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
- 옥빈
사무실 뒤 지하주차장에 허리춤 높이로 백관을 사각으로 용접하여 분리수거대를 만들어 놓았다
비닐, 플라스틱, 캔 3종의 폐자재 이름을 인쇄하여 코팅해 타이밴드로 매달았다
옆 가게와 십 년이 넘도록 함께 사용하며 달그락거리고 있다
늘 허기를 채우는 분리수거함에 작은 손수레를 끌고 억새꽃 머리를 한 할머니가 다녀가기 시작했다
캔만 가져가는 손수레가 짊어진 하루는 이미 찌그러지고 구겨졌다
수분이 비워진 가벼운 몸, 깡통 소리 들썩거리며 적막으로 가고 있다
캔 구역의 비닐봉지는 사흘이 멀다고 비워졌다
나는 캔을 더 바짝 찌그러트렸다
ㅡ 《문장웹진》(2026,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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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외롭게 살면서도 이웃과 더불어 살아갑니다
누가 어떻게 사는지 무심하지만 어쩌다 마주치는 낯익은 이들도 있음 정도는 알고 지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재활용할 것들과 일반쓰레기를 배출하는데 거리는 늘 깨끗하게 보입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가져가고 치우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압니다
다른 집보다 플라스틱 음료병과 빈 캔이 제법 많이 배출되는 생활습관이 몸에 배였습니다
교회 가는 쪽 골목에는 종이류만 모아두는 집도 있는데
유모차를 끌거나 손수레를 밀고 다니는 노인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단골 가게 주인 말을 빌리면 우리 동네에는 빈 병 수거 혹은 빈 캔을 수거하는 이가 없다네요
아마도 냄새 때문일거라는 나름의 분석도 내놓더라구요
지붕이 덮인 넓은 분리수거 장소는 꽤나 먼 곳 서천 둑방 밑에 가야 만날 수 있어서
우리는 그냥 커다란 비닐 봉투에 종류별로 모아 대문 앞에 요일을 달리해서 내놓고 있지요
내놓는 이들은 모두 상노인들이라 '고물'이라 할 수 있겠는데...
차마 스스로를 내놓을 순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