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동구 이어 영도구도 인구 회복세… 원도심 부활 신호탄?
같은 원도심임에도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한 부산 동구와 영도구의 인구가 최근 증가한 반면, 중구는 인구 감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구쪽에서 바라본 영도구 전경. 김경현 기자 view@
동구에 이어 지역 내 ‘인구소멸 1위’ 불명예를 안은 영도구까지 부산 원도심이 인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축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서서히 전출 인구보다 전입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 반면, 원도심 가운데 면적이 가장 작은 중구는 여전히 인구 감소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신축 아파트 입주로 전입 늘어
2개월 연속 인구 증가세 유지
2023년까지 신규 입주 이어져
북항 재개발사업 배후단지 효과
동구도 2018년부터 매년 증가
재개발·재건축 없는 중구는 감소
21일 영도구청에 따르면 6월 영도구 인구는 11만 1685명으로 집계됐다. 5월 11만 1574명에 비해 111명 더 늘어난 수치다. 앞서 5월에도 인구가 4월 대비 187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야말로 오랜만에 관측된 2개월 연속 인구 증가세다.
영도구청은 인구 증가의 원인으로 1216세대 규모로 신축된 아파트 단지 ‘봉래 에일린의 뜰’ 입주를 꼽는다. 이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봉래2동의 인구는 아파트 입주를 시작한 4월 86명이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5월엔 1378명, 6월엔 757명이 증가했다.
동구에 이은 영도구의 인구 증가를 놓고 부산시는 ‘원도심 부활의 작은 신호탄’이라며 기대감을 보인다.
부산에서 가장 노령화 지수가 높은 자치구인 동구는 2018년부터 매해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2018년 8만 6912명이었으나 2019년 8만 8165명, 2020년 8만 8901명으로 집계됐다.
꾸준한 인구 증가에 동구에서는 노령층은 줄고 청년층은 늘어나는 등 세대 비중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2020년 인구통계 조사 결과 동구의 0~39세 인구는 2019년보다 2148명 늘어났으며 65세 인구는 1083명 줄었다. 다만 영도구는 2020년 39세 이하 인구 수가 전년 대비 2735명 줄었고, 65세 이상 인구는 1367명 늘어나 아직까지는 이 같은 현상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
영도구와 동구의 인구 증가 원인으로 지자체는 활발한 재개발·재건축을 꼽는다. 특히 동구에서는 북항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배후 단지에 대규모 신축 단지가 잇따라 들어섰다.
영도구도 역시 원인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영도구 내에서 아파트 공사가 이뤄지는 현장은 총 3곳이다. 동삼동 부산 오션시티 푸르지오(846세대), 청학동 우성스마트시티(262세대)는 내년 5월께 준공을 앞두고 있다. 동삼동 오션라이프 에일린의 뜰(1228세대)도 2023년 6월께 준공된다.
갖은 유인책에도 요지부동이던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서자 영도구의회 역시 20일 본회의에서 ‘부산광역시 영도구 인구정책 기본조례’를 통과시켰다. 이 조례는 5년에 한 번 인구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의무와 인구정책 관련 사업 단체에 예산을 지원할 근거를 명시하고 있다.
조례를 발의한 박지민 의원은 “구 차원의 인구 정책 수립에 필요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고용·교육·주거 등 사회구조적 원인을 근본적으로 분석하고 시행해야 인구 증가 정책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영도구는 올해 초부터 인구 활력화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 용역에 돌입했다.
반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전무한 중구는 같은 원도심임에도 여전히 인구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주민등록 소재불명자의 인적 사항을 삭제하면서 집계 인구가 1달 만에 648명 줄었다. 5월 31일 기준 4만 1209명이던 중구 내국인 인구는 6월 31일 4만 561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