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환자가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실제는 수년간에 걸쳐 천천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때문에 예전과 달리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때 조기 발견한다면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다음 두 가지 증상을 미리 발견하고 치료하면 모두가 두려워하는 치매를 조기에 예방하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기억장애의 새로운 범주인 경도인지장애에 주목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란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라 할 수 있다. 이는 기억력을 비롯해 행동, 인지능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정상적인 노화와 알츠하이머 치매의 중간상태, 즉 알츠하이머 치매로의 이행단계라고 볼 수 있다.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주 무언가를 잊어버릴 때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물론 주관적으로는 기억력 장애 같은 문제를 느끼고 있지만 일상생활, 정신기능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를 구별하기는 어려운 단계이다.
미국의 유명 치매 병원인 메이요 클리닉에서 경도인지장애 환자 270명을 10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들 가운데 10∼15%가 매년 치매로 진행됐으며 6년간 80%가량이 치매로 이행됐다는 연구 발표도 있었다.
따라서 일반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해도 기억력이나 지각 능력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선별 검사(MMSE)라는 간단한 문답형 검사를 통해 1차적으로 파악이 가능하고 신경심리검사(SNSB)를 통하면 좀 더 정확한 구분이 가능하다.
노인성 우울증은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분명 치매와는 다른 질병이다. 그러나 때론 이런 우울증이 방치되면 실제로 치매로 발전하기도 한다.
세란병원 신경과 홍형기 과장은 “노년기의 우울증은 치매로 혼동되거나 서로 동반 악화 시킬 수 있다. 때문에 치매의 예방뿐 아니라 치료에 있어 우울증 치료는 중요한 요인이다”고 말한다.
치매 환자의 30~40% 정도가 우울증 증세를 함께 보이는데 이 경우에는 활동장애나 지적 장애가 더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때에도 치매 치료와 함께 우울증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흔히 치매는 인지장애이고 우울증은 기분 장애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질병이라고 인식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치매와 노인성 우울증은 처음부터 끝까지 불가분의 관계임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