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의 집
늦은 아침을 먹는 진영. 사실 점심이 더 가깝다.
아무것도 모르시는 진영모는 문화센터 갈 준비에 여념이 없으시다.
" 진영아~~ 방학했지? 이번엔 어디 연수 안가니? "
" 엄마~~ 나 짤렸어. "
" 뭘 짤려? .. 뭐? "
" 이제 학교 나오지 말래. "
" 왜? 니가 왜 짤려? 뭘 잘못해서? 혹시 그 기사때문에? 그것 때문에? "
" 그렇게 됐어. "
" 그래서 바보같이 말한마디 못하고 짤려? 무슨 동네 구멍가게니? 어느날 갑자기 짤리게? "
" 아마 이번달 말에 처리될거야. 방학했으니까.. 이대로 그냥 마무리 하라고 하셔서.. "
" 말이 돼? 일반 회사도 아니구.. "
사실 말이 안된다. 그렇게 죽을 죄를 지은것도 아닌데.
어느날 갑자기 짤린다는건.. 누가 봐도 이해가 안된다 .
진영은 김교장에게 눈에 가시다. 1년전 그때일이 서로 불편했다.
" 박선생 퇴근안해? "
" 서선생님 먼저 가세요. 전 좀.. "
" 요즘 왜그래? 얼굴도 안좋구? 무슨일 있어? 아직도 애들이 말썽이야? 어떤놈이야 ? "
" 아니에요. 그냥.. "
" 왜? 개인적인 거야? 자꾸 물어보니까 귀찮지? 알았어. 일해. 나 먼저 간다. "
" 저기 선생님~~ 저.. 학교 그만둘지도 모르겠어요. "
" 무슨 소리야? 임용된지 이제 몇개월됐다구? "
" 아니에요. 그냥 ... 다음에요. 다음에 말씀드릴께요. "
초여름 풀냄새가 상큼하던 어느 6월이었던걸루 기억된다.
시험도 없고 한가하던 어느금요일 ..얼굴색이 좋지 않은 초임을 뒤로 하고
교정을 나서다가 붉은 노을빛에 갑자기 몇시지? 싶어 가방을 뒤지던 진영이 핸드폰을
가지러 교무실로 발길을 돌렸을때다.
구두라도 신었으면 .. 그래서 구두발자욱소리라도 내서 그광경을 안봤으면 좋았을걸.
24살 초임교사의 울먹이며 애원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50대초반의 늙탱이 교감에게 추행을 당하면서도 눈물삼키며 소리도 못내고 울먹이는 어린 후배의 모습을 보고 대학때 민주화운동 한다고 주먹움켜지며 민중가요부르던 진영이 된듯 울컥했다.
현실적으로 평교사와 교감이라는 입장차이도 잊은채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진영은 신고있던 랜드로버 통가죽 구두를 집어 들어 교감의 반 대머리를 날렸다
끈적끈적한 눈을 희번덕 거리던 그 교감의 모습을 잊을수가 없다.
교육청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약혼을 앞둔 박선생의 부탁으로 그럴수도 없었다.
결혼과 동시에 학교를 그만둔 박선생은 그사건으로부터 자유로워졌지만
남은 진영은 보이지않는 압박을 받으며 힘겨운 학교생활을 해야했다.
알고보면 아는사람은 다 아는 얘기였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모두들 모른척.
기회를 잘잡고 줄을 잘 잡는것도 능력이라고 그가 그랬다 .
짐승보듯 경멸하는 진영을 비웃기라도 하듯. 교감옷 벗어던지고
말끔한 교장옷으로 갈아입었다.
사립학교라서 전근도 없고. 그져 둘중 하나 나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상황
그런 진영이 드디어 흠을 잡혔다. 이런 기회를 놓칠수 없다.
담박에 내친다. 앓던이가 빠진듯 시원하고 개운한 김교장이다.
" 쌤~~ 류지환이랑 어떻게 된거에요? "
" 뭘? 사진봤잖아. 내가 확 덮쳤다. 왜? "
" 그럼 ..지금 류지환이랑 룰라룰라 하면서 밀월여행이라도 가고 있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왜 이렇게 힘들어 보이세요? "
" 나 학교 짤렸다? 잘됐지? "
" 쌤?"
" 니들도 나 선생 안어울린다고 했잖아. 나 초임때.. 너희들.. 나 엄청 무시했던거 잊었냐?
