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인 고문이라 찾아오는 것도 쉽지가 않더라.
또 미성년자들 첫날밤 보낸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리려니 혹시 정보통신 윤리법에 저촉되지 않을까 겁도 나고......
뭐 고전으로 흔히 읽히는 데다가, 판소리 춘향전에 빠지지 않는 부분이니 큰 탈이야 있을라구. 혹 그래도 염려하는 마음에 듣는 님네들께 부탁드리오니 방자傳 재미있답시고 아이들에게 이 부분까지 괜히 보여서, 사서 얼굴 붉어지는 일은 삼가시라.
***
둘이 다 건너갔구나. 춘향과 도련님 마주 앉아 놓았으니 그 일이 어찌 되겠느냐. 사양을 받으면서 삼각산 제일봉에 봉학 앉아 춤추는 듯, 두 활개를 구부려 들고, 춘향의 섬섬옥수 바드드시 거머쥐고 의복을 공교하게 벗기는데 두 손길 썩 놓더니 춘향의 가는 허리를 담쑥 안고 "나상을 벗어라." 춘향이가 처음 일일 뿐 아니라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몸을 틀 제 이리 곰실 저리 곰실 녹수에 홍연화가 미풍을 만나 굽이치듯 도련님이 치마 벗겨 제쳐놓고, 바지 속옷 벗길 적에 무한히 꿈틀댄다. 이리 굼실 저리 굼실 동해 청룡이 굽이치는 듯, "아이고 놓아요, 좀 놓아요." "에라 안될 말이로다." 꿈틀대는 중에 옷의 끈을 풀어 발가락에 딱 걸고서 껴안고 진득이 누르며 기지개를 하니 발길 아래 떨어진다. 옷이 홀딱 벗겨지니 형산의 백옥 덩어리 이 위에 더할쏘냐. 옷이 활씬 벗어지니 도련님 거동을 보려 하고 슬금이 놓으면서 아차차 손 빠졌다. 춘향이가 침금 속으로 달려든다. 도련님 왈칵 쫓아 드러누워 저고리를 벗겨내어 도련님 옷과 모두 한 데다 둘둘 뭉쳐 한편 구석에 던져두고 둘이 안고 마주 누웠으니 그대로 잘 리가 있나. 골십낼 때 삼승 이불 춤을 추고, 샛별 요강은 장단을 맞추어 청그렁쟁쟁, 문고리는 달랑달랑, 등잔불은 가물가물, 맛이 있게 잘 자고 났고나. 그 가운데 진진한 일이야 오죽하라.
***
이렇게 첫날밤이 지나갔더라.
오래도록 서로 마음에 품고 은애한 사이라면 그도 이해가 될 터인데, 단옷날 하루 만나 정분 싹터 시작한 첫날밤이 어찌 저럴 수가! 한량이거나 난봉꾼 아니고서야 열여섯 살 몽룡이 저럴 수는 없었더라. 춘향이 집 바깥으로 밀려나 담에 붙어선 방자는 칼을 품고 뛰어들까...? 아니지 너무 작아. 도끼라야 제격이지... 이 생각 저 생각 울분으로 피우다가 용기 부족함에 제 딴에는 꾀를 낸답시고 어릴 적 춘향이 글 읽게 만들던 부엉이 소리에 소쩍새 소리, 길 잃은 늑대소리까지 우우~~ 담 넘어 들리도록 크게 내어보더라. 그 모습이 어찌나 가련하던지 달도 구름에 얼굴 가리고 눈물짓고 있었더라.
하루 이틀 지나니 몽룡은 한술 더 떠 그동안 갈고닦은 못된 솜씨 유감없이 발휘를 하는데, 그 농탐함이 차마 옮기기 민망 터라. 방자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주려니 난봉꾼 몽룡의 농탕함을 밝히지 않을 수는 없다지만, 그저 옮기는 일도 이렇게 민망하니 어찌하면 좋을꼬.
도저히 옮겨두기 곤란한 말놀음은 빼버리고 업음질만 옮겨보자.
