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뉴스 313/1127]『안중근의 마지막 유언』
아래의 글은 2017년 어느 날, 천추千秋에 빛나는 안중근 의사가 마지막 숨을 거둔 후 유체이탈遺體離脫하여 되돌아본 자신의 짧은 일생에 대하여 쓴 ‘피눈물’이다. 물론 작가적 상상력이 발휘된 것이긴 하나, 읽어보시면 ‘참글’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니 부디 절대로 외면하지 마시고, 눈 부릅뜨고 끝까지 읽어봐 주셔야 한다.
“107년 전 그날, 나는 초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였다.
세상에 태어나 젊은 피가 끓는 장부의 나이에 죽기를 바라는 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나는 조금의 두려움이나 망설임을 품지 않았다. 내 목숨보다는 내 나라의 독립을 위해, 내 가족보다는 내 동포들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나라를 빼앗긴 민족의 고난과 설움을 알기에 동양 평화를 깊이 염원하면서 하나뿐인 내 젊디젊은 목숨을 기꺼이 바쳤다.
내 육신과 영혼이 분리된 후, 안중근이란 이름으로 이승에서 숨을 쉬며 살았던 만 서른한 해의 짧은 생애를 다시 돌아보았다.
나를 죽인 일본은 나에 관한 모든 증거와 자료를 철저히 숨기고 있다. 내가 마지막으로 정리한 자서전 ≪안응칠 역사≫도 끝내 진본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내가 쓰다 만 ≪동양평화론≫ 진본도 일본 정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다. 나를 기억하고 흠모하는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필사되어 안응칠역사와 동양평화론은 이미 세상에 알려진 지 오래다. 일본이 진본을 내놓지 않은 것은 저들이 저지른 죄가 세상에 드러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일본인들은 오늘날까지도 내가 묻힌 자리를 철통같이 숨기고 있다.
내가 죽고 난 후, 내 영혼은 가족들이 유랑의 길에서 비참하게 떠도는 모습을 속절없이 지켜보아야 했다. 내 어린 아들의 허망한 죽음과, 낯선 땅을 헤매다 결국 낯선 따에서 돌아가신 내 어머니와 아내와 도ᅟᅥᆼ생들을 그저 바라보아야만 했다. 내 가족들은 낯선 이국땅에서 조국 광복을 위해 싸우다가 여름날 잠시 맺혔던 아침이슬이 햇살에 스러지듯 그렇게 모두 나처럼 떠도는 영혼이 되었다.
나는 뤼순의 하늘에서 똑똑히 지켜보았다. 대동아공영이란 허울 좋은 이름으로 아시아를 집어삼킨 이토 히로부미의 망령과 그 추종자들이 선한 내 조국을 짓밟고 평화를 짓이겼으며, 내 동포들을 낯선 땅에 끌어다 고혈을 빨아먹고 내동댕이치는 비극을, 나는 영혼의 가슴을 치며 지켜보았다.
아시아의 수많은 사람을 전쟁터로 몰아넣고, 끔직한 고통을 안긴 피의 대가로 일본 히로시마가 갈기갈기 찢어져 분노의 흙이 하늘로 치솟으며 울부짖고, 나가사키의 땅이 뒤집히며 버섯구름이 허공에서 소용돌이치는 참상을, 나는 영혼의 눈물을 흘리며 지켜보았다.
아, 슬프다. 내가 외치던 동양 평화는 어디로 갔으며, 어찌하여 내 조국은 온전한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두 동강이 난 것인가. 내가 돌아가고 싶은 내 조국은, 반 토막의 조국이 아니다. 상처 난 허리가 온전히 이어지고 남북이 하나 된 온전한 내 조국이어야 한다. 그때가 되면 내 육신은 조국의 품에 안겨 온전히 안겨 내 고향 해주에도 자유럽게 오가고, 백두산 천지에서 한라산 백록담ㅁ까지 단숨에 날아다니고 싶다.
지금 내가 그렇게도 바랐던 내 조국이 광복을 맞이한 지도 어느새 72년이 되엇다. 내가 천국에서 춤을 추겠다고 유언했던 조국 광복을 맞던 날, 내 간절한 바람은 내가 태어난 땅에서 함께 기뻐하며 춤추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반쪽 춤을 출 수밖에 없었다. 내 육신은 여전히 뤼순의 땅속에 묻혀 있기 때문이었다.
동포여! 내 사랑하는 동포여! 어찌하여 내 육신을 아직도 이 치욕으 땅에 버려두는가. 뤼순, 그 땅에도 제국주의 망령들이 무러가고 평화의 물결이 너울거리는데, 나는 지금도 뤼순의 하늘을 떠돌고 있다.
해마다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뤼순에 찾아와 내 백골이 묻힌 곳을 애절하게 찾는다. 나는 그들을 지켜볼 때마다 뜨거운 위로를 받으며, 내 영혼의 빛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낟. 나를 기억하고 내 백골을 조국으로 옮겨가려는 사람들마저 없었다면, 나는 영혼의 빛을 온전히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나는 언젠가는 반드시 내 조국으로 돌아가리라는 염원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나를 잊이 않는 사람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은 나처럼 평ㅎ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임을 나는 안다. 선한 백성이 사는 나라 대한민국. 나는 오늘도 기다린다. 내 나라 백성이 평화를 사랑하는 한, 두 동강 난 내 조국은 머지않아 하나가 될 것이다. 또한 내 염원대로 내 조국은 동양 평화를 선도하리라고 굳게 믿는다.
그날이 오면 동양의 하늘을 훨훨 날면서 나는 마땅히 춤추며 ‘대한국 만세! 동양 평화 만세!’를 부를 것이다.”
