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지난 16일 ‘감은사지 삼층석탑’ 설치
제주공항 “인천공항과 법인 달라” 연계성 배제
인천국제공항이 불기 255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한차례 홍역을 치르면서 장엄등을 설치,
제주국제공항의 내년 봉축 연등 설치에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인천공항 내 국보 제112호인 ‘감은사지 삼층석탑’ 장엄등을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인천공항 측은 “특정 종교시설물 설치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조계사는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종교편향을 규탄하는 항의법회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열었다.
항의 법회를 봉행된 지 하루만인 16일 인천공항공사 최영열 영업본부장이 조계종 문화부를
방문해 “연등회 보존위원회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인천공항은 연등회 전통등을 부처님오신날인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 간 밀레니엄
홀에서 불을 밝혔다.
이에 따라 도내 제주국제공항에도 입도 관광객 1천만 시대를 맞아 내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둬
한국의 문화 우수성을 알리는 장엄등을 제주공항에도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제주불교연합회와 제주불자들의 노력으로 제주도청․제주도의회․제주지방경찰청 등
도내 대표 관공서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청사 로비 및 입구에 연등을 밝히며 부처님오심을
도민과 함께하고 있다.
더욱이 제주중앙지하상가는 성탄절에 트리를 장식하면서 지난 2007년부터는 매년 자체 예
산을 편성, 부처님오신날을 맞아서도 연등과 장엄등의 등불을 밝혀 종교간 상생은 물론 지
역상가를 찾는 도민들과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호평을 받아왔다.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 인천국제공항공사처럼 제주국제공항도 지난해를 제외한 매년 자체
예산을 편성,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해 종교 간 갈등의 씨앗을 남겨왔다.
본지가 이와 관련해 제주국제공항 담당자와 전화 통화 결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국제
공항공사에서, 제주국제공항은 한국공항공사에서 관리하면서 법인 자체가 다르다”며 “인천
공항에서 연등 설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보고된 바가 없다”고 인천공항과의 연계성을 배제했다.
또한 담당자는 “현재 공식문서를 통한 정식적인 제안이 없다”며 “향후 제주불교연합회가 제
안이 들어온다면 차후 검토할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도내 불자들은 “인천공항이 정작 크리스마스에는 기독교 상징물인 트리를 공항 내에 설치해
점등식까지 개최하는 등 종교편향 여론의 뭇매에 겨우 인천공항에 장엄등을 설치했다”며 “
지난 한해 트리를 설치하지 않았지만 자체예산을 편성, 거의 매년 트리를 장식해온 제주공항
도 종교 간 상생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보다 내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봉축등을 설치, 1
천만 관광객 시대를 맞아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려나가는데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3-05-29 오전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