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하염없이 내리는 비 때문에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롯데는 우기를 피해 2월을 전훈일정으로 잡았지만 시드니 기상관측 이래 최대의 강수량을 기록한 폭우로 실외훈련을 사실상 개점휴업한 것.
지난 2일 호주 시드니에 도착한 롯데가 바깥에서 일정대로 훈련한 날은 3일 하루에 불과하다. 4일부터 사흘간 계속된 폭우로 실외훈련을 접었던 롯데는 7일 오랜만에 날이 갰지만 이날은 휴식일이라 또 훈련이 없었다.
문제는 이번 폭우가 단발성으로 그칠 것 같지 않다는 것. 현지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 인근에 대형 태풍이 지나가고 있어 언제 또 폭우가 쏟아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롯데 우용득 감독은 "그동안 숙소 인근에 있는 세인트매리스 실내스포츠센터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간단한 티배팅만 했다"며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바라보는 게 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롯데 선수들은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하자 방에서 컴퓨터게임과 책읽기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몇몇 선수들은 방안에서 거울을 보며 피칭훈련을 하거나 방망이를 휘둘러 보지만 운동장에서 뛰지 못하는 답답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주축 선수들의 연봉협상이 지지부진한 데다 전훈마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등 올시즌 도약을 노리는 롯데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