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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해상도 지원으로 확 달라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오는 8월 15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게임을 새로 뜯어고치는 ‘리메이크’가 아닌 ‘리마스터’ 버전이다. 요즘 모니터에 맞게 4K 해상도를 지원하고, 사운드 품질도 강화했으며, UI와 플레이의 안정성을 개선하고 최신 OS에서도 문제없이 구동한다. 떠다니는 석궁처럼 보이던 배틀크루저가 완벽한 우주선의 모습을 갖추는 등 등 유닛이 ‘고퀄리티’로 탈바꿈했으며, 건물의 텍스처도 더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화면(상)과 기존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화면(하). 게임 중 F5 버튼을 누르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16:9 고화질 화면과 기존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4:3 화면을 오갈 수 있다
최신 PC 환경을 반영한 탓(?)에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기존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에 비해 시스템 요구 사항이 전반적으로 올라갔다. 그렇다고 새 스타크래프트를 위해 'PC를 바꿔야 할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약 2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높아졌을 뿐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제시한 권장 사양을 보면 구입한 지 수년이 지난 구형 노트북으로도 충분히 구동할 만하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밝힌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최소 및 권장사양
게이머의 주적: 버벅임
우리가 쓰는 PC는 백신이나 파일 관리, 각종 업데이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원을 소비하고 있음을 잊지 말자. 게다가 요즘은 음악과 인터넷은 기본이고, 방송 이나 TV 등을 보면서 게임을 하거나, 작업 도중에 잠깐 게임을 켜는 등 한 번에 여러 작업을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환경이 흔하다.
▲백그라운드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돌아가기 때문에 게임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PC 사양은 다들 빵빵한데, 아이러니하게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중에 버벅이는 현상을 경험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앞서도 말했듯이 사양이 좋아서 이것 저것 동시에 실행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어쩌다 한 두 번은 그냥 넘어가겠지만,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 게임의 흐름이 끊어지고 스트레스가 쌓인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공격할 타이밍을 잃거나 미세한 컨트롤에 실수할 수 있으므로 쾌적한 게임환경 유지가 중요하다.
▲임요환 빙의 모드로 '벌쳐 컨트롤' 유즈맵 하는 중인데, 갑자기 PC가 버벅인다면?
<출처: 유튜브 채널 'yunbeom song'>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와 같은 버벅임 문제를 해소하는 ‘게임모드’를 윈도우 10에 도입했다. 게임모드는 올해 상반기 진행한 ‘윈도우 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Creator Update)’의 핵심이다. PC로 게임할 때 초당 프레임 수가 낮은 것을 개선하고, 게이머들의 각종 편의를 향상하는 모드다.
PC를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하는 ‘게임 모드’
▲윈도우 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 이후 설정에 나타난 게임 메뉴
윈도우 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 이후 사용 가능한 ‘게임 모드’의 원리는 간단하다. PC의 모든 자원을 현재 실행 중인 게임에 최우선으로 할당해 게임을 보다 나은 성능으로 즐기도록 한다. PC를 일시적으로 콘솔게임기처럼 바꾸는 셈. 물론 CPU와 GPU를 특정 게임에 모두 할당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우선 배분함으로써 게임의 초당 프레임수 하락 및 원인 모를 버벅임을 개선하는 것이 게임 모드의 핵심이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윈도우 10의 설정 화면에 들어가면 중간에 ‘게임’이라는 항목을 찾을 수 있다. 이를 클릭하면 다시 몇 개의 항목이 나타나는데 여기서 좌측 메뉴 중 ‘게임 모드’를 선택하고, 게임 모드 사용에 켜져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게임 모드 사용'을 켬으로 하면 된다
게임 모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더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게임을 실행한 후 '윈도우 키+G'를 누르면 팝업창이 뜨는데 여기서 게임 모드 사용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만약 PC 스펙이 다소 부족하거나 백그라운드 프로그램을 많이 구동하는 시스템이라면 프레임 향상 효과가 크다.
▲게임 실행 후 윈도우 키+G 키를 눌러 게임모드 활성화
게임 모드, 실제로 효과 있을까?
클릭 한 번으로 게임이 더 빨라질까? 게임 모드를 처음 접한 사람은 게임 모드의 효과에 의구심이 들기 마련. 그래서 실제 성능 향상 여부를 측정해봤다.
