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풍방 풍객 호태경이
동네 노인분들과 관광버스 대절해서 문경새재로 단풍 구경 간다고 합니다
관광버스에 중절모까지 쓴 촌티나는 행색이지만
어쨌던 즐거운 소풍 다녀오시길 바라며
문경새재 바로 지척, 옆 짝에 조령새제가 있습니다
그 조령 세제 9부 능선 자락에 막걸리를 직접 빗는 분들이 있어요
오래 전의 일이지만 워낙 막걸리가 일품이라 아직 영업 중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막걸리라면 꺼뻑 하는 분이니 짬 내어 꼭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실망하시지는 않을 겁니다
오래전 삶 방에 올렸던 글로 조령새제 관한 내용이 포함되었으니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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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어귀에 은퇴자들을 위한 콘도를 짓고 있습니다
주택가에서는 더물게 높은 건물로 견고해서 웅장하게 보입니다
대학문 마을이라는 콘도 이름이 적혀 있지만
이곳 대학 졸업자에게만 입주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닐 텐데
대학 후문 근처라서 콘도 이름을 그렇게 정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곳 대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더욱이 입주비가 적지 않아 보이기도 해서
대학문 마을이라는 이름이 조금 껄끄럽습니다
저곳에 입주하면 근심 없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지
선전용 광고판에 노인 부부가 활짝 웃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 앞쪽을 스쳐 지나는 짧은 순간이지만
묘한 기분이 들어 잠깐 멈추고 지켜봅니다
각진 벽돌로 쌓은 건물의 흐트러짐 없는 단단한 모습과
둥글둥글해서 선량해 보이는 - 모난 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광고판 노인의 얼굴이 무척 대조적입니다
세월 따라 둥글둥글 부드럽게 변해가는 노인들이
저 철옹성같이 육중한 고층건물에서 선전판의 광고처럼 행복하고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야물고 탄탄하게 보이는 건물과
둥글둥글 물렁해 보이는 노인의 얼굴이
그래서 참 이질적으로 보입니다
오래전의 일이지만
주변의 사물과 사람이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는 생각을 깊은 산속에서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백두대간 중간쯤의 충청도와 경상도를 잇는 높은 고갯길을 조령새재라고 합니다
예전엔 하늘을 나는 새도 넘기 힘들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하지요
그 새재 꼭대기에 젊은 부부가 쉼터를 운영했습니다
고개를 넘는 길손들을 위했던 옛날 주막처럼
등산객이나 관광객을 상대로 숙식과 술을 파는 영업을 했지요
직접 빚은 막걸리가 일품이라며
일행들은 밤새워 술독을 전부 비우고 탄성을 질렀지만
산중에 퍼지는 고기 굽는 냄새와 불룩했던 주인의 쌈지 주머니가
예스러운 이름의 조령새재와 어울리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여겼던 것은
아마,
세상 잇속에 밝지 못했던 젊었을 때라 그랬던 것 같습니다
키 낮은 잡목을 헤치고 고갯길을 오르면
새재의 꼭대기엔 조령관문이 있습니다
근세에 이전의 성벽과 관문을 복원했다고 했는데
장방형 석재의 성벽과 관문은 웅장하고 단단해 보였습니다
가파른 고갯길을 오르느라 가빠진 숨과 땀을 다독이며
웅장해서 가까이 다가 서기가 망설여졌던 관문 앞에서 옛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
봇짐 하나에 나귀를 의지하며 힘들여 고갯길을 오르던 길손들은
눈앞에 턱하고 나타난 저 웅장한 관문을 마주하고선
그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요?
