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F(x)엠버-Borders/자기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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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마마무,eSNa-AHH OPP/미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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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이자 페미니스트로서
종종 여자 아이돌 뮤비 속 페미니즘 메시지를 읽어내는 경험을 해왔어.
그래서 그 뮤직 비디오들을 한 번 소개해볼까 해서 글을 써.
들어가기 전에, 페미니즘이라는 게 무엇인지, 페미니즘의 대상이 되는 비남성의 범주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논의는 차치해둘까 해.
최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갈 수 있도록,
가능한 넓은 범주에서 뮤비들을 다뤄볼까 하거든.
본문 내용과 이 글을 읽은 사람들 각각의 의견이 모두 다 다르더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모쪼록 많은 의견 내주길 부탁할게.
세번째로 소개할 뮤비는 트와이스 CHEER UP 뮤비야.
2017년 현재 걸그룹 시장에서
여성성 프레이밍과 성적 대상화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는 트와이스.
CHEER UP의 여자가 쉽게 맘을 주면 안돼,
TT의 이러지도 못하는데 저러지도 못하네
KNOCK KNOCK의 내 맘이 열리게 두드려줘 세개 쿵! 쿵! 다시 한 번 쿵! 쿵!
SIGAL의 눈짓도 손짓도 어떤 표정도 소용이 없네 하나도 안통해 눈치도 코치도 전혀 없나봐
등등의 가사로 매번 수동적인 여성상을 대중매체에 비쳤고
그 악영향은 알만한 사람들은 알만큼 꽤 널리 퍼지게 됐지.
사실 데뷔곡 우아하게부터 수동적인 여성상을 보이긴 했지만,
우아하게는 뮤비 속에서 비교적 당당한 모습들을 보였어.
반면, CHEER UP은 그저 멤버들의 미모를 자랑하는 듯한 코스튬 대잔치만을 보여줬고,
뒤이어 나온 노래와 뮤직비디오들 역시 페미니스트의 시선에서는 대참사와 다를 바 없는 주제로 나왔지.
그런데 그런 트와이스의 뮤비에도 페미니즘 적 요소가 있으니,
바로 "조롱하기".
트와이스를 보며 수동적 여성상을 소비하고 있을 남성들에 대한 조롱이
CHEER UP 뮤비에 슬쩍 들어가 있어.
카메라 모양 틀을 쓴 남자의 눈에 비친/혹은 렌즈를 통해 찍힌 트와이스 멤버들의 모습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위협하거나
외면하거나
무시하거나
경멸하거나
하찮게 보거나
업신여기거나
아예 없는 사람인 양 굴기도 하지.
현실 속 여자에게 관심 받지 못하는, 연애 경쟁력이 없는 남성들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해.
그렇다면 이 인물이 집어드는 카드는
바로 필터.
현실 왜곡의 가장 좋은 수단이야.
이렇게 연애경쟁력 하나 없는 한심한 남자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이들을 바라보는 눈에 필터를 씌운다면?
화면에 뚜렷히 비치는 필터를 씌웠을 때와 아닐 때의 차이.
필터를 씌우고 나면
나연은 겁에 질린 공포영화 속 여주인공으로,
미나는 일본 청춘 영화 속 수줍은 여학생으로,
사나는 만화속 여주인공 처럼,
쯔위는 고전영화의 한 장면으로,
모모는 액션영화
정연은 홍콩영화로
그리고 미국 하이틴 영화 속 치어리더들로
또 채영은 서부영화
다현은 사극으로 변하지.
어떤 코스튬을 입어도 예쁘다는 걸 자랑하고 싶었겠지만……
결국 그 다양한 여성성은 성적 대상화에 목적을 두고 있지.
서부 영화 속 총잡이 카우걸인 채영은 어쩔줄 모르겠다는 듯 손가락을 모으고
고전 영화 속 우아한 쯔위는
말 그대로 "코르셋을 조이고" 있고,
사나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어린이처럼 비춰지며
미나는 끝까지 수줍은 여학생으로 보여지는 등
각각 다른 모습으로
똑같이 대상화 되고 있지.
그렇다면 결국 여성을 대상화하고 싶은 이들의 욕망을 채우려는 뮤직비디오가 아닌가, 보이기도 하지만
끝부분에서 또 다시 조롱하기의 기능을 하는 장면이 나와.
방금 전까지 화면을 애절하게 응시하던 쯔위의 이미지에서 필터를 걷어내면
필터 너머로 보기엔 그렇게 예쁘고 가질 수 있을 것 처럼 가까웠던 이들이
실상은 본인에겐 관심도 없다는 현실들이
차례로 비쳐진다.
이들에게는 연애 경쟁력 없는 남자보다는
자기네들끼리 노는 게 더 재밌으니까.
비단 이들 뿐만이 아니라 현실 속 여성들에게도 말이지.
카메라 탈을 쓴 남자는 잘 모르겠다는 듯 머리를 긁다가,
현실도피를 위해 다시 필터를 든다.
필터를
끼우면서 나타나는 건
현실을 모두 가리고 환상만을 보여주겠다는듯한
트와이스의 로고.