▲테스트는 LG전자 게이밍 노트북(모델명:15G870-PA50K)을 이용했다
테스트를 위해 LG전자 게이밍 노트북(모델명:15G870-PA50K)으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실행했다. 이 노트북은 카비레이크 공정의 인텔 7세대 코어i5-7300HQ CPU를 사용했으며,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50 GPU를 추가해 게임 성능을 향상한 제품이다. 따라서 낮은 사양에서도 충분히 구동하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플레이하기에는 차고 넘치는 고사양이다. 다만 이번 테스트는 고사양의 노트북에서도 환경에 따라 게임 모드가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8월 15일 정식 출시일 이전에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PC방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테스트는 다나와가 운영하는 PC방인 디피지존(DPG ZONE, 양천구 소재)에서 진행했다. 또한 4K 해상도에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노트북에 4K 모니터를 연결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LG전자 게이밍 노트북(모델명:15G870-PA50K)의 CPU 및 GPU 정보
▶ 백그라운드에 많은 프로그램을 실행했을 때, 게임 모드 효과 있을까?
▲백그라운드로 녹스플레이어, 인코딩 등을 구동했다
우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최악의 상황에서 플레이 되도록 다수의 프로그램을 백그라운드로 돌렸다. 안드로이드 앱 플레이어인 녹스 플레이어에서 리니지M을 실행했으며, 팟인코더로 동영상을 인코딩하고, 동시에 4k 영상을 플레이했다. 3D 벤치마크에 사용하는 유니진 엔진(Unigine engine)까지 구동한 상태에서 진행했다. 이 정도로 실행하고 나니 아래와 같이 CPU 점유율이 100%에 도달했다.
▲CPU 점유율이 100% 상태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먼저 게임 모드가 꺼진 상태에서 측정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프레임 변화를 보자. 게임은 최대 부하를 위해 4K 해상도 모니터에 4K 해상도로 실행했고, 측정은 프랩스(Fraps) 벤치마크로 진행했다. 결과는 아래 그래프처럼 초당 최저 62, 최대 109프레임, 초당 평균 프레임은 78.8이었다.
아래는 게임 모드를 켠 상태에서 측정한 결과다. 초당 최저 프레임은 94, 최대는 245로 나타났으며, 초당 평균 프레임은 176.3이었다.
결과가 제법 흥미롭다. 게임 모드 ON/OFF 시 2배 이상의 초당 평균 프레임 수 차이가 났다. 백그라운드 프로그램에 CPU 자원이 대부분 할당되는 악조건이지만 게임 모드를 활성화하자 시스템 자원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우선 할당함으로써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주황색 막대는 게임 모드 OFF, 파란색 막대는 게임 모드 ON
게임 모드는 모든 상황에서 자원을 게임에 집중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성능이 하락하는 것을 막는다. 예를 들면 백그라운드로 구동한 특정 앱으로 인해 게임 프레임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버벅거림 현상을 방지한다. 그렇다면, 다소 시스템 자원이 여유 있는 상태에서도 효과가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앞서 테스트 조건에서 시스템 자원을 가장 많이 쓰는 유니진 엔진을 중단한 후 프레임을 측정했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주황색 막대는 게임 모드 OFF, 파란색 막대는 게임 모드 ON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낮은 PC 사양에도 원활하게 돌아가다 보니 게임모드를 켰을 때와 껐을 때 평균 초당 프레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앞서 2배 이상 났던 결과와는 달리 게임 모드가 ON일 때 255.5, 게임 모드가 OFF일 때 228.2이다.
이것만 보면 게임 모드의 효과가 미미하지만, 최소 프레임 변화에서 그 효과가 드러난다. 게임 모드를 켰을 때 최소 프레임은 174로 양호한 편. 게임 모드를 끄자 최소 프레임은 35프레임까지 떨어졌다. PC가 일시적으로 버벅거린 것이다. 이처럼 게임 모드는 어떤 상황에서도 시스템 자원을 최대한 게임에 우선 할당함으로써 일시적인 성능 하락도 방지하는 역할을 하므로 이따금 발생하는 버벅거림 문제도 해결한다.
