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더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에 따르면 볼보자동차 XC90의 고객 가운데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 16년 동안 한 명도 없었다. 막강한 충돌테스트 결과가 그대로 입증된 셈이다. 참고로 1‧2세대 모두 유로NCAP과 IIHS(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에서 최고점을 맞은 바 있다. 조사자는 “XC90은 일찍이 각종 안전장비를 갖춰 사고위험을 크게 줄였다”고 전했다.
RSC(Roll Stability Control)이라고 부르는 전복 방지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2003년에 볼보자동차가 처음 개발했다. 자동차가 무게중심을 잃고 전복되기 전 막아주는 기술로, SUV에 특히 유용하다. 예컨대 차체 내부에 마련한 자이로센서로 차가 수평을 잃는 상황을 감지한다. 그 다음 미끄럼방지장치(DTSC)로 정보를 보내, 주행속도에 따라 제동을 가하거나 엔진의 힘을 보태 전복을 막는다.
2003년 선보인 ‘볼보 지능형 차량 구조(Volvo’s Intelligent Vehicle Architecture, 이후 VIVA)‘도 눈에 띈다. 사고 때 차체는 찌그러지면서 충격을 흡수한다. 그런데 변형은 제한적 범위에 머물고, 충격 에너지는 소재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흡수해야 한다. 볼보의 차체 앞부분은 충돌 때 역할을 크게 세 개의 구역으로 나눠 설계한다.
가령, 충격을 처음 받는 차체 바깥쪽은 적극적으로 변형하면서 충격을 받아내고 분산시킨다. 이른바 ‘고속변형 구역’이다. 그 다음은 ‘지지 구역’으로 고장력 강판으로 만든다. 실내로 전해질 충격을 이곳에서 거른다. 특히 앞바퀴가 실내로 뚫고 들어오지 않게 단단히 버틴다. 또한, A필러와 아래쪽 사이드 멤버를 연결한 초고장력 강판 크로스 멤버가 승객을 보호한다. A필러 사이엔 강관, 도어 안쪽엔 초고장력강으로 만든 빔을 숨겨 측면 충돌에도 대비했다.
2012년엔 V40에 세계 최초로 보행자 에어백을 달았다. 보행자와 충돌할 경우 보닛 뒤쪽을 들어 올리는 한편 에어백을 외부로 펼친다. 이 에어백은 앞 유리 아래쪽과 A필러 전체를 덮는다. 보행자의 머리가 보닛 안의 엔진 등 단단한 물체와 부딪혀 생길 수 있는 부상을 줄인다. 볼보는 “보행자 에어백을 통해 사고 시 85%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신 볼보는 한 술 더 뜬다. 유로NCAP이 테스트한 볼보 XC60, S90, V90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특히 앞좌석 성인 탑승자는 세 차종 모두 36.2점(95%)을 넘긴다. 또한,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에서도 세 차종을 포함해 XC90, V60, S60 모두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 그 중에서 XC60은 미드사이즈 럭셔리 SUV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대표작 ‘인텔리세이프(Intelisafe, 볼보의 지능형 안전 시스템의 통칭)’는 피해를 줄이는 데 집중하는 수동적 안전에서 전자장비를 통해 사고를 예방하는 능동적 안전의 시대를 열었다. XC90과 XC60, S90, 크로스컨트리 등 최신 볼보는 가격과 트림에 상관없이 준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Ⅱ’를 기본 장비로 품었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 XC90의 기록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