아늑한 주막의 뜨끈한 술국 끓이는 정경을 기대하지 않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옛사람들은
이민족과 마주한 접경 지역도 아닌 국토의 한복판인 산속에
게다가 키 낮은 잡목만 듬성한 한적한 고갯길에
무슨 까닭으로 저렇게 웅장하고 단단한 성벽과 관문을 세웠을까요
경상도와 충청도의 험준한 고갯길을 오가며 먹고살아야 했던
백성들의 가난한 봇짐을 헤집고
번쩍번쩍 정신 들게 사납게 볼기짝을 내려쳐서
나랏님과 고을 사또의 위엄을 위한 짓은 아니었던지
어울리지 않는 구조물이라 생각했지요
아마,
세상의 이치를 미쳐 깨닫지 못했던 젊었을 때라
세상을 다스렸던 사람들의 안목에 미치지 못한 탓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십 년도 훌쩍 지난 오래전 고국의 기억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국의 노인 전용 콘도앞에서 왜 갑자기 떠오르는지 이상한 일이지요
아무튼
저 노인 전용 콘도는
위압적인 고층 석재 건물보다는 부드러운 목재로 다듬어진 낮은 층수의 건물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보통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저 콘도 광고판의 노인들처럼
둥글고 편안해진 부드러운 모습으로 한결같이 변해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래전 조령 새재에서 쉼터를 운영했던 그 부부도
이제는 둥글둥글 편안해진 모습으로
세월처럼 잘 익은 막걸리를 빗고 있겠지요.
그리고
저는 나이를 먹어가지만 둥글둥글 편안한 모습이 아니라고 하니
부드럽게 변해가는 보통 사람 축에 들지 못하는
여전히 특이한 사람으로 남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은
조금씩 나이 들어가면서 모두 둥글둥글 편안한 모습들이겠지요?
첫댓글 그 동동주로 인하여 근처의 막걸리로 격하된 술들이 우후죽순 생겼다는 ....
문경세제 관문은 왜적을 대비하기 위한 방어용 관문으로 알고 있는데 ~
맞는지 모르겄소
진도아리랑이던가요 ?
그 두번째 가락에 문경세재와 진도와의 연관성도 찾아 보면 아리랑이 왜 아리랑인지 알 것도 같소 .
백두대간 소백의 삼대고개 중의 하나인 조령 ~
그래도 옛모습을 지키고 있으니 오늘 노인회관 단체 여행이 남다른 단풍구경이 되길 바라고 ~
혹시 옆자리 곱게 나이드는 할매라도 동석하면 로또 맞은거라 생각하고 404 호 너른 침심로 인도해 보기를 바라는 우정 !
ㅋㅋ ~
왜구들 노략질이 대단했다고 하지요
조선이 중앙집권 국가라 하지만 중앙의 행정력이 지방까지 콘트롤 하는건 불가능 했다고 해요
기껏 한다는 게 고을 사또 몇 내려 보내기나 하고
그래서 왜구들은 삼남의 지방 토호들과 결탁해서는 고려 조선 중엽까지 층청도까지 왜구들이 득세를 했다더만요
지방 토호들은 조선보다는 왜구와 가까웠다고 해요ㅡ 그렇게 하는게 백성들 지워짜기 한층 쉬우니까
조령 문경 관문이 생긴 이유이기도 할겁니다 - 뭐 맞는지 틀리는지 우야튼 단풍 생각~~
허허~
404호 갈려면 빵빵한 여인이지 우째서 할매하고 ~ 할매 선심 쓰는게 무슨 우정이고
조령 꼭대기 막걸리 이바구 인데
막걸리에 뭘 탓는지 마시고 나면 뿅뿅 가는기라
그래서 햇가닥 한 동료들이 주인부부를 마구 뛰어주니
세상 등지고 자연과 함께 하는 낙을 뭐하고도 안바꾼다나 뭐라나 ~
뛰워주니 신이 났는지 남정네는 K대 여인네는 E대 출신이라데
근데 넌지시 학교관련 몇가지 떠 보았더니 그냥 멍 하기만 하데~~ ㅎㅎ
장사 그런대로 되는듯 보였으니 자식들이 넘겨 받아서 아직도 영업중일걸~
@단풍들것네 21 세기 들어서 상당한 변화가 .....
각 고을마다 축제 축제 축제 .....
거기에 맞춰서 변화되는 곳 같습니다 ㅋ
단양에는 검정 콩 서리태로
빚은 막걸리 맛이 뛰어납니다,
도수도 높아서
얕잡아 봤다가는
앉은 뱅이 술이 되버리지요.
어른들 계시는 곳이
저렇게 삐죽 올라간 거 보다는
단풍님 말씀 처럼
낮으막한 집이 당연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가야 할 시간이 다가 오는 건가요..
ㅋ
ㅋㅋㅋㅋ
막걸리 이바구 하다가 와 갑자기 삼천포로
에혀 맞아요 맞고요 ~
지금 이리 웃고 떠들지만 곧 가야 할텐데 ~~~~~ 열심히 보람있게 후회없이 지냅시다~~
단양 ?
