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의 길을 따라 걷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조선일보사. 교보문고가 「길 위의 인문학」의 주제에 따라 매월 시행하는 행사의 하나인 「퇴계의 길을 따라 걷다」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주최측에서 35명, 일반인 신청자 중에 선발된 35명, 모두 70명이 관광버스 2대에 분승하여 3월 26일부터 27일까지 1박 2일간 탐방 여행을 다녀왔다. 조선일보 신문을 통해서 신청한 사람이 450여명인데 용케도 안동사범 동기 이용걸군과 나 김정태가 운 좋게 선발되어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특별 게스트로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철학 박사)인 최창호 교수와 대하 장편소설 '객주'의 작가인 이야기꾼 김주영씨, 천 가지 목소리의 주인공 성우 배한성씨, 그리고 퇴계 후손으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인 이원태 박사와 함께 탐방 여행을 했다.
일정표는 아래와 같았다.
일 차 |
시 간 |
내 용 |
비 고 |
1일차
3월26일
(금) |
07:30〜11:30 |
◦ 서울→안동댐 도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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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12:30 |
◦ 중식 |
안동댐 부근(까치구멍집) |
13:00〜14:30 |
◦ 초청강연회(신창호, 이원택) |
안동시립도서관 |
15:10〜16:30 |
◦ 도산서원(알묘謁廟 포함) 탐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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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0〜17:30 |
◦ 퇴계종택 / 강연 김주영
◦ 퇴계 묘소 탐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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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18:40 |
◦ 석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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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20:00 |
◦ 예던길(단천교 ↔전망대) 탐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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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3월27일
(토) |
07:30〜08:30 |
◦ 석식 |
한국국학진흥원 |
09:20〜10:20 |
◦ 조식 |
한국국학진흥원 |
10:30〜12:00 |
◦ 예던길(농암종택↔옹달샘) 탐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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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13:00 |
◦ 중식 |
청량산 입구 |
13:00〜14:00 |
◦ 청량산(청량사) 탐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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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1800 |
◦ 청량산 → 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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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에 아침 7시에 집합하고 등록하여 7시 30분에 출발하였다.
안동댐 아래에 도착하여 먼저 ‘까치구멍집’에서 헛제삿밥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안동을 처음 찾는 일행들은 헛제사밥을 맛있게 들며 모두 신기해 했다. 식사 후 안동댐 보조댐에 지어진 월영교(月映橋)를 걸으며 그 운치를 맛보았다. 그런데 김휘동 안동시장께서 안동한지로 지은 두루마기를 곱게 차려 입고 안동소주를 여러 병 들고 식사 자리에 마중을 나오셔서 우리 일행을 환영해 주셨다. 식사 후 강연회 자리까지 동행을 해 주셔서 무척 고마웠다.
안동댐 아래 보조댐에 걸린 월영교(月映橋) -분수가 뿜으면 더 아름답고, 밤에 조명을 받으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고려대 최창호교수님의 강연
안동시립도서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고려대 최창호 교수님의 「인문학 퇴계의 길을 따라가다」의 강연에서 퇴계 사상의 핵심인 “경-敬”에 대해 아주 확실한 공부를 했다. “敬”은 바로 인간의 자기 깨달음이란다. 퇴계의 저서 “자성록(自省錄)”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인간 내면의 ‘성찰(省察)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단다.
안동시 "콘텐츠박물관" 앞에서 일행을 환영하시는 김휘동 안동시장님
강연회를 마치고 도산서원으로 가서 퇴계선생의 사당인 상덕사(尙德祠)에 대표 알묘자 3사람 중 한사람으로 퇴계선생 신위(神位)에 알묘(謁廟)하는 영광을 얻었다.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과거시험을 치렀다는 시사단(試士壇)을 바라보며 성우 배한성씨가 낭송하는 퇴계의 시를 음미하기도 했다.
도산서원 전경
안동을 추로지향이라 하는 연유를 설명하는 퇴계 후손 이원태 박사님
그리고 “퇴계 녀던길”을 걸었는데, 아래의 시를 음미하며 걸었다.
도산육곡(陶山六曲) 중의 한 부분인데
古人도 날 몯 보고 나도 古人 몯뵈
古人을 몯봐도 녀던 길 알패 잇네
녀던 길 알패 잇거든 아니 녀고 엇덜고
(현대어로 풀이)
古人도 나를 못 보고 나도 古人을 못 보네
古人을 못 봐도 실천하던 길은 앞에 있네
실천하던 길 앞에 있는데 그 도리를 어찌 따르지 않으리
옛 선인(성현)들이 행하던 일을 아는 나(퇴계 자신)는 그 성현의 행동(행실)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는 시인데 우리도 또한 “녀던길”을 걸으며 퇴계의 “敬”을 생각하며 그 길을 걸었다.
녀던길 전망대에서 단체 기념 촬영
"녀던길"에서 안동사범 동기생 이용걸군과 함께
안동시 토계동 앞 낙동강 상류의 맑디맑은 물과 아름다운 산천을 퇴계께서 충분히 반할 만한 절경이었다. 걷는 이의 마음을 정화해 주는 것 같았다.
