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특한 경영전략 통해 성공 거둔 일본 리모델링 전문기업 사례 소개 -
-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일본 건설업계에서 리모델링의 위상 확고 -
□ 일본 리폼시장 개요
ㅇ 일본에서 리폼(リフォーム)이란 기존 건물의 개∙보수를 의미하는 용어로 한국의 ‘리모델링’과 유사한 개념임.
ㅇ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18~2030년까지 일본 리폼 관련 시장규모는 연간 6조~7조 엔(약 60조~70조 원) 규모의 수준으로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
ㅇ 일본 총 세대 수는 2019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이 예상되는 한편, 총 주택 수가 전체 세대 수를 15% 이상 상회하고 있어 일본 주택정책은 점차 신규 주택 건립에서 기존에 있는 주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
ㅇ 사람이 살지 않고 활용되지 않는 빈 집의 증가가 일본 사회의 주요 이슈로 대두되면서 리폼 수요 확대를 뒷받침
ㅇ 2017년 현재 일본 내 건축물 리폼 전문기업 수는 회원사 수가 공개된 일본 정부 공인 협∙단체의 회원사만 합쳐도 총 1600개사 이상에 이르고 있으며, 개인사업자 및 소규모 업체를 포함할 경우 건축물 리폼기업 수는 수천 개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경쟁이 치열한 분야임.
ㅇ 독특한 경영전략과 차별화를 통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일본 리폼 전문기업의 사례를 소개함.
□ 이상적인 새 집을 저렴하게 제공, '리노베루'
ㅇ 2010년 설립, 도쿄에 본사를 둔 리노베루(リノべる)는 오래된 중고 아파트를 리모델링한 후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큰 인기를 얻고 있음.
- 일본은 집을 새로 장만할 때 ‘주택 구매’ 혹은 ‘임대’를 놓고 선택하는데, 한국과 달리 주택 구매는 대개 새 집 구매를 가리키는 경우가 대부분임.
- 일본 국토교통성에 의하면 일본 주택시장에서 중고 주택의 구매비율은 13.1%로 미국(77.6%), 영국(88.8%)에 비해 매우 낮아 중고 주택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음.
- 현재 추세로는 15년 후에 일본의 전체 주택 3채 중 1채는 빈 집이 될 것으로 전망됨. 일본 사회의 주요한 이슈로 거론되고 있는 ‘빈 집 문제’(空き家問題)를 해소하는 유효한 수단으로 리노베루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주목받고 있음.
ㅇ 약 200개 부동산 중개업자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양질의 중고주택을 확보한 후, 스켈레톤(skeleton)이라는 공법을 통해 개별 수요자에게 ‘맞춤형 주택’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 해당 기업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임.
- 일본 주택 리모델링은 일반적으로 기존에 집을 소유하는 수요자가 그 집을 개∙보수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비해, 리노베루는 적격 중고주택 물색과 그 중고주택에 대한 리모델링을 세트로 제공하는 형태임.
- 리노베루는 지어진 지 20년 이상 지난 아파트 중 철저한 심사를 통해 양질의 물건 정보를 확보함. 입지가 우수(대중 교통과의 근접성, 인기 지역에 위치 등)하고 건물 틀과 전기/가스/수도 등의 배관이 튼실하게 지어지고 관리상태도 좋은 물건이 타깃 대상임.
- 해당 기업 관계자에 의하면, “일본 주택은 감가상각으로 인해 20년 이상이 지나면 건물 자체의 자산가치가 거의 0이 된다. 하지만튼튼하게 지어지고 관리가 잘 이뤄진 건물은 일반적인 내용 연수인 60년 이상이 지나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수많은 중고주택 중 숨은 보석을 찾는 것이 우리 회사의 노하우 중 하나”라고 밝힘.
- 스켈레톤 공법이란 벽, 천장, 바닥 및 배관까지 모두 제거한 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원래 집 구조와 상관없이 원하는 집 구조를 구현할 수 있으며, 파격적인 디자인도 가능해짐.
리노베루의 리모델링 사례(스켈레톤 공법)
자료원: 리노베루 홈페이지
- 리노베루를 통해 리모델링된 ‘신축 같은’ 주택 구입 시 일반적인 새 집을 구매하는데 비해 약 3분의 2의 가격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음.