빙그레 ~~~^^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ㅎㅎㅎ
오래전 일이니 이제 오미자 막걸리로 바뀌었나 봅니다
저도 한 20년 회사 생활하며 그냥 어울려 다녔던 이전 이야기이니 요즈음 하고는 많이 틀리것네요 ~~~
옛적엔 탄광으로 먹고 살던 곳이 ~
살고 싶은 곳 중에 한 곳인데 ~
오늘 문경은 사과 축제로
사람들이 넘쳐 납니다요
이 시골 구석에 왠 난리 ㅎ
그럼 조령으로 가~
만닥고 사람 붐비는 그짝에서 얼쩡거리노~
@단풍들것네
사람들이 붐벼야 먹을게 생기구 여자두 본다구요 ㅋ
@호 태 분전이 말로는 404호 널느란 곳에 간다데 ,
좋것따~
무리는 마슈~
@호 태 여자 보기만 하믄 모하노 ?
ㅎㅎㅎ ~
전직 현지조달의 채홍사 ~ 오분전의 기술이 녹슬고 있구나 ㅋㅋㅋ
@오분전
@오분전
@오분전 고모산성
@호 태 노래 한 곡조 뽑아라
그래야 여인들 관심 쏠리지 ~
@오분전
산꼭대기라 여자가 없다 ㅋ
@호 태 비내리는 고모령
@호 태 기분 억세기 나뻐네~
본문은 내가 썼는데
와 오분전 한테 사진 보내노~
기분 팍 상하니 나는 이제 디비져 잔다 ,
댓글 자꾸 달지마 딩동댕 소음에 잠께게 하기만 해봐라 ~~
날씨도 좋은데
즐겁게 다녀오세요
그대신 뭐라도 한가지
들고오시는거 알지유~ㅎ
@지호
뱃속에 넣어서 가져 갈께요
@호 태
@호 태 고모산성으로
들려서
토끼비리 다녀온
생각이 납니다..
@지호 뭘 들고 오라고 ??
@스위트리 토끼비리???
단풍님에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시는 그 것이 맞을겁니다
산골에 그런 대형 건물이 서 있으면 그 산 속의 정서와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순수하신 눈으로 바라보시며 세상이 너무 상업적으로 흘러 가는 모습에 적지않이 실망 하신것 같습니다
산과 어울리게 친환경적으로 지었다면 지나는 사람들에 마음도 훨씬 푸근한 시선으로 바라 볼수 있을텐데요
옛 주막처럼 컬컬한 막걸리 한잔 지나는 과객에게 먹게 해 주는 주막이 필요하겠지요
네 오래전일입니다
이젠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건물 함부로 올리고
산속에서 고기굽지는 않겠지요
제가 쓰는 글속의 고국의 모습은 모두 오래된 내용들이라
어떨땐 독자들에게 미안스럽기도 합니다 ~~
@단풍들것네 요즘은 자연과 어룰리지 않게 짓던 집도 허가가 취소되서 그 또한 짓다만 건물이 철거 되지도 않은채 흉물이 되어있는 것을 가끔 볼수가 있답니다
최근 흥미거리가 하나가 추가되었다.
오늘은 지하철 타고 다니며..
풍주방 지적 흥미거리 = 삼각편대의 곡예비행을
모바일로 보며.. 웃으며 허기진 마음을 채운다. ㅎ
각설하고 두가지 입력하고 찾아갈 계획도 세웠다.
ㅁ 조령새재 9부능선 부근에 막걸리 집이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있을까?
있다면..꼭 찾아가야지 !!!
ㅁ 문경새재 제2문 조곡관 부근의 단풍이 다음 주
중으로 절정일 것이라고 하는데..
올 5월 초순 경 문경새재 길을 3문 조령관까지
걸으며 길 양옆의 울창한 활엽수를 보다가
가을 단풍이 죽여줄 거야 되내었는데..
벌써~~ 그 가을 ..단풍 이어라~~~
ㅎ 너무 심하지요, 자제를 해야 할텐데요 ~~
문경 조령쪽이 깊은 산골이니 단풍도 절경이겠군요
재미있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