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온천제2공영아파트 일원 가로주택정비 ‘빠른 속도’ 주목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에서 진행 중인 온천제2공영아파트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약 5개월 만에 조합 설립부터 시공사 선정까지 마치며 주목받고 있다. 온천제2공영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 조감도. 조합 제공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 1370-1 일원에 진행 중인 온천제2공영아파트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조합설립부터 시공사 선정 진행까지 약 5개월 만에 이뤄냈다.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여타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온천제2공영아파트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온천2공영아파트와 그 주변을 지하 2층~지상 24층, 총 3개 동 273세대와 부대 복리시설 등으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올 5월 31일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지난 1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했으며 최종 입찰에 참가한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조합은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거쳐 이달 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 2월 준비위원회 발족 후
5개월 만에 시공사 선정 진행
현재 주민 동의율 90% 넘어
총 3개 동 273세대로 재건축
소규모 보완 위해 ‘고급화’ 전략
주변 가로주택사업 3곳 진행 중
600~700세대 중대형 단지 기대
■주택공급 ‘효자’ 가로주택정비사업
최근 ‘미니 재개발·재건축’으로 불리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노후·불량한 건축물이 밀집한 주거지역을 소규모로 정비해 공동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자율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재건축사업으로 나뉜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도로와 인접한 1만㎡ 미만 가로구역의 10호 이상 단독주택 또는 2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소규모재건축사업’은 1만㎡ 미만, 200가구 미만의 다세대·연립주택 단지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 활성화는 이 사업이 대규모 재건축·재개발사업보다 이해관계자가 매우 적고, 인허가 절차가 대폭 간소화되면서 진행이 매우 빨라진 데에서 비롯됐다. 기본계획 수립, 안전진단, 정비계획 수립·정비구역 지정,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 등을 생략하고 주민합의체 신고(또는 조합설립인가), 시공사 선정, 건축심의(통합심의), 사업시행(계획)인가, 착공, 준공의 순으로 간소화하다 보니 사업 기간이 평균 4~5년으로 재건축·재개발사업의 평균인 10~15년보다 훨씬 단축된다.
정부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8년 ‘빈집 및 소규모정비사업 특례법’을 만들었고,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가로주택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건축물의 높이 제한, 건폐율, 공지 기준, 조경 기준, 주차장 기준 등 건축 기준을 최대 50%까지 완화할 수 있고 공공임대주택을 10%이상 공급하면 사업면적, 가로구역, 용적률, 분양가 상한제 등의 규제가 완화된다. 여기에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일감이 줄어든 대형 건설사들도 그동안 외면했던 소규모 정비사업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에 부산 지역에서도 가로주택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동래구 온천동에는 온천제2공영아파트 일원을 필두로 해서 온천동 공작아파트 일원, 온천제1공영아파트 일원 등 3개의 가로주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 온천제2공영아파트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이 가장 빠르게 진행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온천제2공영아파트 모범단지로 주목
온천제2공영아파트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은 올 2월 17일에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후 주민들 동의를 받기 시작한 지 15일 만에 80%의 동의서를 확보하고 4월 10일 조합창립총회를 열었다. 이후 동래구청에 4월 21일 조합설립인가 접수 후 5월 31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고, 최근 시공사 입찰마감 후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오는 31일 개최할 예정이다. 조합에 따르면 현재 주민 동의율은 90%를 넘어섰다.
조합 관계자는 “가로주택 정비 사업을 위해 사전에 주민들과 많은 소통이 있었으며, 설문조사를 통한 주민들의 개발 참여 의사를 먼저 물어본 것이 주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며 “빠른 사업 진행만이 조합원 분담금을 줄일 수 있다는 신념으로 조합원 모두가 일심동체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의 온천동 공작아파트 일원과 온천제1공영아파트 일원의 사업 성공 시, 이 일대는 600~700세대 규모의 중대형 단지로 거듭날 수 있다. 온천동 공작아파트 일원 준비위원회는 80%의 동의서 징구를 끝낸 후 지난 18일 창립총회를 개최했고, 조합설립인가를 받는 즉시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온천제1공영아파트 일원은 일부 토지 소유자의 지분 쪼개기 등에 따른 사업성 악화와 개발 반대 여론에 부딪혀 사업이 표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온천제2공영아파트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은 소규모단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아파트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며 참여 시공사들에게 특화시설과 마감재, 조합원 무상품목에 신경을 써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높은 분양가로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