이번 테스트는 꽤 높은 사양의 게이밍 노트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이보다 낮은 사양의 데스크톱PC나 노트북에서는 게임 모드가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성능이 낮을수록 그만큼 게임에 배분할 수 있는 자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데스크톱PC에 비해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은 노트북은 더 큰 효과가 기대된다. 낮은 사양의 노트북이라고 해서 무조건 노트북을 교체할 것이 아니라 우선 윈도우 10의 게임 모드를 이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녹화 및 캡처 기능은 덤
▲윈도우 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에 포함된 빔(BEAM) 스트리밍 기능. 고급 설정은 불가능하지만, 누구나 방송할 수 있을 정도로 메뉴 구성이 간단하다
게임 진행 화면을 녹화하거나 스크린샷을 저장하기 위해 별도의 외부 프로그램을 쓸 필요가 없다. 윈도우 10 크리에이터에서 제공하는 게임 기능에는 녹화 및 캡처 기능이 기본 제공되기 때문이다.
게임 DVR 메뉴에서는 녹화 및 스크린샷에 대한 다양한 설정을 할 수 있다. 저장 위치와 저장 품질, 오디오 녹음 여부 등 지정이 가능해 외부 프로그램을 쓰지 않고도 만족스러운 게임 영상을 남길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브로드캐스팅 메뉴도 들어갔다. 이를 이용하면 쉽게 영상을 스트리밍함으로써 실시간으로 게임 플레이를 시청할 수 있다.
게임바 메뉴에서는 영상을 녹화하거나 스크린샷을 남기는 것 외에 다양한 기능에 대한 단축키 설정이 가능하다.
“제 윈도우 10에 게임 모드가 없어요”
이 글을 보고 당장 윈도우 설정 화면에 들어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게임’ 또는 ‘게임 모드’ 항목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면 윈도우 10을 구매하거나, 기존 윈도우 10을 업데이트 해야 한다. 게임 모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윈도우 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에 새롭게 적용한 기능이기 때문이다. 윈도우 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는 지난 4월 정식 배포되었다. 자동 업데이트에 의해 알아서 적용되지만, 일부 환경에 따라 자동 업데이트가 안 됐다면 직접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참고로 자신의 PC가 윈도우 10 크리에이터로 업데이트되었는지 확인하려면 화면 좌측 아래 윈도 아이콘에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른 후 [실행]-[cmd 입력]-[winver 입력]하면 화면에 윈도우 버전이 나타난다.
윈도우 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의 버전은 1703이며, 이보다 버전이 낮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업데이트를 하면 된다.
우선 이곳을 눌러 이동한다.
위와 같이 업데이트 확인 화면이 나타나면 ‘지금 업데이트’를 클릭해 필요한 파일을 내려받는다. 그러면 업데이트에 필요한 파일을 내려받는다. 이를 실행하면 알아서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공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위와 같은 메시지가 나오며 설치를 중단한다
다만 이 과정에 약 8GB 크기의 저장공간이 필요하므로 먼저 이를 확인해야 한다. 저장공간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위와 같은 메시지가 나타난다. 업데이트가 완료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것을 추천한다.
PC가 게임에 집중한다! '윈도우 10 게임 모드'
▲ 윈도우 10 게임 모드는 스타크래프트 같은 저사양 게임부터, 문명 같은 고사양 게임까지 모두 작동한다
PC의 자원을 현재 플레이 중인 게임에 몰아주는 윈도우 10 게임 모드는 극한 상황일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예를 들면 백그라운드에 많은 프로그램과 작업이 구동될수록, PC 사양이 낮을 수록 게임 모드의 효과가 크다. 때문에 초고사양 PC 유저거나, 게임을 하기 전 백그라운드의 프로세스를 모두 종료하는 유저라면 무조건 켤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참 다른 일을 하던 중에 게임 한 판 하려고 기존 프로그램들을 모두 종료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다. 상대적으로 사양이 낮고, 업그레이드도 어려운 노트북은 멀티태스킹에 더 약하다. 이럴 때 윈도우 10 게임 모드를 켜보자. 클릭 한 번이면 내 PC와 노트북이 콘솔 게임기로 변한다.
기획, 편집 /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 이준문 news@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