것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저는 기간제교사로 살아온 저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한 시간이 때때로 너무 힘들었지만 때때로 행복했습니다.
교사를 하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차별 당하고 고용불안에 시달리지만
학생들이 좋아서 예뻐서 교사를 합니다.
이런 분들이 안정적으로 교사를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차별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면서 억울한 생각을 했지만.
그런 제 경험이 이렇게 기간제교사를 위한 운동을 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정규직 전환은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지만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고용 불안이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싸우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싸우면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아직 변화를 이끌 수 있을 만큼 투쟁이 폭발적이지는 않습니다만
어떤 순간에 폭발적 투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순간을 위해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기간제교사의 목소리가 더 강하고 커야 합니다.
목소리를 강하고 크게 하려면 기간제교사들이 단결해야겠지요.
기간제교사노조로 단결해서 우리의 꿈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전국에 있는 기간제선생님들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우리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됩시다.
첫댓글 블랙독이 미스터기간제보다 훨 현실적이네요.
12화에서 잘 보면 지해원샘이 고하늘샘보다 총점이 0.몇점 높습니다. 그런데 필기는 고하늘 1등 지해원 5등... 둘의 차이는 정확히는 못봤지만 나름 큰 차이가 났을거구요. 그 말은 지해원샘은 필기에서 밀린 점수를 수업시연 및 면접에서 메꿨을 뿐 아니라 근소하게 고하늘샘에게 역전까지 했다는 거죠. 즉 '현장에서의 역량'에 있어 지해원 > 고하늘이라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부장회의에서 6년의 경력을 인정하자는 식의 주장은 아쉬웠습니다. 그것보단 '고하늘은 지해원보다 이론적으론 다소 앞설 수 있다. 하지만 지해원은 고하늘보다 교사로서의 역량이 뛰어나다.'라고 주장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교무부장의 서포트가 있었음에도 결국 교장은 줏대 있게 한쪽을 밀어붙이지 못했고, 결국 재단회의까지 간 끝에 부적격 판정을 내립니다. 즉 재단은 관리자의 소신 있는 주장이 없었기에 채용비리 관련 감사에 책잡히지 않기 위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것이지요. 나름 재단회의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교장이 줏대 있게 둘 중 하나를 밀었으면 결과는 달라졌을 겁니다.
저도 이쁜 여샘 좋습니다(;;). 하지만 이건 다른 문제입니다. 6년을 기간제를 했던 말던, 이번 채용은 지해원샘이 최종합격을 했어야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최종점수에서도 밀리지 않았구요. 수업 및 교무 능력을 입증받은 인재였기 때문입니다.
@블랙버드 사실 드라마에서의 모습은 채용'비리'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위원장님 본글에서처럼 이번 사례는 현 교직현장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필기점수 만능주의'로 인해 상대적으로 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경험과 실무능력이 경시된 것. 둘째, 관리자와 재단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양질의 교사 채용 및 학교발전의 기회를 놓치는 것.
결과적으로는 윗대가리들의 아쉬운 선택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된 두 선생님 다 너무나도 안타까웠고, 이런 학교 현장에 염증이 날 지경입니다. 답답합니다. 하...
1차 성적이 그리 중요하면 왜 면접과 수업시연을 봤을까요. 그냥 1차로 끝내지. ^^
남자라서 플러스.. 이 부분이 드라마에서 빠진듯해 아쉬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