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엄마는 책 한 권을 읽었단다.< 사랑하기때문에>란 책이었어.
환자들의 정신적 상처를 치료하는 이야기였는데 다 읽고 너에게 얘기하고 싶어졌어.
거기엔 세 명의 환자가 나온단다. 한 사람은 마크란 남자야. 병을 치료해주는 의사 커너의 친구이기도해. 딸이 유괴당하고 실종된 이후 자기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지하도에서 노숙자로서 살아간단다.
또 한 사람은 에비하퍼란 여자야. 그녀는 엄마가 어느 의사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해. 돈을 받고 그 의사가 그녀의 엄마알콜반응 검사결과를 조작하여 다른 환자에게 수술을 새치기시켜서라고 생각한단다. 그 수술은 술을 한 방울도 안 먹어야 할 수 있는 거였거든. 술을 전혀 안 먹었다고 말하는 엄마의 말을 못 믿고 의사의 말만 믿어. 뒤늦게야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복수의 칼을 가는 거야.
또 한 사람의 환자는 에릭슨이란 여성인데 대단한 갑부의 딸이란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을 위치에 있지만 우발적인 교통사고로 한 아이를 치여 죽이게 돼. 아버지로 하여금 뺑소니 사고의 뒷수습을 하게하고 그 가책으로 자신을 괴롭히며 망가뜨리는 행각을 하지.
이 세 사람을 치료하는 담당의사 커너도 이들 못지 않은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어.
열 네살 때 시카고의 빈민촌에서 자랐어. 아무런 원한관계도 없는 마약딜러상들 때문에 중화상을 입었어.
“ 헤이. 겁쟁이. 쓰레기들을 어떻게 처치하나 보여줄까?” 하는 말과 동시에 커너는 휘발유를 뒤집어쓰게 되는 거야. 그들이 던진 성냥불에 의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고 몸이 횃불처럼 활활 타오른느 거야. 사력을 다해 갇힌 컨테이너에서 발버둥쳤지만 . 신체의 절반 이상이 화상을 입었고 살아남은 커너의 모습은 아주 흉측할 수밖에 없었어
커너는 알렉상드로 뒤마의 <몬테크리스토백작>을 읽어. 그 책에서 그는 15년동안 부당한 감옥에 갇혀 살아야했던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극에 깊은 공감을 해 세균감염으로 손가락마저 하나 절단하니 어린나이에 얼마나 절망적이었을까.
그 자신이 당한 것처럼 꼭 같이 성냥불을 긋고 마침내 복수에 성공해.. 그들에게서 탈취한 돈을 지닌 채 커너와 마크는 시카고에서 도망치지..
아주 오래전 까마득하게 잊었던 그 일을 마크가 에비에게 다 털어 놓는거야. 주인공들끼리 서로 내면의 상처를 남김없이 보여주고 치유되는 과정이 아주 긵박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작품이란다. 이 책 속에서 주인공들이 책에 많은 영향력을 받는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책의 힘에 대해 생각해봤어. 좋은 책을 선택하여 읽어야함을 느끼기도 하면서 말이야.
로스엔젤레스 공항, 세 사람의 상처 지닌 영혼이 인생의 전환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해. 네가 문장의 행간을 잘 살핀다면 비행기가 비행기가 아닌 아주 특별하게 마련된 장소임을 눈치챌지 몰라. 다행이 에릭슨이 사랑하는 여인으로서의 행복을 찾고 상처투성이 의사 커너 역시 사랑에 빠진단다. 모두들 사랑하기 때문에 살아가는 해페앤딩으로 끝나.
이만 책에 대한 마무리를 할께. 왜냐하면 너에게 책을 읽으며 예상치 못한 반전에 놀라게 하고 싶어서야. 그 생생한 느낌의 선물을 받아 주겠니?
진정한 복수란 용서하는 것일 것 같구나. 사랑이란 상대방의 모든 허물과 상처까지도 다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사랑한다는 것은 어느 경우에도 죽지 않는거야.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살아 남아 수호천사처럼 지켜 주는 거야.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가슴을 지닌 삶은 얼마나 아름답니? 용서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숭고한 감정이라고 하잖아?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다는 말이 있는데...
엄마는 사과나무 대신 가슴의 텃밭에 사랑나무를 심고 싶구나. 나 자신과 가족과 주위를 많이 많이 사랑하며 살고 싶구나. 사랑하는 일에 잠시라도 지체하면 죽을 것처럼 매일 최선을 다해 말이야.
자기자신을 기점으로 풍차의 부챗살처럼 펼쳐지는 삶 의여러 과정들, 주어지는 인연들 다 사랑한단다. 그래서 우린 당당하게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서는 거야. 한 가슴의 깨어짐을 막을 수 있다면 삶은 결코 헛되지 않단다. 우린 희망이 있어. 사람과 삶, 그리고 일 모두를 사랑하기 때문에.
첫댓글 글씨가 너무 작아요.ㅜㅠ
ㅎㅎ 한글에서 쓰시고 옮기셨나요^^ 글씨가 작긴 하네요^^ 나도 요렇게 오순도순 얘기할 정감 넘치는 엄마가 있으면 좋으련만, 울 엄마 한무뚝뚝 하셔요^^
그럼요, 책에 많이 영향 받죠. 정말 골라 독서를 해야 해요. 한 가슴의 깨어짐을 막을 수 있다면 삶은 결코 헛되지 않다구요? 저도 희망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