퇴계 종택에서는 작년에 101세로 타계하신 李東恩公의 喪中이신 宗孫 李根必씨를 뵙고 종택에 높이 걸린 “추월한수정-秋月寒水亭”이란 현판 설명을 들었다. 가을이 깊어 물이 차가우면 물이 한없이 맑아져 가을 달빛에 비친 물속이 바닥까지 훤히 드려다 보이듯, 사람도 마음이 그와 같이 맑아 속을 들여다봐도 속속들이 맑아야 한다는 의미라 해설을 해 주셨다.
퇴계선생 종택
“추월한수정-秋月寒水亭”이란 현판
종택 마당에서 작가 김주영씨로부터 우리 전통 고가(古家)와 종택의 가옥에 대한 강의를 서서 들었다. 소설만 잘 쓰시는 분인줄 알았는데 자기 분야도 아닌데 상당히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셔서 놀랐다.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저녁과 이튿날 아침까지 숙식을 했다.
제2일 일정으로 하계 종택 앞에 있는 “독립운동 기념비”를 보고 후손 이원태 박사로부터 하계마을 한 동네에서 20분의 독립 유공자 포상을 받은 내력을 설명 들었다. 한 마을에서만 스무 분이나 포상을 받은 마을이라니...웬만한 한 郡의 포장자 수와 맞먹는 수이다.
하계 마을 앞산 퇴계 묘소엘 올라 간략한 제물을 올리고 일동이 큰절을 두 번 드렸다. 유언에 따라 묘비문(墓碑文)이 아니고 묘갈문(墓碣文)으로 간소히 조성한 묘소를 참배하고 어제 ‘녀던길’을 걸으며 생각했던 걸 되새겨 보았다.
퇴계선생 묘소
헌작하시는 고려대 최창호 교수님
다음은 농암(聾巖) 종택 탐방이다. 농암 이현보 선생은 ‘어부가’를 지은 문인이기 이전에 존경할만한 한사람의 선비였던 16세기의 농암 이현보(1467-1555)이다. 부모를 모시기 위해 지방근무를 자청하기도 했던 이현보(1498년 과거급제,연산군 4년). 그는 그곳에서 민생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목민관의 본을 보여 주었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자 때때옷을 입고 춤을 추었기에 '때때옷의 선비, 농암 이현보'라 불리기도 한단다.
낙향 후 농암은 고향에서 아홉 노인들과 자연을 벗삼아 교제를 나누며, '애일당 구로회'(愛日堂 九老會)를 만들기도 했다. '애일당(愛一堂)'은 이현보의 별당(건물)이다.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며 지내던 이현보에게 여러 차례 벼슬을 올려주며, 임금(조선 명종)은 한양으로 다시 올 것을 종용했지만 사양하고 앞강 분강(汾江)의 물소리를 벗 삼아 여생을 보냈다.
건물로는 농암 종택(聾巖 宗宅), 긍구당(肯構堂), 명농당(明農堂), 분강 서원(汾江 書院), 농암 사당(聾巖 祠堂), 농암 신도비(聾巖 神道碑), 애일당(愛日堂), 강각(江閣)이 있고 경관이 좋은 명소로는 경암(景岩), 학소대(鶴巢臺), 한속담(寒粟潭), 벽력암 등이 있다.
농암 종택에 있는 긍구당(肯構堂),
학소대(鶴巢臺) 와 애일당(愛日堂),
친구 이용걸과 작가 김주영선생 그리고 나 김정태
마지막 일정으로 청량산을 찾았다. 5〜6년 전에 찾았던 청량산이 아니었다. 정화 작업을 하고 시설지구(施設地區)를 따로 조성 했으며 ‘하늘다리’라는 구름다리를 만들어 ‘청량산 육육봉(淸凉山 六六峰)’을 찾는 사람이 전에 비하면 폭주하게 만들었다.
40여 分間 짧은 코스의 등산을 하고 나서 점심 식사 후 우리 일행은 마지막 일정으로 낙동강 상류의 강변에 조성된 30여 分間 ‘녀던길’을 걸었다.
친구 이용걸과 성우 배한성씨 그리고 나 김정태
점심 식사는 맛깔난 산채정식으로 했는데 또 봉화의 어느 분께서 ‘옥수수엿술’을 여러 병 보내 주셔서 일행들이 분위기를 업 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번 탐방 길은 마음의 창고에다 곡식을 그득하게 채우는 그런 탐방 여행이었다. 선인들의 행적을 더듬으며 그 분들의 바른 삶의 길을 곱씹는 그런 기회가 되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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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사적인 의미있는 뜻깊은 탐방 하셨네요고향사랑이
지극하신 구천아제님, 건강히 잘 계신지요
여러모로 멋지게 사시는 모습 존경스럽습니다
예절 관련 자료를 다 올리고 나서 귀 향우회 카페를 방문할 구실이 별로 없었으나 이번 탐방 자료는 귀 향우님들과 공유해도 좋을성 싶어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