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無其心(심무기심)
신흠(申欽:1566~1628)
본관은 평산. 자는 경숙(敬叔), 호는 상촌(象村)· 현 옹(玄翁).
어려서부터 문장으로 이름이 높아 이정구(李廷龜)·장유(張維)·이식(李植)과 함께
‘월상계택(月象谿澤)’이라 불리는 조선중기 한문 4 대가의 한 사람이다.
1586년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에는 삼도순변사 신립(申砬)을 따라 종군하였다.
1627년 좌의정이 되었고, 정묘호란이 일어나자 소현세자를 받들고 분조와 동행했다.
이후에 영의정에 올랐다.
1628년 7월 29일 병에 걸려서 한성부 집에서 죽었다.
문집에 『상촌집』이 있다.
안으로 그 마음을 관찰하고 살펴보면
內觀其心 내관기심
그 마음도 없는 것이요
心無其心 심무기심
겉으로 보이는 그 형상도
外觀其形 외관기형
그 형상 또한 없는 것이다
形無其形 형무기형
멀리 내다봐도 그 물질은
遠觀其物 원관기물
그 물질은 더더욱 없는 것이다
物無其物 물무기물
*
삶이 空手來空手去(공수래공수거)란 말이 있다.
가진 만큼, 먹은 것만큼 다 내놓고 가야하는 게 자연의 이치이다.
내 몸도 내 것이 아니요,
내 마음도 내 마음이 아닌 것이다.
영원불멸한 것은 없지만
마음의 주인으로 산다면,
살아생전 마음에 아름답게 담아 놓은 것은
전부 자기의 것이 된다.
금강경(金剛經) 대승정종분(大乘正宗分: 자성 중생을 제도함이 마음 닦는 대승종지이다) 에는
다음 같은 말씀이 있다
何以故? 須菩提! 若普薩 有 我相 人相 衆生相 壽者相 卽非菩薩
하이고? 수보리! 약보살 유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즉비보살
(註解)
“여러분! 삶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까닭은 몸은 수많은 생명의 집합소고, 중생심은 뭇 생명의 온갖 의식으로 아침 다르고 저녁 다름에도, 한철만 사는 가짜 나를 의지처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에 주인을 세워 삶을 맡기면 안달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아상(我相): 고정됨이 없는 나를 고정되게 보는 ‘나’라는 관념과 먹고 사는 습에서 자기만을 위하는 마음으로, 예를 들면 무식하거나 유식하거나 ‘내가 이만하면 됐지’하는 오만과 자존심이 된다. 이는 자기 중심으로 사물을 보는 고집과 개인적인 사상과 학문적인 주관 등으로 “내가 아니면 안 된다” 할 때가 되고, 몸이 나라는 착을 벗어나지 못하는 1인칭의 마음이 된다.
**인상(人相): 상대를 대할 때 ‘너’라는 관념과 ‘내가 한다’는 마음으로, 나를 높여 보거나 나를 무시하는 의식이나 행동 등. 이는 금권에 아부하고 약자에 군림하거나 차별하는 행위가 되고, 남녀를 분별하거나 이성적 의식에서 오는 2인칭의 마음이 된다.
***중생상(衆生相): 제 3자를 관념에 두는 ‘우리’라는 의식으로 짐승을 하열하게 보거나 , 대중 속이나 풍족함에서 고독을 느끼거나, 부처나 하나님 등을 존숭하고 자신을 비하하는 중생이라는 생각이나, 명예를 추구하는 영웅심 등 3인칭의 마음으로, 예를 들면 교주는 절대자고 신도는 범부라는 생각 등이다.
**** 수자상(壽者相): 초조하게 느끼는 마음이거나, 시간이나 공간 관념에서 생기는 조급한 마음과 몸을 사랑하는 애착과 벌레나 맹수에 물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과 고공 공포증이나 무서움을 느끼는 마음이다. 이는 수억 정자 중 한 정자만 선택되어 태어나는 생존경쟁에서 비롯하므로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나, 나이와 경력 등 밥그릇 수로 상대를 얕잡아 보는 것이나, 예쁘고 싶고, 늙은 모습이 추하게 보이는 것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 육신을 나라 하면 자식이나 친인척을 위해 욕심을 내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는 금생일 뿐 부부가 죽어 옆집에 태어나도 , 심지어 자기 집 축생으로 태어나도 알지 못함에도, 이런저런 애착을 가지면 윤회의 소굴에 들고 삼악도에 빠지면 후손들이 잘 안 되므로, 모든 삶을 주처에 일임하면 내가 아는 것은 주처는 더 잘 알므로 삼세의 인연을 삼세의 인연을 다스리는 ‘아개영입 무여열반’이 된다. 마음에 심주를 세우는 상구보리를 하면 불성이 원자가 되어 몸 속의 나쁜 것은 태워 원인을 없애는 하화중생이 저절로 일어나게 된다. 이는 몸은 가화합이 때문이며, 모습은 공생의 현상이고, 수상행식은 중생의 공심, 공용, 공체, 공식하는 기능으로 찰나도 고정됨이 없음에 있다. 그 도리는 순환법칙(윤회)에서 생기지만 수레바퀴가 축에 의해 구르듯 만법에도 중심이 있어 정신이 물질로 나타나게 된다. 이 같은 만법의 중심을 내면에 둘 때 자성 중심이 서로 자기를 고집하는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의 지옥고가 무너지므로, 몸은 한 철이고 마음은 영원함을 믿는 대신심을 가지고 상구보리를 구하라 한다. (下略)
☞ 금강경 번역본은 아래의 책에서 가지고 옴.
『달마 선법으로 본 금강경』, 역저 이창우, 여시아문,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