***
"춘향아 우리 둘이 업음질이나 하여보자." "애고, 참 잡상스러워라. 업음질을 어떻게 하여요." 업음질을 여러 번 한 것처럼 말하는 것이었다. "업음질은 천하에 쉬우니라. 너와 나와 활씬 벗고 업고 놀고 안고 놀면 그게 업음질이제." "애고 나는 부끄러워 못 벗겠소." "예라, 이 계집아이야. 안 될 말이로다. 내가 먼저 벗으마." 버선, 대님, 허리띠, 바지, 저고리 훨씬 벗어 한편 구석에 밀쳐놓고 우뚝 서니 춘향이 그 거동을 보고 방긋 웃고 돌아서다 하는 말이 "영락없는 낮도깨비 같소." "오냐, 네 말이 좋다. 천지만물이 짝 없는 것이 없느니라. 두 도깨비 놀아보자." "그러면 불이나 끄고 놉시다." "불이 없으면 무슨 재미있겠느냐." "어서 벗어라. 어서 벗어라." "애고 나는 싫어요." 도련님 춘향 옷을 벗기려 할 제 넘놀면서 어룬다. 만첩청산 늙은 범이 살찐 암캐를 물어다 놓고 이는 없어 먹지는 못하고 흐르릉 흐르릉 아웅 어루는 듯,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입에다 물고 채운 간에 넘노는 듯, 단산 봉황이 죽실을 물고 오동나무 속으로 넘노는 듯, 아홉 골짜기 청학이 난초를 물고서 오래된 소나무 사이를 넘노는 듯, 춘향의 가는 허리를 후리쳐 담쑥 안고 기지개 아드득 떨며, 귓밥도 쪽쪽 빨며, 입술도 쪽쪽 빨면서, 주홍 같은 혀를 물고 오색단청 순금장 안에 쌍거쌍래 비둘기 같이 꾹꿍끙끙 으흥거려 뒤로 돌려 담쑥 안고 젖을 쥐고 발발 떨며 저고리, 침, 바지 속옷까지 활씬 벗겨놓으니 춘향이 부끄러워 한편으로 잡치고 앉았을 때, 도련님이 답답하여 가만히 살펴보니 얼굴이 빨개져서 구슬땀이 송실송실 앉았구나. "이애, 춘향아. 이리 와 업히거라." 춘향이 부끄러워하니 "부끄럽기는 무엇이 부끄러워, 이왕에 다 아는 바니 어서 와 업히거라."
춘향을 업고 추키시며 "어따, 그 계집아이 똥집 매우 무겁다. 네가 내 등에 업히니까 마음이 어떠하냐." "한끝 나게 좋소이다." "좋으냐?" "좋아요" "나도 좋다."
"어화둥둥 내 사랑. 이제 이애 그만 내리려므나. 백사만사가 다 품앗이가 있느니라. 내가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나를 업어야지." "애고, 도련님은 기운이 세어서 나를 업었거니와 나는 기운이 없어 못 업겠소." "업는 방법이 있느니라. 나를 돋우어 업으려 말고 발이 땅에 자운자운하게 뒤로 쳐진듯하게 업어다오."
***
고금 통틀어 변강쇠 타령을 제외하고 남녀가 만나 통함에 은근함이 제일이거늘, 어찌 열여섯 동갑내기 어린것들이 이리 농탕할 수가 있더란 말이더냐. 기생 어미 두고 자란 춘향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충효록에 오를 정도로 명문대가의 자제인 몽룡이 이 정도에 이를라치면 그 이전의 행동거지야 불 보듯 뻔한 터, 한양에서부터 들려오던 그 소문이 거짓이 아니었더라.
