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에 밀려 정신없는 백화점 1층 코스메틱 코너에 진력이 났다면 서울 압구정동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랑콤의 부티크에 눈길을 돌려보자. 프랑스의 건축&인테리어 디자인 듀오 ‘스튜디오 마소’가 작업을 맡은 이곳에서는 고급스러운 뷰티 서비스와 함께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로션이나 크림을 하나 살 때도 여자들은 ‘꿈’을 얻는다. 단순히 피부를 개선시키는 효능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움직이는 플라세보 효과 placebo effect 까지도 느끼는 것이다.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코스메틱 회사의 부티크란 단순히 상품 전시 공간이 아니라 그 자체로 브랜드의 이름이자 총체적인 아름다움의 ‘집’ 같은 존재. 최근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 눈에 띄는 건물 하나가 들어섰다.
바로 랑콤의 ‘라 메종 드 보테 La Maison de Beaut? 프랑스의 프레스티지 코스메틱 브랜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세계적인 프랑스 디자이너 장 마리 마소 Jean-Marie Massaud 와 로마 태생의 건축가 다니엘 푸제 Daniel Pouzet 듀오로 이뤄진 ‘스튜디오 마소 Studio Massaud’와 손잡고 전통미와 현대미가 함께 살아 있는 부티크를 전 세계적으로 오픈한 것이다. 프랑스, 미국, 중국 상하이, 홍콩 등에 이어 전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오픈하는 서울 부티크는 랑콤의 컨셉 매장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세련되고 까다로운 취향을 지닌 한국 소비자를 위한 특별한 배려라는 것이 랑콤 측의 설명이다.
랑콤 부티크 외관은 추상적인 이미지의 디스플레이만으로 꾸며져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름다움의 원더랜드, 동선 따라 구경하기 랑콤 부티크의 1층은 모든 제품을 만날 수 있는 뷰티 스튜디오로, 2층은 전문적인 피부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에스테틱으로 꾸며져 있고 3층은 직원들의 세미나실과 신제품 교육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튜디오 마소는 고급스러운 느낌의 은빛 건물 외관은 물론, 외부에 드러난 쇼윈도부터 은밀한 스킨 케어 캐빈까지 모든 공간이 친근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부드러운 여성의 몸을 형상화한 기둥 양 옆에는 신제품의 이미지를 드러내는 디스플레이로 꾸며진 쇼윈도가 오가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일단 1층 홀에 들어서면 크게 향수, 기초 제품, 메이크업으로 나뉜 3개의 공간을 중심으로 랑콤의 세계가 펼쳐진다. ‘디스커버리 스피어’에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랑콤의 향수들이 근사하게 진열되어 있고, 다양한 컬러가 넘쳐나는 ‘메이크업 바’와 새로운 스킨 케어 제품을 선보이는 ‘스킨 케어 바’는 회색빛이 도는 투명 플렉시글라스를 이용해 같은 스타일로 디자인되어 있다. 각각의 제품들은 라인별로 잘 구분되어 있으며 누구든지 이 모든 것을 직접 발라보고 만져보며 체험할 수 있다. 매장에 상주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하얀 장미로 둘러싸인 거울과 바 형태의 스테인리스 스틸 서랍으로 이뤄져 있는데, 마치 극장의 분장실 같은 인상을 준다. 좀 더 안쪽에 자리 잡은 라운지는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편안하게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곳. 맞은편에 놓인 미디어 스크린을 통해 근사한 광고 비주얼을 감상하고 함께 온 친구끼리, 모녀끼리 담소를 나눠도 좋다.
모든 고객에게 열려 있는 1층의 뷰티 스튜디오는 스킨케어, 메이크업, 향수 영역으로 구분된다.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1층 홀에 반해 2층은 좀더 특별한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에스테틱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서는 1942년에 설립되어 70여 년간 뷰티 노하우를 쌓아온 랑콤 인스티튜트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브랜드의 독자적인 기술과 제품, 철학에 대해 강도 높은 교육과 훈련을 받은 에스테티션들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고객을 맞고 있다. 최첨단 측정기인 ‘다이아그노스 엑스퍼트 Diagn셲 Expert’ 시스템을 통해 주름, 피지, 유·수분, 잡티 등의 상태를 정밀하게 검색한 후 가장 알맞은 에스테틱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2층에 있는 6개의 스킨 케어 캐빈은 마치 꿀벌의 집처럼 생긴 독특한 공간 디자인으로 마소 스튜디오가 특히 주력한 코너 중 하나다. 둥글게 설치된 흰색 커튼을 치면 누에고치처럼 따뜻하고 완벽한 개인만의 공간이 형성되며 개개인에 맞게 빛과 음악, 향을 조절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이 완전히 이완되어 짧은 시간이지만 강력한 휴식을 누릴 수 있고 에스테틱 서비스의 효능이 훨씬 커지는 공간이다. 트리트먼트 후에 화장을 할 수 있는 메이크업 바도 마련되어 있다.
