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온전히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마음의 주인으로서...
3부 * 생애~~~ (사랑은 마음의 날씨를 살피는 일인지 모른다)
글 / 이 기 주
(54)좋은 사람들 틈에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섞여 있다
세상엔 좋은 사람이 훨씬 많
지만 그 틈버구니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일부
섞여 있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과의 만남과 접촉을 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내가 일부러 다가가지 않아도 그쪽에서 슬금슬금 접근
하는, 아니 닥쳐오는 경우가 많다. 미리 대응할 수 없다.
교통 법규를 지키며 정속 주행을 하다가 갑자기 끼어든
난폭 운전 차량 때문에 애를 먹는 것처럼 말이다.
몇 해전, 경찰관이 집에 찾아왔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내가 괴한에 의해 납치돼 호텔에 감금됐다고,누군가 경
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혹시 이기주 작가님 집에
계시나요?"
"예,제가 이기주입니다. 전 오늘 집 근처 서점에 다녀왔
습니다. 요 근래 일본에 다녀온 적도 없는데요."
허위 신고했다. 신고 내용이 허위임을 확인한 경찰이 전
화가 걸린 장소를 추적했더니 인천공항 인근에 있는 공
중전화로 밝혀졌다. 나는 뒷맛이 개운치 않았지만 구체
적인 피해를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
지는 않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무언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언어의 온돈》와《말의 품격》같은 책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작가로서의 내 삶에도 꽤 변
화가 있었다.
좋은 일도 많았고 많은 혜택도 누렸지만, 한편으론 이처
럼 황당한 일을 종종 겪고 있다. 유명해지는 일이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일부러 방송 출연이나 강연 활동을
하지 않는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시실이 황당하기
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허위 신고의 경우 이상한 사람의 장난이겠거니 생각하
며 어물쩍 넘겼지만, 얼마 뒤 소설 미디어를 통해 더 어
처구니없는 일을 겪어야 했다.
두어 해 전부터 내 소설 미디어에 "이기주 너 이자식,넌
나와 우주의 기운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마!"
라는 식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작성자는 아이디를 수시로 바꿔가며 메시지를 보내기
도 했는데 욕설과 망상이 뒤섞여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그 사람을 이해해보려고 했다.
'뭐지? 다른 인물과 날 혼동한 건가?그래도 무슨 사정이
있어서 이러는 거겠지?'
그러나 그런 댓글이 지속해서 달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해하려는 노력을 그만두었다.
'아,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없는 사람이구나,
이 사람이 왜 이 같은 행동을 하는지, 왜 이러한 마음을
먹게 됐는지 내가 구태여 이해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
그냥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깔끔하게 인정하도록 하
자!'
이렇게 생각했더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 후로는
이상한 댓글이 달려도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살포시
차단 버튼을 눌러 눈앞에서 사라지게 만든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에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바꿀 수 없는 일이기에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야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일과 바꿀 수 있는 일에 집
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P160 ~164
2022.12.09.金曜日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