가슴이 한없이 먹먹하지 않은가. 아니면 눈물이 앞을 가리지 않는가. 인용이 길므로 최대한 짧게 쓸 생각이다. 어제 종일 문정숙 작가의 『안중근의 마지막 유언』(246쪽)을 읽었다. 그는 이토를 죽이고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의연하기로 말하면 예수보다 몇 배 더했다. 예수조차 ‘인간의 아들’이기에 “엘리 엘리 라마 사막다니”(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라는 비명을 남겼거늘. 그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일편단심 ‘조국 광복과 동양 평화의 완수’라는 지상 최대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 한 몸을 내던졌기 때문이다.
작가가 당시의 법정기록 등을 바탕으로 구성한 부당하기 이를 데 없는 재판의 전과정과 그에 따른 안 의사의 의식의 흐름을 면밀히 기록한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전율戰慄하게 만든다. 그야말로 조국 광복과 동양 평화를 위해 태어난 ‘이 땅의 예수’였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옷깃을 여미는 것도 부족해, 망연자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바늘로 콕콕 쑤시는 듯 가슴이 아팠다. 하늘은 천고의 인물을 낳았건만, 이 나라 역사는 왜 이렇게 흐르는 걸까. 도대체 언제까지? 지금도 뤼순의 하늘에서 안 의사의 영혼이 이렇듯 명징하게 지켜보고 있건만. 광복이후 안중근 일가 40여명이 애국훈장과 독립장 등을 받은 애국자 집안이건만, 정작 그의 아들과 손자, 증손자의 자취는 어디에 있는가. 비극은 언제까지 비극으로 점철되어야 하는 것일까. 나는 그런 것에 못내 가슴이 아프다. 속이 뒤집어진다. 그런데도 이 나라는 말라비틀어진 이념理念으로 편이 갈라져 있단 말인가. 새도 양쪽의 날개로 날거늘, 진보와 보수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국회의원을 ‘국개(나라의 dog)’이라고, 기자를 ‘기레기’라고 왜 비아냥을 하는 걸까? 모두들, 부디 20세기초 이 땅에 잠깐 왔다 가신 ‘참예수’안의사에게서 배우시라.
이 책은, 최근에 읽은 도올 김용옥의 예수 자서전 『나는 예수다』와 대학 시절 읽었던 이현주 목사의 『에세이 예수』그리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지저스 크라이스트의 마지막 유혹』을 동시에 떠올리게 했다. 내가 읽은 모든 페이지에 맹세코, 오버하는 게 아니다. 조금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중근 의사가 바로 예수였으며, 러시아 재무대신 코코프체프는 빌라도 총독이었다. 도올이 사상가이듯이 안중근은 독립투사가 아닌 동양 평화를 희구했던 사상가였다. 그는 너무나 당연히 전쟁의 포로였으므로 만국공법(국제법)에 따라 재판을 받았어야 한다. 하얼빈이 조차지였으므로 러시아 법정에 서야 했다. 허나, 동서고금을 통해 위대한 인물들의 목숨을 가지고 ‘사기詐欺를 친’ 위정자僞政者들이 무릇 기하였던가? 천금千金보다 더 중헌 것이 사람의 목숨이거늘.
문영숙 님은 잊지 말아야 할 우리 민족의 역사를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에게 알리는 소설에 주력해오고 있는 역량이 특출나고 탄탄한 작가이다. 그가 쓴 책의 제목만 봐도 금세 알 수 있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1930년대 스탈린이 자행한 한민족 강제이주 만행) 『독립운동가 최재형』(러시아 한인들의 영웅, 항일 독립운동의 큰별) 『글뤽 아우프: 독일로 간 광부』 (파독 간호사와 광부의 감동 스토리)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일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참상). 한 권 한 권 다 읽어볼 생각이다. 아픈 역사는 특히 기억돼야 하리라.
어제 오전 두 시간 동안 나의 팁선생집에서 동네 할머니 세 분과 김장김치 울력을 했다. 김장은 초겨울 농촌지역에서 벌어지는 '종합예술'같은 연례행사이다. 나는 몇 시간이고 쭈글쳐 앉아 배추에 속을 집어넣는 이런 일은 아주 좋아한다.
첫댓글 코로나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마스크 꼭 쓰고 거리지키기에 동참하자해도 술집마다 식당마다 사람들이 뱌글바글
이런사람들이 과연 나라를 지키는 독립운동가가 될수있을까?
오늘도 누애똥구녕의 상술에 말려 아침부터 문정숙 작가의 안중근의 마지막 유언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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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만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 사업이 추진된다. 안중근 의사는 뤼순감옥에서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긴 뒤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반장’(返葬)은 타향에서 죽었을 경우 시신을 고향으로 가져다 장례를 치르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서울 효창공원에는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삼(三)의사의 묘’와 함께 ‘안중근 의사 가묘(假墓)’가 있다. 가묘는 김구 선생이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3의사의 유해를 안장하며, 유해를 찾지 못한 안중근 의사를 위해 묘비만 세워 놓은자리이다.
일년내내 안중근 의사를 생각하며 고마움을 존경심을 표현못해도 안중근의사 글읽는 순간이라도 그분의 나라사랑으로 목숨까지 바치신 정신을 기억합시다
따르릉님, 마스크 쓰고 거리두는 것이 애국인겨? 그럼, 난 애국자로 불러줘.
집에 있을 때도 마스크 써야 되고 거리두는것도 해야되겠지.
우천의 안중근의사 마지막 유언 ^동양평화^
우리대한민국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 우리 나라만큼 ^우리^라는 말을 햇갈리게 쓰는 나라 있을까? We or I ^우리는 한민족^
안중근 의사님, 지금 대한민국에 오셔서 살면 어떨까요? 안의사님 왈 ^ 또, 살아?^ 우리 국민 왈 ^당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