오감五感이 만족해야 피부도 건강해진다 랑콤 부티크를 100% 즐기고 싶다면? 곳곳에 숨겨놓은 오감만족 시스템을 충분히 누려야 한다. 우선 매장 인테리어의 세세한 부분을 살펴보면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만끽해보자. 전반적인 분위기는 모던하면서도 미래적인 느낌. 합성수지, 플렉시글라스, 스테인리스 스틸, 래커, 스펀지, 세공 유리, 자개 등 다채로운 소재를 마감재와 진열장, 디스플레이 소품 등에 사용했다. 발아래의 유리 바닥은 프랑스의 라 프랑세즈 뒤 베르 La Fran뛞ise du Verre 에서 제작한 것으로 마치 물 위나 서리가 내린 땅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랑콤의 상징인 장미 모티프가 여러 군데 눈에 띄는데, 특히 얕게 돋을새김한 진열장의 손잡이 장식이 멋지다. 제품을 환상적으로 비춰주는 LED 조명과 제품의 사용법을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선보이는 액정 화면 등 눈을 뗄 수 없는 장치들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피부로 느끼는 촉각적인 혜택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촉촉한 크림부터 산뜻한 토너, 매끄러운 립스틱, 보송보송한 파우더까지 다채로운 질감을 자유롭게 만끽할 수 있고 에스테틱에서는 숙련된 스태프들의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손길을 전신으로 느낄 수 있다.
부티크에서 새롭게 발견해야 할 것은 후각과 청각적 경험이다. 랑콤은 ‘랑콤의 여성’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향을 만들기 위해 조향사 알랭 아스토리 Alain Astori , 유명 향수 제조사인 IFF와 손을 잡았다. 샌들우드, 머스크, 미모사, 세이지, 베르가모트 등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향이 랑콤 부티크에 은은하게 깔려 있다. 특정한 향수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를 담은 향으로는 최초가 아닐까 싶다. 랑콤은 파리의 유명한 셀렉트 숍인 콜레트 Collette처럼 부티크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음악도 선보이고 있다. 브랜드에 맞는 테마 뮤직을 만들어주는 ‘식시엠 선 Sixieme Son’는 명성, 전문성, 여성성, 창의성, 기발함, 그리고 심벌인 장미의 6가지 테마로 랑콤만의 음악을 만들었다. 자, 여기에 향긋하고 부드러운 장미 차를 한 잔 곁들여 미각까지 깨우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을 제대로 만끽하게 되는 셈이다.
랑콤은 화장품 쇼핑과 스파 외에도 다채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메이크업 코칭이나 차밍 스쿨, 3명 이상이 함께할 수 있는 ‘엔조이 뷰티 클래스’도 마련되어 있다. 친구들과 그룹을 짜 함께 하루 정도는 완전히 시간을 비워두고 페이셜&보디 트리트먼트, 메이크업 서비스를 체험하며 간단한 다과도 즐길 수 있는 ‘뷰티 파티’에 참가해도 좋을 듯. 좀더 여유롭게 뷰티 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여성이라면 친구나 어머니 혹은 딸, 남편(남성 스킨 케어 라인과 남성용 에스테틱 프로그램도 있다)의 손을 잡고 랑콤의 초대를 받아들이면 어떨까.
인스티튜트를 방문하면 피부상태를 세세히 점검받는다.
랑콤 CEO 마크 듀블 Marc Dubrule 여성이 원하는 모든 아름다움이살아 있는 공간입니다 랑콤 부티크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던 작년 7월 말, 프랑스 본사에서 CEO 마크 듀블을 만났다(그는 올해 1월 17일에 열린 오픈 행사에도 참석했다). 18년 전 로레알에 입사한 이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온 그는 3년 동안 로레알 코리아의 CEO로 재직해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비오템 브랜드의 사장을 거쳐 2002년에 랑콤의 새로운 CEO로 취임한 그는 브랜드의 깊은 전통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하는 동시에 보다 젊고 현대적인 생기를 북돋워주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계획한 바 있다. 마크 듀블 사장은 이번 랑콤 부티크 사업으로 다시 한 번 저력을 확인시켜줬다.
“랑콤 부티크는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닙니다. 여자들은 피부를 매끄럽게 하는 화장품, 그 이상의 호사를 바랍니다. 우리는 여성들에게 미용과 관련된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총체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성의 아름다움과 미묘한 감성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지요. 특히 서울 부티크는 섬세하고 깐깐한 한국의 여성들을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랑콤만큼 나를 아름답게 하는 것은 없다’라는 테마를 충분히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
트레이닝 매니저 안 마리 주방살 Anne-Marie Jouvensal 70여 년의 뷰티 노하우와 최첨단 피부 과학을 만나보세요 세계의 셀러브리티들이 고정 고객으로 찾아온다는 랑콤 인스티튜트의 서비스를 서울 부티크의 오픈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안 마리 주방살 여사는 랑콤에서 출시되는 모든 스킨 케어 제품의 마사지 방법은 물론, 부티크와 인스티튜트에서 진행하고 있는 마사지 프로그램 과정 개발에 참여하고 전 세계 랑콤 에스테티션 교육까지 총괄하고 있는 뷰티계의 ‘대모’다. 14세 때인 1954년에 어머니의 손을 잡고 랑콤 인스티튜트를 방문했다가 오랜 인연을 맺게 된 그녀는 랑콤의 살아 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랑콤 부티크에 오시면 에스테틱 서비스에서도 전통과 혁신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다이아그노스 엑스퍼트’라는 랑콤만의 최첨단 피부 측정기를 이용해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피부 진단이 이뤄지지요. 피부를 60대까지 확대하는 카메라, 주름의 깊이와 피부 톤을 측정할 수 있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피지, 각질, 탄성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포함되어 있어요. 일단 정밀한 진단을 거쳐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에스테티션의 손길에 모든 것을 맡기세요. 역사가 증명하는 랑콤 인스티튜트의 독특한 마사지를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 마리 주방살 여사는 각각의 트리트먼트에 맞게 조절되는 음악과 컬러테라피 조명에도 주목할 것을 권했다.
자료제공 랑콤 부티크(02-3443-29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