로고를 보여주며 뮤비는 끝나.
가사는 첨부하지 않을게.
이 노래의 가사는 전부 다 여성을 대상화하는 여성혐오적 사고를 밑바탕으로 쓰여져 있어.
그럼 뮤비 내용과 한 번 이어서 생각해볼까.
당연하게도 연애 경쟁력도 없고 그렇다고 인간을 대하는 데 친절하거나 다정하지도 못한 남자들에겐
주변에 사람들이, 특히 여자들이 붙기는 어렵겠지.
안타깝게도 이런 사람들 중 대다수는 여성차별주의자야.
그런 이들이 예쁜 여자를 보면서, 현실을 왜곡하고 망상하기 시작한다면?
현실 속 여성들을 알지 못하니 상상의 근거는 영화 속 장면들이 될테고,
여성들의 태도는 여혐인들이 상상하는 수동적이고 순종적이며,
거절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여자가 쉽게 맘을 주면 안"되기에 밀어내는 것이고,
결국 의사표현의 의미는 NO가 아닌 YES라는
여혐러 상상 속 그대로의 모습들만 보여지겠지.
아이돌 산업의 주소비층은 십대 여성. 여자 아이돌들도 보통 5:5에서 4:6정도 남자가 조금 더 많은 성비를 보여주지만,
트와이스는 이례적으로 2:8이라는 압독적인 남성팬의 비율을 보여준다.
남자 팬을 주 타깃으로 삼았던 트와이스가, 뮤비 내용에서 이렇게 연애경쟁력 없는 남자를 조롱하는 듯한 장치를 넣은 것은 어떤 의도가 담겨 있을까?
정말 트와이스 주소비층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척 이들을 조롱하기 위해서 였을까,
아니면 본인들이 생각해도 너무나도 심각한 여성혐오적 가사였기에 어느 정도의 완충장치를 넣은 걸까.
어쨌든 트와이스는 CHEER UP을 밑바탕으로 엄청나게 성장했고,
조롱인지 정말 대상화를 위했던 것인지 확실히 하지 않은 뮤비 전반의 태도 때문인지
뮤비와는 무관하게 여성혐오적 가사만 널리 널리 퍼져 사회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지.
이 후 나온 트와이스의 곡들도 모두 코스튬 파티의 연속으로 대상화를 뻔하게 노리기도 했고.
하지만 그래도 CHEER UP까지만 해도 JYP가 눈치는 봤었다라는 걸, 그래서 조롱이라는 장치를 넣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서 글 써봤어.
다음엔 IU-스물셋에 대해 써볼게.
그리고 다뤄줬으면 하는 뮤비 있으면 꼭 댓글로 달아줘! 이제 스물셋까지 쓰고 나면 쓸 게 없어….
문제시 피드백.
댓글에도 다른 의견 있어서 여러 시각에서 바라보고 간다..
새로운 해석 신선하긴한데 지금까지 트와이스 노래 행보들 보면 제왚이 이런 의도로 뮤비를 찍었을거같진 않음 ㅋㅋㅋㅋㅋㅋ 걍 대상화..
너무 심한 어거지같아 ㅎ..,, 가사부터 빻았는데 꿈보다 해몽인가..
의견 교류 위해서 댓글 그냥 보고 넘기는데 어거지라는 말은 기분 좀 나쁘네… 사유하기지 해석 강요가 아니잖아 공감 안가면 이유들 말하면서 이야기 나누길 바라지 본문 자체를 어거지라고 하고 있으면 글 쓴 사람으로서 기분 좋긴 힘드네
별로;
오옹잼따
오 이렇게도 해석이 되는구나 글 잘봤어!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 나두
별로 막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당
난 별루 공감되진않는다..
오 신기하다 잘봤오!!!
뮤비해석은 좋은데 노래가사랑 너무 상극이라섴ㅋㅋㅋ큐ㅜㅜ 앞으로 트와이스도 뮤ㅂ해석내용과 같은 맥락의 노래를 내줬으면 좋겠당
음.난 여태껏 트와이스 노래가사나 뮤비들로 봐서는 그정도 접근까지는 시도도 안한거같고 그냥 멤버들 코스튬이랑 이쁜거 보여주려고 한게 끝인거같음
물론 이런관점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못느낄것같고... 조롱으로서의 의도는 잘 보이지가 않음 이 시리즈에 트와이스가 등판한게 신선하긴하다
하지만 스물셋 기대됨
그럼 뭐해 활동하는건 개빻은 가사인데
차암나ㅋㅋㅋ
이런 시점도 있구나
트와이스 노래가사 진짜 진짜 완전 별로야 절대안들어
나는 완전 이게 맞다고 봄!!!
관찰력 좋다 신기하다
모르겠다 그러기엔 가사가 너무 달라서 그리고 저 뮤비의상을 실제로 입고나오기도 했잖아 팬서비스용으로 트와 좋지만 공감이안됨
흠...
식스틴 시청자로서 트와이스 너무 좋았는데 시그널에서 바이바이~
애들이 예뻐서 더 슬프다
막상 뮤비보면 애들이 마냥 예뻐서 가사가 안들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