니들처럼 늙은 애들이 나한테 쌤~~ 하면.. 내가 마흔은 되어 보이잖냐 ? "
" 왜 짤려요? 그사진.. 그거 때문에요? "
" 사실. 애들보기 쪽팔리잖아. 그게 뭐야. 내가 아무리 낯이 두꺼워도 애들 얼굴 못보겠더라. "
" 선생은 사람아닙니까? 그럼. 류지환보고 책임지라고 하십시요... 평생 책임지면 되겟네"
" 아서라. 말어라. 혹시라도 그런다고 할까봐 겁나니까..
내가 선생질 못해서 학원강사를 하는 한이 있어도 그 자식이랑은 안엮일란다. "
진영의 행적을 뒤따르던 최회장이 진영과 종욱 일행들의 술자리에 나타났다.
한동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최회장.,
진영에게 다가와 말을 붙인다.
" 저기 아가씨~ "
" 누구세요? "
" 내가 우리 손주랑 한잔 하기루 했는데 이놈이 안오네.. 나하고 술친구나 좀 하지?"
믿도 끝도 없이 술친구 하자는 할머니에 진영은 어릴적 할머니와 막걸리 마시던 기억을 떠올리며
흔쾌히 젓가락과 소주잔들고 자리를 옮긴다.
" 쌤!~ 누군지 알고 술을 마십니까? "
"저희랑 하기루 하시구 이러시면 안되죠?"
" 오늘은 내가 너희들 넋두리를 들어줄 상황이 아니란다. 내가 하고 싶은 날이야.
근데.. 어린 너희들한테 넋두리 하면 뭐하겠냐? 할머니가 대화가 통할것 같다. "
삐죽거리며 경계하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할머니와 마주했다.
" 보디가드들인가?"
" 보디가드는 무슨요. 혹이에요. 술마시고 싶을때만 찾아오는 녀석들이요. "
"내가 누군지 알아요?"
" 글쎄.. 그냥 보통할머니 같진 않구.. 어디 뭐.. 큰 기업체 회장님이라도 되세요? "
장난스럽게 툭 던지 말에 허그덕 하는 최회장.
한동안 말없이. 이아이가 신기가 있나 하는 멍한 표정을 하고 있자
상황파악하고 고개슬며시 들며 베시시 웃어보는 진영.
" 아니~~ 보통 드라마 이런거 보면 그렇더라구요.. "
" 취미가 뭐야?"
" 글쎄요. 취미가 뭐였더라? "
" 난 하이틴 로맨스 읽는게 취민데? "
" ㅋㅋㅋ 하이틴 로맨스요? 우와~~ 전 그거 뺏으러 다니는게 특기에요. "
" 그걸 왜? 얼마나 재밌는데? "
" 전 남고에 있었거든요. 사내놈들이 야쿠자만화도 아니구 하이틴로맨스 읽으면서
훌쩍거려보세요. 얼마나 미운데요. "
" 재미만 있구만... 사내놈들이 그런걸 봐야.. 이사회가 부드러워지지.
툭툭하고 팍팍해서 재미없어. "
" 그런가? 그렇기도 하네요. "
한잔 두잔. 술자리가 무르익는다.
이할머니 보통이 아니다. 취하지도 않고 말똥한 정신으로 끝까지 조근조근 말도 잘한다.
시사. 상식. 국제정세. 대북정세.. 모든 면에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할머니다.
" 학교에서 짤렸다구? "
" 네... 할줄아는게 그거 하난데.. 큰일이에요. 이제 뭐해먹고 살죠? "
" 시집이나 가. 그 누구? 류 뭐? "
" 그놈이랑 결혼을 하느니. 차라리 정성운이랑 하겠네요. "
듣던중 반가운 소리. 할머니 귀가 번쩍 !!!
" 그놈은 어떤데? "
" 개날라리요. "
다시 얼굴색 어두워지는 할머니.
" 그래도 류가보다 정가다? "
" 그래도 야비한것 보다는 날라리가 낮지 싶어서 한소리에요. 그냥 머리깍고 절로 들어가든지.
두건 뒤집어 쓰고 수녀원엘 들어가든지.. 그게 낮겠네요. "
" 선생질이 꼭 하고 싶어? "
" 아버지 유언이셨어요. 사람 길러내는 거 만큼 의미있는일이 없다시면서..