불쌍하고 불쌍한 것은 방자라, 그들이 농탕하게 사랑놀음 벌일 적에 부엉이 소쩍새 두견새 늑대소리로 몇 날 며칠 날밤을 지새더니, 목은 쉬어서 꺽꺽 쇳소리만 나고, 혼이 빠진 듯, 넋이 나간 듯, 어릴 적 동무 양반 꼬마들에게 두들겨 맞고 울고 있을 적에, 상한 얼굴 닦아주던 춘향이 그 속옷 한 자락 가슴에 품고 움푹 꺼진 눈에 눈물만 가득 담았더라. 이제는 괜찮을까 슬쩍 고개를 내밀던 달이 그 모습 보고는 다시 숨어 울기 바쁘더라.
첫댓글 원나잇의 원조격인 이 몽롱이 ~ 이 눔 . 야동을 얼마나 보았길레 ~~~~~
배지기. 들배지기 .엎더리 후리기 . 뒤집기 . 국가대표 씨름쟁이도 그렇게 못 따라할 것이구먼 !!
향이 겨는 또 어떻구 !!
자고로 조선시대야 고려때의 양지의 음양조화가 음지로 숨었으니 그 도가 얼마나 깊은지 상상만 할 터이로다
에라 물레방앗간 순찰이나 돌고 오자 ㅋㅋ
역시 판 맨앞자리에 자리잡으신 오분전님 반응이 제일 빠르시군요.
저치들이 욕 들어먹어도 싸지요?
ㅎㅎㅎ
@마음자리 예나제나 발가락의 효용도는 높다는 ..... ㅋㅋ
히야 !
짱입니다
이런 글을 어디서 본다요
참말로 이도령 피리소리에 춘향이가 찔금한 것이
호남평야가 물 난리 낫다는 말이 맞는갑소야 ㅎㅎ
이리 곰실 저리 곰실 녹수에 홍연화가 미풍을 만나 굽이치듯
도련님이 치마 벗겨 제쳐놓고.
이 것참
나이도 있는데
이 대목에서 침을 삼켰다고 말 헐 수도 없고
돼지는 뒷전으로 미루고
1편부터 다시 봐야겠습니다
돼지들 열받습니다 ~^^*
ㅋㅋ
판소리가 서민의 삶을 대변한다 하였는데, 서민들의 삶을 저렇게 해학과 감칠맛나게 버무려놓은 걸 보면 우리 조상님들 참 대단하다 싶어요.
고딩시절 호기심에 판소리 원문들 찾아읽다가, 빌려온 저 문장들 읽고 나쁜짓하다 들킨 놈 마냥 하루내내 가슴이 벌벌 떨리고 얼굴이 붉어진 채로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그 기억이 방자전을 쓰고 싶게 만들었으니 ㅎㅎ 알다가도 모를 묘한 글 인연입니다.
하아~
원문을 못보았으니 뭐라 하지도 몬하고
우야튼 대단하십니다 ~ 하아~~~이건 감탄사입니다
옛사람들의 말 푸는 솜씨가 참 대단합니다. 성 문제에 서슬 퍼렇다던 조선 시대에 저런 판소리가 흥했다는 것도 대단하고요. ㅎ
ㅎㅎ
나이 열 여섯이 저리 농염하게
놀았다니
지금으로 보면
참 싸가지 없는 것들이라
하겠습니다만...
참 재미지기는 합니다.
그렇지요? 예전에야 일찍 시집 장가갔다 하더라도 열여섯에 저럴 수야 없지요. ㅎㅎ
@마음자리 당시에도 ㅇ ㄷ 이 있었나 ?
@오분전 제가 요즘 줄임말에 약합니다.
ㅇ ㄷ?
@마음자리 ㅋㅋㅋ ~ 일본 것이 최고로 치지요 ㅋㅋㅋㅋ
@오분전 ㅎㅎㅎㅎ
아... 그 당시도 음화는 크게 통용되었다 들었습니다만..
@마음자리 네 언젠간 인사동 골동품 가게에서 본 적이 ~
비싼 건 둘째치고 ~
흐흐흐 흐흐흐 ~ 참나 !!
@오분전 흐흐흐 흐흐흐 ~ 가 뭐꼬
어째 이리 징그럽노 ㅉㅉㅉ
갸들, 아주 큼직하고 이따막하게 그리는 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카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