- 리노베루의 야마시타 사장은 “이제까지는 이미 존재하는 집에 주거인이 맞춰서 사는 형식이었다면, 리노베루는 나만의 공간을 제로베이스에서 만들어내는 형태라 할 수 있다. 새 집 마련에 드는 비용 중 절약된 돈을 다른 곳에 투입하면 삶의 질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고 설명함.
ㅇ 리노베루의 서비스는 일본 시장에서 ‘새집 구매’와 ‘임대’ 외에 ‘중고 주택을 리노베이션 후 구매’라는 새로운 선택항을 제시했다는 평을 얻고 있으며,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음.
- 리노베루의 매출액은 설립 7년 만에 50억 엔(약 500억 원)에 육박하고 있음.
- 설립 초기 리노베루의 시공 실적은 연간 10건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2017년 현재 연간 약 600건의 리모델링 실적을 올렸음.
리노베루 매출액 추이
자료원: KOTRA 후쿠오카 무역관(리노베루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
□ 유치원 리모델링에 특화, 일본 내 70% 시설을 잠재고객으로
ㅇ 일본 47개 광역자치단체 중 5번째로 인구가 적은 후쿠이현(福井県, 인구 약 77만 명)에 본사를 둔 자쿠에츠(ジャクエツ)사는 유치원, 보육원 등 아동보육시설의 리모델링에 특화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음.
- 일본 리폼 시장에 단독주택, 아파트, 빌딩 대상 시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보육시설에 대한 리모델링은 틈새시장으로 볼 수 있음.
- 자쿠에츠는 지방 군소도시에 소재하고 있음에도 일본 전국 1045개의 보육시설을 시공한 실적을 갖는 등 유치원 리모델링 분야에 있어서는 일본 내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음.
자쿠에츠의 보육시설 리모델링 사례
자료원: 자쿠에츠 홈페이지
ㅇ 자쿠에츠는 원래 공원이나 보육시설, 학교 등에서 쓰이는 놀이기구(철봉, 미끄럼틀, 그네 등)를 전문적으로 제작, 판매하는 기업으로, 본업을 통해 쌓은 고객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활용해 신규 비즈니스 개척에 성공한 사례라 할 수 있음.
- 자쿠에츠는 놀이기구 납품 및 시공, 사후관리 등의 경로를 통해 일본 내에 있는 유치원 4만여 개의 시설 중 약 70%와 거래관계를 갖고 있음.
- 한 거래처 유치원 관계자로부터 유치원의 화장실을 쓰는 것을 무서워하거나 꺼리는 원생들이 많다는 고민을 접한 것이 해당 기업이 리모델링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함.
- 아이들이 화장실에 즐겁게 갈 수 있도록 그림책의 숲 속을 모티프로 디자인하거나 구획을 가능한 낮춰 폐쇄감을 최소화하는 등 ‘어린이 시선’에 맞춘 리모델링이 큰 호응을 얻음. 또한 기존 시장에 없었던 어린이용 온열변좌를 자체 개발하기도 함.
(상) 자쿠에츠의 유치원 화장실 리모델링 사례, (하) 자쿠에츠가 개발한 어린이용 온열변좌
자료원: TV아사히, 자쿠에츠 홈페이지
- 자쿠에츠사의 강점은 기존 주력 사업영역에서 쌓은 노하우를 통해 보육시설 관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임. 가령 물청소가 필요 없고 항균효과가 뛰어난 바닥재라든지, 최근 일본에서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는 유럽식 교육 프로그램 대응한 입체적인 전시가 가능한 교실 등은 매우 호응이 높음.
ㅇ 자쿠에츠의 리모델링사업은 지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음.
- 자쿠에츠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리모델링사업의 매출액(41억 엔)이 ‘원래 본업’인 놀이기구 제작 판매 분야의 매출액(약 34억 엔)을 넘어섰다고 함.
- 최근 수년간 일본에서 보육시설 부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거론되며 시설 확충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보육시설 리모델링사업의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임.
□ 관광지의 오래된 건물을 셰어호텔로 용도 전환
ㅇ 2005년에 설립, 도쿄에 본사를 둔 ReBita사는 오래된 상업시설을 리모델링해 셰어호텔로 용도 변경 후 이를 직접 운영하는 사업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임.
- 셰어호텔이란 시설 내의 공간 및 비품뿐 아니라 그곳에 모인 사람들 간의 아이디어, 라이프스타일,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컨셉의 숙박시설임. 가령 호텔 내의 공용 조리공간을 동네 이벤트 행사장으로 그 지역 주민에게 임대하기도 하며, 숙박객과 지역 주민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음.