뭐 꼭 학교여야 하나요. 학원으로 가도 되고.. 갈때는 많아요. "
" 신성고라고? 다시 다녀!!! "
" 네? 아니에요. 짤린거 .. 차라리 잘된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못볼거 보고도 모른척 하면서..
그렇게 안살래요. 그냥 맘편하게 아이들 가르치고 그렇게 살래요. "
" 그 학교로 해. 다시 다녀. "
" 할머니? "
" 김학철 이던가? 교장이? 신성학원. 내가 인수하려 하네. 내일 도장만 찍으면 돼.
서선생 얘기들어보고 결정하려구 . "
" 예??? "
" 교장부터 갈아치워야 겠더군. 거기서 부터 비리로 얼룩이 졌으니 재단이 무너지지!!!
애들 가르치는 학원사업을 말이야. 그따구로 하고.. "
도데체 이할머니의 정체는 뭐지? 혹시 뒤에 쥐꼬리 달고 있는거 아닐까??
신데렐라의 요정할머니이지 싶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거야.. 그래.. 꿈이지.. 너무 상상을 신나게 한거야. 그래. 그랬던거야.
" 난 학원사업은 깡통이야. 그 학교재단 인수하려면. 위험감수가 엄청나. "
" 워낙 이쪽일을 하시는 분이세요? 저하고 만나고 있는게 우연이 아닌건가요? "
" 나 sj그룹 최회장이야. 선박. 물류. 건축. 호텔.
학원 사업 해보는게 꿈이었는데.. 덕분에 이번에 손대게 됐네. "
" 덕분에요? "
" 조건있어. "
그럼 그렇지.. 조폭이거나. 늙은 할아버지 애첩을 하라거나.
아니면 병든 아들하고 결혼하라거나. 뭐 대충 뭐가 있을거다.
" . 우리 성운이 하고 결혼하게. 그럼. 그 학교 모든 권한을
서선생 손에 넘기겠어. "
" 저기요.. 성운? 정성운이요? "
" 그래.. 개날라리. 정성운!!! "
어쩐지 꿈이라고 해도 너무 화려하다 했다..
이런꿈을 대체로 개꿈이라고 칭하던가?
마지막에 개날라리로 마무리가 되면 앞부분이야 어쨓든 개꿈이 되는거다.
"하이틴 로맨스 좋아하신다더니.. 많이 나오는 스토리네요?
저에 대해서 모르시잖아요? 왜 그러세요? 그만큼 정성운씨가 대책안서는 사람이라는 뜻인가요? "
" 역시 선생이라 그런지 똑똑해. 이런걸 두고 꿩먹고 알먹고 라고 하지?
성운이 고모. 그러니까 내딸아이가 중학교때 김학철때문에 학교에서 짤리고 지금까지 우울증으로
시달리고 있네. "
어라. 이건 비운의 가족사? 하이틴 로맨스에서 이젠 하드 스릴러로 옮겨가는 건가?
이할머니 취향이 독특해..
" 그래서 그 따님이 지금까지 힘들게 생활하고 계시구요??"
" 아니? 덕분에 정신과 의사하고 결혼해서 잘살고 있지. 하지만. 기분나쁘잖아. 멀쩡한 애를 정신병자로 몰아서 학교도 못다니게 하고. 그게 말이돼? 내 언젠가 이원수를 갚으리라 했는데. 성운이 뒤쫒다가
서선생 알게되고. 김교장까지 알게 됐어. "
" 그렇담 그 따님은 중졸?? "
" 흠... "
드라마틱한 상황을 마무리하기위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최회장의 고급리무진을 타고 지환의 팬들의 욕으로 도배가 되어있는 집에 도착했다.
최회장은 차창으로 낙서들을 읽어보며 진영의 고단한 몇일을 살핀다.
" 오늘저녁 깊히 생각해봐. 내일 오전에 계약하기로 했으니까.
그놈 .. 성질은 개날라리 맞지만.. 몸은 정상이야. 걱정말고.. "
" 안녕히 가세요. 아마 연락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
잔디에 배깔고 누웠던 누니가 반갑게 달려온다.
오늘 저녁 나한테 무슨일이 있었는줄 아니?
멀뚱한 누니를 붙들고 혼자 이 황당한 스토리를 털어놓고 있다.
