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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은 노예의 아들로 태어났다.
신분은 비천했으나 똑똑하고 지혜로웠다.
어린 이솝이 노예 시장에 팔려 나오자 평소 이솝의 지혜를 눈여겨본 철학자 크잔토스가 그를 샀다고 한다.
그 후 이솝은 크잔토스와 함께 지내며 많은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하루는 주인이 어린 이솝을 불러 말했다.
“목욕탕에 가서 사람이 많은지 보고 오너라.” 목욕탕에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그런데 목욕탕을 찾은 사람들이 문 앞에서 “이런 빌어 먹을”이라고 욕설을 하는 것이었다.
원인은 문 앞에 박힌 뾰족한 돌이었다.
사람들이 그 돌에 걸려 넘어질 뻔하자 돌에다 화풀이한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말도 알아듣지 못하는 돌에 욕을 퍼부을 뿐, 아무도 그 돌을 치우려 하지 않았다.
이솝은 오랫동안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얼마 후 한 남자가 목욕하러 왔다.
그 사람도 돌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웬 돌이 여기 박혀 있지? 사람들이 걸려 넘어지겠군.”
그 남자는 연장을 갖고 와서 그 돌을 뽑아냈다.
그런 후 목욕탕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솝은 목욕탕 안에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헤아려보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
이솝이 주인에게 말했다.
“주인님, 목욕탕 안에는 한 사람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집회와 세미나를 열고 강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입이 아니라 행동이다.
어떤 이는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정직과 신뢰를 들먹인다.
식당 종업원이나 힘없는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면서 자유와 인권을 외치고,방종을 걱정한다.
그것은 문 앞에 박힌 돌에 화풀이만 하면서 그것을 치울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과 같다.
배연국/ '행복한 세상' 中에서
-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