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보라빛이 고운 여름 야채, 가지
가지 자주 드세요? 짙은 보랏빛 가지, 색깔이 너무 곱지요? 과일이나 야채 중에 영양소는 좀 떨어진다지만 그래도 그 고운 빛깔에 마음이 끌리는 게 가지입니다.
그런데 정작 요리를 해먹으려고 하면 가지 냉국 아니면 가지 무침이신가요? 그럼, 한식과 이탈리아 요리의 고수 박종숙, 박주희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가지 이야기와 다양하게 보여주는 가지 요리 퍼레이드를 지켜보시죠. 가지의 맛이 이렇게 가지가지였던가 하고 놀라실거예요.
초등학교 4학년 때였는데, 내가 그 나이에도 기특하게 가지 요리를 하려는 생각을 다 했나봐. 어느 날은 밥에 가지를 넣고 밥이 다 될 때까지 같이 넣고 쪘는데, 이게 곤죽이 됐네. 그날은 그렇게 실패했지만, 그래도 내가 가지 요리를 잘 했던가봐. 33년 만에 초등학교 동 창회를 가졌는데, 동창 친구들이 그러더라구. 우리 초등학교 때 왜, 불량스럽고 말 안 듣는 녀석들을 죄다 모아다가 선도차원에서 축구부를 만들었거든. 합숙하며 지내는데, 내가 밥을 자주 해줬어. 그때가 6학년이었는데, 얘들이 그때 내가 해주던 콩나물과 가지 요리가 그렇 게 맛있었다는 거야. 밥할 때 가지를 같이 넣고 쪄서 무쳐줬거든. 그때는 학교가는 길에 가 지밭에서 가지 따다가 생가지를 먹어보기도 했는데, 생가지는 아주 아리더라구. 그래도 자 주 따먹었지. 생가지말고도 가지 요리를 맛있게 먹었던 건 일본에 갔을 때, 코스요리를 시 켜먹는데, 가지를 반 잘라서 작은 화로의 석쇠에 구워서 된장소스를 발라주는데, 정말 맛있 더라구.
박종숙(한식요리 연구가)
왜 우리 어렸을 때는 가지를 빨래줄에 널어 말린 다음 겨울에 무쳐 먹기도 했잖아요. 실로 꿰어서 말리기도 하고. 그렇게 말려 무쳐 먹던 게 기억에 남아요. 하지만 정작 가지를 맛있 게 먹은 건 이탈리아에서였는데, 올리브오일을 발라 그릴에 구워서 먹으면 그냥, 그 자체로 맛있었어요. 튀겨 먹기도 하구요. 한국에서는 사실 맛있게 먹은 기억은 별로 없거든요. 보 통 양념에 무쳐 먹거나 볶아먹다 보니까 별로 맛을 못 느낀 거 같아요. 고기요리와 같이 그 릴에 구워, 올리브오일을 살짝 발라 먹으니까 정말 맛있었죠. 가지에 토마토 소스, 버터와 밀가루, 우유 넣은 베사멜 소스를 넣어 그라탱을 해먹어도 아 주 맛있어요. 소금에 절여서 물기를 짜고 튀기면 튀김인데도 전혀 느끼하지 않게 즐길 수 있고요. 그냥 튀기면 가지가 기름을 너무 많이 먹거든요.
박주희(이탈리아요리 연구가)
첫댓글 마트서 요즘 세개 이천원정도 이던데
익으면 숨 죽어 양이 작아져
여섯개는 사야하네요
오늘은 가장 쉬운 가지나물 해야겠어요
함암효과 1위 가지나물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