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재난의 시대, 우리 사회의 '안녕'을 묻다”
왜 우리는 쉽게 잊고 비슷한 일은 반복될까요?
: 기억하는 사람과 책임감 있는 사회에 관하여
노명우 글
펴낸곳 (주)우리학교 | 지은이 노명우 | 펴낸날 2024년 4월 16일 | 정가 15,800원 | 판형 135*210mm | 쪽수 208 | ISBN 979-11-6755-241-9
분류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문/사회/경제
미래 세대에게 들려주는 무고하고 비통하고 유구한 이야기
우리 세계의 재난과 사회적 기억에 관하여
일상적 재난의 시대, 안전한 삶과 세계를 위해 ‘사회적 기억’의 의미를 깊이 그리고 기꺼이 탐색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여기에 있었으나 돌아오지 못한 무수한 이들, 재난이 앗아간 무고한 이름들에 노란 리본을 다는 마음으로 우리 사회의 ‘안녕’을 다시 묻는다.
마치 촛불을 들고 긴긴 터널 속을 걷듯, 어둠이 깊어지는 자리마다 멈추어 우리가 외면한 세계가 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가만히 주위를 밝히는 작업을 반복한다. 온기를 잃지 않는 객관적인 사유의 힘은 “그들은 슬프겠지만 사실 우린 좀 피곤하지 않나요?”, “어차피 다들 쉽게 잊고 비슷한 일은 원래 반복되는 거 아닌가요?”라는 차마 내뱉지 못한 질문들조차 아프게, 성실하게 끌어안는다. 앞선 세대는 기억의 연대로 타인의 고통을 향해 함께 걸어갈 것을 약속하게 되고, 다음 세대인 미래 세대는 그날의 ‘왜?’가 자신의 ‘왜?’가 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는 책이다.
어떤 이름들 앞에,
“안녕.” 하지 못한 날들에,
오늘 우리의 약속을 건넨다
세월호 참사 10주년에 우리 사회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날 이후 10년,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민이 되어 있는지 생각한다. 그리고 10대와, 즉 10년 전이 출생과 그리 멀지 않은 나이의 청소년들과 ‘10년 전’을 이야기한다는 것, ‘100년 전’을 이야기한다는 것. 그것의 의미를 곱씹는다. 10년 전에도 세계가 있었고, 100년 전에도 세계가 있었는데, 그 세계가 그토록 참담했다는 것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비슷하게 반복되는 재난 앞에서 우리의 ‘기억’은 해결의 시작점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확실히 한다. 우리를 망각으로 끌고 가는 시간과 가해자들의 조용한 반격에 맞서는 힘도 오직 ‘기억’에 있음을. 오직 기억하는 인간만이 다른 인간을 사라지지 않게 만든다. 기억은 우리가 서로를 지키는 방식이자, 더 안전한 세계로 나아가는 방법이다. 우리 세계의 어두움을 아는 것, 그리고 어둠이 아직 거기 있음을 기억하는 것. 사라지지 않게, 흐려지지 않게. 진실이 모두 밝혀지고 우리의 비통함이 사그라질 때까지, 무고한 영혼이 안심하고 떠날 때까지. 유구하고 때로는 너무 가까워서 더 아득한 이야기들에 기억을 위한 약속을 건넨다.
■ 차례
1. 금요일에 돌아오지 못한 2014년의 열일곱 살이 있습니다
2. 달력에 표시되지 않은 재난도 있습니다
3. 희생자의 눈으로 재난을 바라봅니다
4. 재난 이후 우리는 반격과 기억의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게 될까요?
5. 기억은 우리 모두가 책임지겠다는 약속입니다
6. 우리 모두는 재난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7. 혼자 걷게 하지 않도록 함께 부르는 노래
■ 저자 소개
노명우
사회학자이자 독립 서점 북텐더입니다. 우리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는 학문이 사회학이라고 믿고 있기에 교수라는 호칭보다 사회학자로 불리기를 원합니다.
2014년 4월 16일 뉴스 속보를 접하고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수학여행 가는 배가 전복되었는데 다행스럽게 전원 구조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 오보였음을 알게 된 후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지만 철저한 진상 규명은 ‘아직도’ 입니다. 진심 어린 사과도 ‘아직도’입니다. 그날 이후에도 일어나서는 안 될 또 다른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잊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느새 그날의 다짐을 잊고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부끄러워졌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잊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현실을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태를 바라보는 사회학의 눈으로 우리가 망각하고 있던 재난을 용기 내어 들여다봤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쉽게 잊는 이유와 재난이 되풀이되는 까닭을 찾고자 했습니다.
이 책이 더 이상 읽힐 필요가 없는 미래를 다 함께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