" 뭐라구? 학교? 어디 공부방이나. 학원쯤으로 알고 있는거 아니니 ? 그노인네? "
" 그래서 넌 뭐랬어? "
" 뭘 뭐래.. 연락할일 없을거라구 했지"
" 뭐? 안하면? 안하면 뭐할건데? 니가 학교선생 아니면 뭐하고 살건데? "
" 학원 같은데 가면돼. "
" 니가? 니가 학원에? "
" 노인네. 노망났지? 분명해.. 노망이야. "
학원사업을 하겠다는 게다가 신성고를 인수하겠다는 할머니의 계획을 듣게된 성운
그야말로 미친x 처럼 길길이 날뛴다.
이장면은 진영이 봤다면??
아마 같이 뛰었을거다.
" 최숙자씨~~ 애들보는 그런 이상한 소설좀 그만 읽으셔.. 그런거 읽고 그러니까
엉뚱한 일이나 벌이고.. 이거 어쩔꺼야? 또 뭐없어? 불치병이런거 안나와? "
" 미안하지만 몇일전 건강검진에서 100살까지 잘 산다더라..
나 죽으면 니맘데로 하고 싶겠지만 미안하게도 오래살것 같구나.
방금전 학원인수서에 도장찍었다 . "
" 에? 진짜루? 벌써? 나한테 의논도 안하고? "
" 우리그룹 주주중에 과반수가 찬성했어. 너 없이도 가능한 일이다. "
" 주주? 주주 누구? "
" 너희 고모. 고모부. 아버지 .엄마. "
" 그럼 그 외 기타 임원들은 당연히 따라갔겠군? 아버지 엄마는 왜 그러신데?
고모 , 고모부는 왜?? 형은? "
" 너희 애비하고 애미야. 너 결혼시키려구 한다니까 당연히 찬성하는거구.
고모하고 고모부도 그 학교하고 사연이 있어서.. 뭐. 천천히 알게 될거구.
니 형은 운수쪽 도와주겠다고 하니.. 바로 승인하더구나. "
" 그래서? 진짜 인수했어? 학원사업.. 그거 돈안돼 그걸 왜해? "
" 내가 돈 안돼는 사업에 손대는 거 봣냐? "
" 왜? 그학교 부지 주변에 개발계획이라도 났어? "
" 서진영하고 결혼을 하든.. 아니면 니가 학교에 가서 선생질을 하든지. 둘중 하나 해라.
내 사업체를 쌩판 모른는 것들이 말아먹게 둘순 없지. "
성운의 사무실.
개같은 성질이 또 도졌다. 비서부터 시작해서 재범까지 긴장하며 눈치보느라 결제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깔끔해서 정나미 떨어지는 사무실이 이사 나간집처럼 엉망이다.
서류 뭉치 하나둘 주워들며 점점 성운책상앞으로 다가가는 재범.
" 뭔데? 왜또 ? 누가 .. 어느 기지배가 또 애 내세워서 돈달래? "
" 둘중 하나래. "
" 늘 그렇지. 순정만화 좋아하는 니네 회장님. 늘 둘중 하나라지? "
" 서진영하고 결혼을 하든.. 아님.. 학교 선생을 하란다 나보구. "
" 선생? 널? 너를? 니가 무슨? 무슨 자격으로? "
" 대학때.. 유럽 여행가는 조건으로 교직이수하고 교원자격증 받아놓은거 있거든"
" 유럽여행? 나하고 같이 갔던 그거? "
" 맞다. 그때 너랑 갔었지? 너두 책임감을 가지고 이문제좀 해결해라.. 오래도록 추억속에
행복했던 유럽여행이 이렇게 후회로 다가올줄 몰랐다. "
" 그때.. 펑펑 쓰면서 잘 놀았지. 가는곳마다 유럽 여자애들 .. 훌러덩 훌러덩. 즐기면서... "
" 그러니까 짜식아. 잘놀았잖아? 그러니까. .머리좀 써봐라. 강산도 변할만한 시간이 지난후에
그 할망구가 이렇게 써먹을줄 몰랐다. "
" 선생 해라..재밋잖냐? 애들 앞에서 잘난척 막 하고.. 신나겠네. "
" 남고거든? "
" 남고? 남자애들만? 불쌍하다. "
" 요즘 세상에 시대를 역행해도 분수가 있지. 남고 라니.. 미친거 아니야?
