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오도송(悟道頌)
수많은 삶, 윤회 속을 헤매이며
집 짓는 자를 찾았지만 찾지 못하여
계속해서 태어남은 괴로움이었네.
오, 집짓는 자여!
이제 그대를 보았으니
그대는 더 이상 집을 짓지 못하리라.
서까래는 부서졌고
대들보는 뿔뿔이 흩어졌으며
마음은 닙바나에 이르러
갈애의 소멸을 성취하였노라.
- 법구경 -
부처님께서는 육 년 고행으로 깨달음을 얻지 못하자 고행이 해탈로 가는 길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셨다. 그리고 어렸을 때 농경제 행사를 하는 중에 초선정에 들었던 기억을 되살리고 그 길이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라고 확신하셨다.
부처님께서는 고행을 멈추고 우유죽으로 몸을 회복하고서 보리수 아래에 앉아 초선정‧이선정‧삼선정‧사선정을 차례로 성취하셨다.
사선정을 바탕으로 초경에 전생을 기억하는 지혜(宿命通)을 성취하고, 중경에는 하늘 눈의 지혜(天眼通)를 성취하셨다. 말경에는 중생에 대한 대연민심으로 중생들이 태어나고 죽는 원인과 결과를 밝히기 위해 연기(緣起)에 마음을 기울이셨다.
이렇게 십이연기를 순관, 역관하시고 동이 틀 무렵 위없는 깨달음을 얻으셨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수많은 부처님들처럼 깨달음의 감흥을 이렇게 읊으셨다.
수많은 삶, 윤회 속을 헤매이며
집 짓는 자를 찾았지만 찾지 못하여
계속해서 태어남은 괴로움이었네.
오, 집짓는 자여!
이제 그대를 보았으니
그대는 더 이상 집을 짓지 못하리라.
서까래는 부서졌고
대들보는 뿔뿔이 흩어졌으며
마음은 닙바나에 이르러
갈애의 소멸을 성취하였노라.
♣ 주: 이 게송에서 집은 몸을, 집짓는 자는 갈애이다.
고따마 부처님께서는 디팡카라 부처님(연등불)께서 미래의 부처님이 될 거라고 수기를 주셨기 때문에 붓다가 갖추어야 할 일체지(一切智)를 얻기 위해 수없는 생을 윤회하셨다. 모든 붓다들은 일체지에 의해서만 집짓는 자(갈애)를 볼 수 있다. 태어남은 필연적으로 늙음, 병듦, 죽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괴로움이다.
서까래는 모든 번뇌(오염원)를, 대들보는 무명을 의미한다. 마치 대들보가 모든 서까래를 받치고 있듯이 무명이 모든 번뇌를 지탱해주고 있는 오염원의 뿌리이다.
지혜에 의해서 갈애(집짓는 자)를 발견하고 모든 오염원(서까래)을 부수고 무명(대들보)을 제거함으로써 마음의 형성화작용이 멈추어 닙바나를 성취한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윤회할 수 없다. 왜냐면 더 이상 몸(집)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갈애의 소멸은 아라한과의 증득을 말한다.
- 법구경 이야기 - 법구경 주석서 / 무념‧응진 역 / 옛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