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방생(放生) 못을 만들었더니, 어떤 이가 의아해하며 말하였다.
"고기를 못에 가두는 것은 비좁고 답답하여 활발하게 뛰놀게 하는 방안이 못 됩니다. 차라리 호수에 방생하거나 관하(官河: 정부에서 관리하는 하천)의 한 부분을 지켜 고기잡이를 금하게 하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이런 방법이야말로 방생이 아닌 방생입니다."
내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 말도 옳기는 하다. 다만 못과 호수와 관하의 이롭고 해로운 점을 들어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못은 비록 비좁지만 그물을 칠 수 없고, 호수는 넓다고는 하지만 밤낮으로 어부들의 그물질이 끊이지 않는다. 누추한 집은 그런대로 즐거움이 있고, 금곡원[金谷園: 진(晉)나라 대부호인 석숭(石崇)이 금곡에 만든 동산]은 부유하나 늘 근심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롭고 해로움이 상반이라 할 것이다.
또 관하를 지키는 것은 한계가 있고 고기떼의 출입은 때가 없어서, 밖에서 경계 안으로 들어오는 놈도 있고 경계 밖으로 나가는 놈도 있을 것이다. 경계 밖으로 나가면 어부들이 가만두겠는가? 차라리 못 안에 가두어 놓고 영원히 경계 속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롭고 해로움이 상반이라 하는 것이다.
또 활발하게 뛰놀게 하는 방안이 못 될 것이라고 의심하였으나, 한 비유를 들어 보리라. 좌선하는 스님은 조그만 방안에 머물면서 주기적으로 되풀이하여 경행(經行)하여 백천 리라도 아무 불편 없이 배회한다. 어찌 활발하게 뛰놀지 못할 것이 있겠는가?
또 한 가지 비유를 들어 말하리라. 요즘같이 평화로운 세상에서야 성안의 백성들이 성문을 여닫는 것을 귀찮게 생각하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도적이 쳐들어오면 성이 있는 것이 안전하겠는가, 성이 없는 것이 안전하겠는가?
어부는 도적에, 못은 성에 비유했거니와, 사람이 성으로 호위를 삼았다 하여 어찌 가두어 둔다고 생각하겠는가? 고기의 경우에도 이와 마찬가지인 것이다."
첫댓글 스님의 자비심에 머리가 절로 숙여집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세상사 모든 것에는 이로움과 해로움이 공존하는 것인데
해로움 보다는 이로움을 많은 것을 선택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