나도 우리할마니..좋아하는 조건 내세워 볼까? 여고.. 아니 남녀공학으로 바꾸면 간다고.. "
"그게 쉽냐? 신성고 하면 남고로 오랬동안 유명한 학굔데.. 아무리 이사장이라도 학교를 그렇게 바꾸기 싶지 않지.. "
" 그래서 뭐 어쩌라구 ? 냄새나는 .. 무서운 십대애들 선생질을 하라는 거야? 아님 그 아줌마랑 결혼을 하라는 거야? 뭐야? "
" 그 선생도 너 싫데. "
" 뭐? "
" 류지환이 들이데는 시점에.. 너같은 날라리랑 결혼해서 선생질을 계속하느니.
류지환하고 결혼해서 멋지게 사는게 낮지.. 당연하지. "
" 야~~~!!!! 너 소속이 어디야? 나가 ~~` 나쁜새끼. "
그날이후 새로운 직장을 찾아 여기 저기 이력서를 내보는 진영.
입시학원부터 시작해서 중학생 전담.. 하다하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다니는 학원까지 이력서를 들이밀었지만. 나이때문에. 경력이 없어서 기타등등 무조건 짤린다. 사실.. 최회장이 쫒아다니며 방해하는거다.
동네 공부방에서 중학생 가르치던 진영.
좁은 방에서 중3짜리 남학생둘을 가르치는데.. 영어도 해야하고 수학도 해야한다.
물론 뺀질거리는건 고3이나 중3이나. 도찡개찡이다.
"하루만에 짤렸어? "
" 짤린게 아니라 내가 관둔거라니까? "
" 우리 서선생 요즘 주가 폭락이네? 한참 치솟더니? "
" 그러게. 개날라리랑 결혼을 해? 무슨 아버지 구하려는 심청이도 아니구..
무슨 명목이 있어야지? 안그래? "
" 나한테 와라. 그냥. "
" 뭐? 올해운세에 남자가 들었나? 30이 다되도록 허벅지 구멍날 뻥뜷린 내 팔자에 갑자기
결혼얘기 하는 남자가 셋이나 들이데? 넌 왜 갑자기 덩달아서 그래? 아무것도 없어서 외로울때 들이데지? "
" 남편감으로 어때? 너하고 통하고 편하고 경제력도 뭐.. "
" 너한테 시집가면 좋은거 하나. 부실한 내 치아.. 이가 이게 돈이 제법 들긴하지. 밑빠진 독에 물붙듯
고쳐도 고쳐도 또 망가지는 내 이~~ 하지만 넌 굿이 결혼안해도 바가지는 안쒸울꺼잖아? 안그래? "
" 뭐야? 내가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야? "
" 넌.. 나에 대해 너무 많이 알잖아? 아무리 괜찮다 괜찮다 해도.. 여자의 과거는 남자한테 족쇄라더라.
나 그렇게 서로 힘든 결혼 안해. 너 ...친구로 주치의로 오래 보고 싶다. "
" 너무 깔끔해서 짜증난다. "
" 정성운 하고 결혼하면. 우선 김교장한테 지데로 복수할수 있구.
얄미운 내시같은 정선생도 밟아볼수 있고.. 어떤게 좋을지 저울질 중이야. "
" 너 저울질 잘 못하잖아? 니 저울 고장났잖아? "
" 우선 잘생겼잖아. 내 이상형이었어. 재수는 없지만.
어떻게 잘 가르쳐서 살아볼까 싶어.. "
" 뭐야? 그새 기울었어? "
"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사랑없이 그사람을 선택하는거라고 말하긴 싫지만.
사실. 복수하고 싶어. 김학철 한테.. 그래서 탐이 나..
골때리는 할머니는 로맨스소설 가끔씩 같이 읽고 맞장구 쳐주면 나한테 훌러덩 넘어올테구
날라리 남편이야 .. 한쪽눈 질끈 감고 모른척 하며 살지뭐. "
" 그렇게 선생이 하고싶냐? "
" 사실. 교사로서 사명감 이런거 나한테 없거든.
근데 오기가 생기네. 류지환한테도 .. 김학철 한테도.. 뭔가.. 약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재밌잖아. ? 지난 1년동안 김학철한테 당한거 말도 못해.. 이렇게는 억울해서 못살겠다. "
진영과 친구라는 명목으로 주변에서 오랜시간 함께했던 준용
진영은 학교로 돌아가기위해서.. 여러가지 조건때문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지만.
진영을 잘 아는 준용이 보기엔.
진영의 눈에서 빛나는 성운의 존재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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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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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0.0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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