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그
- 윤혜화
환영합니다
폐공장 담벼락과 아스팔트 사이 플랫폼 ‘틈새로그’
작은 생명들의 대화방
운영자 민들레 인사드립니다
밟히고 쫓겨나 버려진 틈에 터 잡은 풀들
누구나 로그인 없이 접속 가능합니다
납작 엎드리든 널리 퍼지든
몸짓으로 소통하는 우리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패턴은 없습니다
한 뼘 공간의 빼곡한 몸들
비바람이 몰려와도 시시각각 업데이트됩니다
숨겨진 꽃들도 햇살에 눈 뜨고
바람에 잎사귀 흔들어 보입니다
무성하게 오래 서 있는 댓글은 환영하지만
칡넝쿨 같은 휘감는 댓글은 사양합니다
꿋꿋이 살아있는 초록 안부
찬바람 불어도 웬만해서 세션은 끊기지 않지요
끊임없는 접속으로
꽃 피는 순간, 씨앗 맺을 때
틈새는 업로드
새싹 댓글 씨앗 숨소리 점점 커집니다
씨앗이 있고 한 줌 흙이 있는 한
‘틈새로그’는 번창합니다
ㅡ계간 《시와소금》(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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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발달한 지식정보화 사회라서 어떤 정보이든지 로그인이 가능해졌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민초들도 한 두마디 훈수가 가능해졌고
경제에 둔감했던 서민들도 코스피 9000돌파에 새가슴이 되어 갑니다
저마다 그럴듯한 근거와 주장으로 음모론까지 연기를 피울 수 있으니
세상을 덮는 먼지구름이 가라앉지 않습니다만,
틈새로그하는 이들에게는 세상이 그저 꽃밭이고 화폭입니다^*^
시시각각 업로드되는 세상사에 온통 댓글 천지여도 칡넝쿨 같은 댓글에
휘감기지 마시기를 비손하는 휴일 아침에 불교방송 백팔배에 귀 기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