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 바뀌자 식량가격 급등…이유는? 식량 불안 확산에 사재기 쇄도, 생활 파탄나 유랑민까지 발생. 강지원(아시아프레스)
◆김정은 정권의 식량전매책은 신용할 수 없다 북한에서 주식인 옥수수의 시장 가격이 치솟고 있다. 아시아프레스가 조사한 북부 지역 여러 도시의 시장 가격은 해가 바뀌자마자 20% 이상 급등,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옥수수 사재기 쇄도 아시아프레스는 1월 5~6일 이틀에 걸쳐 북부 양강도와 함경북도 도시부에서 시장조사를 실시했다. 두 지역 모두 옥수수는 지난해 11~12월에 대체로 1kg에 2800원 정도로 안정됐지만, 연초 3400원으로 20% 이상 상승했다. 한편 백미 가격은 6000원 정도였던 것이 5600원까지 하락했다. 왜 옥수수만이 급등했을까? ※ (한화 100원은 약 670 북한원, 가격은 모두 1kg당) 조사한 양강도 거주 취재협력자는, 앞으로 식량 시세에 불안이 커져, 가격이 저렴한 옥수수를 사재기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작년 농사가 잘 안돼서,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지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백미는 1만 원까지 오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주민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식량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옥수수를 사들이고 있다. 옥수수는 백미보다 훨씬 싸고 면으로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부터 생계 걱정을 하는 사람이 많다." ◆ 가정을 버린 유랑민까지... 생활 파탄 속출로 불안 커져 또한 함경북도 취재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가을 수확이 있었는데도 식량 가격이 내려가지 않아서, 올해는 큰일 날지도 모른다고 모두 느끼고 있다. 생활이 파탄나 행방불명이 되거나, 가정을 버리고 유랑민이 돼 산으로 들어간 사람도 있는가 하면, 모두 주변에서 안 좋은 일만 많이 일어나고 있어 걱정이 크다. 당국은 식량의 대량 구매와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자를 처벌한다고 아우성이다." ◆ 김정은 정권은 식량 유통을 강하게 통제 또 하나,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 바로 정부에 의한 식량유통 통제 강화다. 김정은 정권은 2019년경부터 시작한 국영 '량곡판매소(식량판매소)'의 가동을, 2021년부터 본격화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장에서 대체로 백미는 6000원, 옥수수는 3000원에 팔렸지만, '량곡판매소'에서는 백미 4200원, 옥수수 2200원의 고정가격으로 판매했다. 단,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월 1회, 1인당 5kg 정도를 세대 단위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약 일주일 분이 된다. 돈이 없는 서민은 시장보다 싸기 때문에 환영하지만, 필요량에는 크게 모자라고, 부족분을 시장에서 사야 된다. 김정은 정권은 시장을 억제해 '식량전매제'로의 이행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신이 가격 상승에 박차 "정부는 '곧 100%, 량곡판매소에서 살 수 있게 한다'라고 통지했지만 계속 실현되지 않았다. 그걸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협력자는 말한다. 즉, '식량전매제'를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식량을 국가가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량곡판매소'에서의 판매는 언제 멈출지 모른다. 지난해 농사가 부진해 거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사재기로 내모는 셈이다. "선동원들은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자고 울면서 강연하지만, 사람들은 그래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통제가 심해서 장사도 안되고 현금 수입이 없어졌는데 서민에게는 더 이상 살아갈 답이 없다." 협력자 중 한 사람은 이렇게 곤경을 토로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