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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랑 부산에 놀러 가려고 해요. 해운대 가고 싶다고 해서요. 해운대에 해수욕장 말고 또 뭐가 있나요? 볼거리랑 먹을거리, 여행 동선 좀 알려주세요!” <서울, 김철수 24세>
설레임과 풋풋함이 묻어나는 청년의 질문에는 응당 성실한 답변이 필요할 터. 그것도 이렇게 더워지기 시작하는 지금 이때 ‘타이밍’까지 잘 맞췄다면야 더욱 그렇다. 광양 매화며 하동의 벚꽃을 기다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휴가 질문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벌써 여름이다. 여름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게 더위와 피서(避暑) 아니던가. 여름 고민의 백미 ‘피서 어디로 갈 것인가’를 생각할 때가 왔다.
자, 해수욕을 즐겨보아요!
해운대 해수욕장 |
부산 해운대는 빼놓을 수 없는 여름 대표 휴가지. 한반도 동남쪽 해안 도시 부산이 품은 수많은 해수욕장 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공간이다. 국내 관광객 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일광욕을 즐기러 해운대 앞바다를 찾는다.
여름이면 해운대가 축제로 일렁이는 이유다. 매년 여름이면 해운대를 무대로 펼쳐지는 모래축제와 국제무용제 등도 흥을 더한다. 이들 축제는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여름이 진해지는 8월 경이면 해운대해수욕장 등지에서 부산바다축제까지 더해진다. 근처 송정해수욕장에서 펼쳐질 송정해변축제도 한여름 밤의 열기를 더할 것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언제든 찾을 수 있지만 모래축제 기간은 짧다. 일주일도 되지 않는 기간에만 ‘모래 예술’이라고도 불리는 모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축제가 끝나면 모두 본연의 모래알로 되돌아간다. 어린 시절 “두꺼바 두꺼바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노래하던 모래 장난은 여전히 꼬마들에게 인기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모래로 파고든다.
동백섬에서 시작하는 해운대 여행
동백섬 등대와 동백섬에서 바라본 해운대 해수욕장 전경 |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아마 한번쯤 해운대와 마주한 적이 있을 것이다. 부산역에서 전철을 이용한다면 동백역이나 해운대역에서 내리면 된다. 지금은 연륙교(동백교)로 연결되어 연륙도가 되어버린 동백섬. 이곳부터 시작한다면 동백역에 내리는 게 빠르다.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바라보는 광안대교와 해운대 백사장 야경은 부산 야경의 포인트. 반드시 기억해두자. 동백섬에서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해안길은 보는 재미와 걷는 재미 모두 맛볼 수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다.
부산 동백섬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바라본 광안대교 야경 |
동백섬 해안길 끝자락과 해운대 해수욕장이 시작되는 지점에 웨스틴 조선호텔이 있다. 여기부터 본격적으로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고운 해운대 모래사장의 해질 무렵은 연인이며 가족들로 가득이다. 파라솔이나 수영복 등을 빌릴 때에는 해수욕장 곳곳에 비치된 <스마트 비치>를 이용하면 편하다. 바다 멀리 펼쳐진 신비의 섬 오륙도도 찬찬히 살펴보자. 밀물과 썰물 때 섬의 개수가 5~6개로 바뀐다고 오륙도라 이름 붙었다는 전래가 재미있다.
해수욕장 바로 뒤 뭍에는 ‘바다마을’이라 이름 붙은 포장마차촌이 펼쳐진다. 부산어묵과 떡볶이 등으로 허기를 채우기도 좋고 해삼·멍게 등의 해산물에 가볍게 소주 한잔 더하기도 무리 없다. 이 뒤로 시원하게 뚫린 해운대 해변로에서는 부산역이나 기장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스마트한 해운대 휴가를 즐기기 위한 필수 정보 <스마트 비치> |
해운대 앞바다를 마당삼아 숙박시설도 제법 많다. 고급 호텔부터 모텔, 그리고 게스트하우스까지. 숙박시설은 제법 많지만 찾는 이들이 워낙 많아 휴가 시즌 해운대에서 묵을 예정이라면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숙박가격도 만만치 않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즈니스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굳이 ‘뷰(view)’가 좋은 곳을 찾지 않아도 괜찮다. 해운대 해안을 따라 커피 전문점들이 2층에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커피 한잔 하면서 바다를 바라 볼 수 있으니 이걸로 대신하면 어떨까.
해운대 해수욕장과 바로 뒤에 자리한 포장마차촌 바다마을 |
다양한 먹을거리 가득한 골목에 걷는 재미 쏠쏠한 해안도로까지
해운대 바다를 등에 두고 해운대역으로 향하는 길. 골목골목마다 음식점이며 주점이 가득이다. 부산 별미로 꼽히는 밀면이나 돼지국밥, 순대 등을 기억해 두자. 해운대구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해운대 왕돼지국밥(051-742-1212, 부산 해운대구 중1동 1671)이 유명하다. 진한 국물과 잡내 없는 맛이 일품이다. 돼지국밥과 수육정식, 순대, 밀면 모두 맛볼 수 있다.
부산 별미로 꼽히는 돼지국밥과 순대 |
부산 별미로 꼽히는 밀면 |
너무 많이 먹어 내일 입을 수영복 몸매가 걱정된다면 미포항~청사포항~구덕포항까지 걸어보자. 2시간 안팎이면 가능하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가까운 순인 미포·청사포·구덕포를 묶어 ‘삼포’라고 부른다. 회나 조개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삼포를 모두 걷기 무리라면 미포 항 근방에서 청사포항까지 이어지는 문탠로드로 대신해도 좋겠다. 특히 푸른뱀의 전설을 품은 청사포항은 빼놓지 말자.
구덕포항에서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송정해수욕장이다. 해운대구 소속이지만 위세 드높은 해운대 해수욕장 덕분에 상대적으로 훨씬 조용하게 여름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송정에서 더 위로 올라가면 부산 가장 외곽에 자리한 해안가 기장(대변항)과 닿는다. 해운대역에서 버스로 약40분, 택시로 8000원~1만원 정도 필요하다.
해운대에서 회를 맛보고 싶다면 미포항이나 청사포항 또는 구덕포항으로 이동하면 된다. 푸른뱀의 전설을 품은 청사포가 많이 알려져 있다 |
해운대 해수욕장 앞뒤 좌우로 무엇이 자리하고 있는지 감이 오는가. 대부분의 여행은 ‘어디’보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함께 할 ‘소중한 사람’과 매력 만점의 해운대에서 다가올 여름을 즐겨보자.<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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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해운대에서 냉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