- ReBita는 2016년 일본 가나자와(金沢)의 지어진 지 50년이 넘은 낡은 상용시설을 ‘HATCHi 가나자와’라는 셰어호텔로 변모시켜 지역의 관광명소로 자리잡게 한 것을 시작으로, 홋카이도(北海道), 교토(京都) 등 일본 내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5개 셰어호텔을 운영 중임.
낡은 건물을 셰어호텔로 리노베이션(HATCHi 가나자와)
자료원: ReBita 홈페이지
ㅇ ReBita의 셰어호텔사업은 최근의 방일 외국인관광객 증가 추세와 리모델링에 있어서 셰어호텔이 갖는 강점 등이 요인이 돼 가파른 성장세를 보임.
-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012년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 2017년 역대 최대 규모인 2869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음.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높은 객실가동률을 기록하며 숙박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주요 관광지를 타깃으로 한 ReBita 역시 큰 수혜를 얻음.
- 기존에 일본에서는 매우 생소했던 셰어호텔이라는 형태를 도입, 이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이 없는 영미권 관광객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음. 일반 비즈니스호텔 대비 저렴한 숙박비(싱글룸은 약 3만 원대, 트윈룸은 6만~7만 원대에 제공)로 최근에는 여러 매체에서도 다뤄지면서 일본인 이용객도 가파른게 증가하고 있다고 함.
- 셰어호텔은 객실별로 수도시설(화장실, 욕실, 세면대 등)을 둘 필요가 없으므로, 리모델링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일반 호텔 대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시공이 가능함.
- ReBita는 시공 건물의 옛날 모습을 가능한 살리는 공법을 이용해 비용 면에서 우위를 점할 뿐아니라 타 기업과의 차별점을 제시하고 있음. 가령 85년 전에 은행 지점으로 지어진 홋카이도 삿뽀로의 건물을 셰어호텔로 리모델링할 때 당시에 쓰인 은행 간판이나 현재의 건축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설계를 그대로 보존해 방문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음.
과거 은행 건물로 쓰였던 삿뽀로의 건물을 셰어호텔로 리모델링한 사례
자료원: ReBita 홈페이지
ㅇ ReBita 관계자에 의하면, 해당 기업이 리모델링을 하고 운영하는 숙박시설의 매출액은 연평균 400%의 성장세를 보이고, 2020년까지 총 10개의 셰어호텔 개업을 목표로 하고 있음.
□ 시사점
ㅇ 저출산∙고령화의 영향 및 기존에 있는 건축물의 효율적인 활용을 선호하는 경향 등으로 인해 일본 건설업계에서 리폼은 매우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어 일본 시장 개척 시 눈여겨 봐야 할 영역임.
ㅇ 기존에는 건축자재나 인테리어 관련 제품의 대일본 수출 시 타깃 바이어를 건설업체나 전문 상사로 특정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리폼 수요’에 초점을 맞추면 잠재 바이어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음.
- 단열재, 내진 시공용 자재, 주택용 유리/철강/목재 및 스테인리스 제품, 샤시, 전선, 벽지, LED 등 신규 건축뿐만 아니라 리폼에도 활용될 수 있는 자재나 제품 등이 해당
ㅇ 2017년 4월부터 에너지 절약 성능 기준에 부합하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돼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관련 제품의 대일본 수출 시 ‘친환경’이 중요
- 총면적 2000㎡ 이상 신축 건축물에 대해 에너지 소비 성능 기준(에너지 절약 기준) 준수 의무화가 적용되고 있으며 2020년 4월부터 대상이 확대돼 모든 신축 주택에 대해서도 에너지 절감 기준을 충족해야 함.
◦ 시공 등 서비스 분야 진출 시 정부 정책의 수혜를 받아야 수익이 있으므로 현지 거점 보유 및 일본 내 업종별 협·단체 가입이 필수
- 건설 관련 분야는 지원금, 세금 감면 및 공공자금에 의한 융자 등 일본 정부·지자체에 의한 각종 정책 지원을 기반으로 해야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인가한 협회·단체 회원사가 되는 것이 필수임.
자료원: 해당기업 유선 인터뷰 및 홈페이지, 일본경제신문, 도요케이자이, TV아사히, 리폼신문, 일본 국토교통성 및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